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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날들 갔던 공원
현관문 나가면 보이는 풍경. 날씨에 따라 보이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맑은 날 해질녘에 보면 하염없이 보게된다. 미세먼지 심한 날엔 발전소 기둥이 희미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집에서 3분 거리에 있는 FC서울 팬카페.
이 카페에서 나오는 노래는 거의 항상 내 취향이다.
날씨 좋았던 날 목동 파리공원
예전엔 저 물 안에 꼬맹이들 막 들어가서 놀았던 거 같은데 이젠 금지해 놓은 거 같다.
날씨 예술이었던 날, 동네 사람들 다 나온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시끌벅적하고 활기찼던 평화의 공원.
온종일 외출해서 피곤했는데도 날씨가 너무 좋아 우리도 공원에 합류했다.
내가 마실 글랜피딕이랑 chan이 마실 크롬바커랑 간단한 안주거리 챙겨서 널찍한 평상 자리에 돗자리 깔고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한 잔 하니까 이게 행복이다 싶었음.
최근 구입한 빅사이즈 라켓-
빅사이즈 배드민턴 셔틀콕이랑 말랑말랑한 테니스 공이 포함된, 배드민턴 라켓으로도 테니스 라켓으로도 쓸 수 있는...전문성은 없지만 우리같이 운동 못하는 사람들한테 너무 좋은 빅사이즈 라켓 ㅎㅎ
날씨 좋은 날 몇 번 들고나가서 해봤는데 재밌더라. 10번 티키타카 하는 게 목표인데 아직 요원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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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잃어버림...
신행때 면세로 샀던 지갑. 갈색 가죽에 아무런 무늬도 없는 장지갑이었는데...난 그 지갑을 꽤 좋아했다. 7-8년을 질리지도 않고 정말 잘 썼는데.
혼자 산책나갔다가 잃어버렸다. 아직 저녁 공기가 찼던 날이라 chan의 청재킷을 입고 가벼운 캔버스 백에 지갑 하나만 달랑 들고 인적이 별로 없는 길을 혼자 걷다가 어느 순간 코너를 돌며 문득 오른팔을 보니까 가방채로 사라졌다. 청재킷이 두툼하고 내 손까지 가리는 소매길이라 가벼운 캔버스 백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걸 눈치채지 못한채로 걸었던 거다. 아...정말....
걸어왔던 길을 다시 갔다가 다시 오며 눈에 불을 켜고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너무 허탈하고 화도나고 슬프기도 하고
교통카드도 없어서 이미 꽤 멀어진 곳에서 집까지 걷는동안 카드회사에 전화해서 분실신고하고 chan에게도 전화해서 알리고...
집에 와서는 그동안 쓰지 않아 따로 빼두었던 신용카드 한 장을 찾아야 하기도 하고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권을 찾느라 베란다에 있는 플라스틱 박스를 모두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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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박스 열다가 발견한 사진. 나를 만나기 전 이십대 초반의 chan이다. 어리긴 어리구나.
벙거지 모자를 즐겨 썼다고 하고 호일 펌을 하고 다녔다고도 하고 클럽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하는
나는 잘 모르는 시절의 chan
어쩌면 홍대 클럽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르겠다...얘기해보니 시기가 좀 겹치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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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잃어버린 덕분에 오랜만에 여권을 꺼내보니 만료일이 1년이 채 안 남았길래 여권도 재발급 신청을 하려고 마음 먹었다.
여권 사진 집에서 직접 찍기에 도전.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포토샵 하나도 할 줄 모르는 나도 유튜브 보고 이렇게 저렇게 따라하니까 집에서 혼자 여권 사진을 만들 수가 있더라.
이렇게 사진을 찍고
유튜브 보면서 이렇게 저렇게 따라하면
이렇게 여권용 사진이 만들어진다. 사진 출력은 배송비까지 4천원 정도 들었다. 이거 하고 엄청 뿌듯했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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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잃어버렸으니 새로운 지갑을 사러 나섰다.
사실 아직 맘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chan이 부추겨서 구경만 하자고 갔다가 쇼핑백을 들고 나왔다. 뭐...이제 또 10년 정도 잘 써봐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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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구경
chan이나 나나 마트 구경을 좋아한다. 따라오는 충동구매는 덤...
암튼 마트 돌아다니다가 본 추억의 톡톡이
이거 원래 계속 팔고 있었나? 우린 너무 오랜만에 봐서 엄청 반갑던데. 사진 않았지만... ㅋㅋ 낱개로 팔고 있었다면 하나씩 사서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chan이 빽 하나 사준다고 하여 한 번 들어보았다. 근데 데일리로 들 기엔 너무 화려해서 그냥 내려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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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데이트
제로 스페이스 구경
조카 방에 걸어주면 너무 좋을 것 같던...맘에 들었던 그림.
