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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12/15) 유이 장례를 치렀다.
김포의 어느 작은 건물에서 정말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화장을 했다.
아주아주 작은 양의 재가 되어버린 유이.
그 작음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래도 이렇게 정식으로 보내주고나니 마음이 좀 나아지더라.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직 존재하는 유이-그 작은 고양이-의 빈자리를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심결에 느껴버리고 만다.
앉아서 컴퓨터를 할 때, 화장실에 갈 때, 침대에 누울 때,
이때쯤 유이가 있을법한 곳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고 그러다가 얼른 시선을 거둔다.
유이가 자주 가던 자리.
지난 몇 주간,
유이의 생명력이 눈에 띄게 감소해 가는 것을 보며
죽음도 삶의 일부이고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조금은 알 것 같았으면서도
또 한 편으론,
삶이라는 것 자체가 이렇게 거대하고 깊은 필연적 슬픔을 내포한다는 사실에
슬퍼졌고 배신감 비슷한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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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2
내일 모레가 대선이다.
내 생에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대박인 사건들이 날마다 터지며 그걸 또 내가 매일 목격하고
무슨 사건인지 세세하게 관심을 갖고 보는 대선은 처음이다.
난 원래 전형적인 정치 혐오주의자-였었고 정치에 완전 무지한 그런 20대였었는데.
참..이번 대선 덕분에 근현대사 공부 많이 했다.
알고 보니 더 재밌으면서도 더 짠하고 또 더 살떨리게 무섭고 그렇다. 설레임과 두려움이 조금 더 실제적이다.
19일 저녁에는 아마 chan이랑 와인 한 잔 하면서 인터넷으로 개표방송 보며 가슴 졸일 듯.
정말 궁금한 이번 대선 결과! 으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