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일요일 낮.
동네 산책.
산책 도중에 가느다란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집에 와서 보니까 그새 동네에 하얗게 쌓인 눈.
아파트 숲, 못생기고 덩치 큰 건물과 트럭들, 멈춰있는 열차, 녹슨 간판으로 뒤덮인 상가 건물, 좀 웃긴 조각상,
복잡한 주차장,
이 곳이 내가 사는 곳이다.
이런 조합이라도 때때로-계절이 바뀌거나 눈이 쌓이거나-아름답기도 하다.
매일매일, 내가 일상을 보내는 장소.
내가 선택한 곳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정도 들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살고싶은 곳은 아니다.
나는 이 곳을 가끔
벌써 추억이 된 듯이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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