지구본이랑 에어 서큘레이터랑 시계랑 각족 문구류.
문구류는 이제 예전만큼 쓰이지 않는데 그래도 구경하는 건 재밌다.
우리가 사서 나온 건 이 그림.
부엌 벽에 걸었는데 굉장히 맘에 든다. 색감도 좋고 창밖으로 알프스같이 보이는 녹색 풍경도 좋고 양이랑 곰이 승객으로 있는 것도 좋고.
스몰 커피
이름처럼 아주 작은 카페다.
맥콜 컵에 담아주는 플랫화이트는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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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데이트
날씨가 너무 훌륭했던 지난 주말 chan이랑 목동 데이트. chan이 가고 싶다고 해서 갔던 나폴레옹 빵집. 날이 좋아서 창을 모두 열어놨더라. 그러니 그냥 빵만 사서 나갈 수가 없지. 결국 앉아서 밤식빵 하나를 거의 다 뜯어 먹었다. 참새한테도 조금 뜯어주고. 참새가 빵이 땅에 닿기도 전에 채가는 걸 보고 둘 다 놀라워했다.
내가 예전에 살던 원룸.
요즘 마침 집이 비어있다고 해서 chan이랑 가봤다. 사실 chan이 여기 보고싶어 해서 이 날 목동에 오게 됨. 여긴 내가 chan을 만나기 전 3-4년 정도 살았던 집인데 얘기할 때마다 chan이 무척 궁금해했다.
아...나의 청춘의 한 조각이 이 곳에 있었지. 아주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던 이 집. ㅎㅎ
오랜만에 가서 보니까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것 보다 뷰가 더 좋더라. 날씨가 워낙 좋아서 그랬는지...
암튼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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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chan이 연차를 낸 이유....
그건 바로...
청소.
야식으로 먹으려고 산 컵라면.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돌리려고 가져가던 chan은...
왜그랬는지.
뭐때문인지.
컵라면을 엎었다........
처참한 현장.
문제는 저 아래 서랍장(?) 틈새로 국물이 야무지게 흘러들어가서 이걸 다 들어내야 깔끔한 청소가 가능했던 것.
이미 밤 11시를 향해가던 그 시간.
급한 것만 일단 치우고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던 chan이 말했다.
"내일 연차써야겠어...이건 안 돼. 이건 정말...."
그렇게 김치 라면 냄새가 폴폴 풍기는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부터 오후 서너시까지 몸을 계속 움직여 결국 청소를 완료한 chan.
(참고로 나는 일이 잡혀있어서 청소를 할 수가 없었다.)
언젠간 저 오모리 김치 찌개 라면(이번에 처음 먹어보려고 했던 것 ㅎㅎ)을 꼭 먹고 말겠다는 말을 남기며 연차 하루를 쓰고 끝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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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경기장 옆에 산다는 것
그건 바로 축구 경기가 있을 때마다 시끌벅적하다는 것. 특히 최근에 제법 큰 경기들이 몰려서 동네가 아주 시끌시끌했다. 축구에 관심이 없어도 오늘 뭔가 큰 경기가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나칠 수가 없음.
이 날은 이란이랑 국가대표 친선경기가 있던 날.
사람들이 엄청 모여드는 걸 보며 요가하러 갔는데.
요가 끝나고 오니까 전광판으로 아직 축구를 보고있는 사람들. 후반 끝나고 추가시간 중이더라. 나도 집에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서서 봤다. 다함께 박수치고 기대하고 아쉬워하고 헤어짐 ㅎㅎ
이 날은 U-20 결승전 있던 날.
경기 시작은 새벽 1시.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개방한다고 했는데 입장 시간은 11시.
나와 chan이 산책을 하며 사람들이 줄 선 것을 본 것은 9시 반...
참고로 결승전은 나 혼자 깨서 봤고 chan은 일어날 수 있으면 일어나보겠다고 했지만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동네가 축제 분위기로 들뜬 것은 좋고 집에서 혼자 축구를 봐도 다같이 보는 느낌도 들고 하는 것은 좋은데 이렇게 새벽시간에 응원하도록 오픈하는 것이 맞는진 잘 모르겠다. 축구 안 좋아하는 사람은 짜증났을 것 같다. 시간대만 괜찮았더고 상관없는데 새벽에 오픈하는 건 좀 별로인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이런 경우는 몇 년만에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 다들 그냥 참고 넘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