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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2, 잡다한 가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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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내 차는 아니지만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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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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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산책 뒤 도착한 동네 카페.

시계와 조명으로 확고한 인테리어 컨셉을 잡은 곳. 저 시계와 조명에 대한 설명이 써있는 책자같은 것도 구비해 놓은 것으로 보아 사장님이 자신의 컬렉션에 매우 자부심이 있는듯 했다. 실제로 거의 다 7-80년대 영국 기차역에 있던 시계거나 어느 산업 시설에서 쓰이던 조명을 가져온 거였다. 컬렉션이라 불릴만한 물건들이었다. 볼 게 많아서 여기저기 구경하는 나를 찍은 chan.

 

 

근데 이 사진...

 

 

좀 이상한데? 하고 확대해보니,

한결같은 너의 사진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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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좋은 가을 주말에 갔던 파주

 

아울렛에 갔는데 생각보다 쌀쌀해서 뜨끈한 커피부터 마시러 들어왔다. 토피넛 라떼 마시면서 별도 쌓고 오늘의 쇼핑 전략을 논의함 ㅎㅎ

참고로 chan이 회사 사람들이랑 가고, 지난 주말 우리 가족 모임에서도 여러 잔을 마셔서 다이어리 별 개수가 벌써 거의 다 채워졌다. 으하하

 

 

이 날 얻은 결론.

막스마라 코트가 정말 예쁘긴 예쁘다...그리고 비싸기도 진짜 비싸다...하아 

 

여담.

chan이 그깟 막스마라 코트 하나 사라고 사라고 했었는데(물론 제대로 된 가격을 모른 채로), 아니 뭐 그게 한두푼도 아니고 요즘 또 너무 많이 입는 거 같고, 카피 제품도 너무너무 많아져서 그걸 굳이 사야하나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ㅎㅎ 사실 나도 제대로 된 가격을 잘 몰랐다. 라인 별로 가격대도 좀 많이 달라서. 근데 매장 가서 입어보고 내가 맘에 드는 라인이 뭔가 하고 봤더니 너무 비싼 거였어 ㅋㅋㅋ 카피가 많고 나발이고 어차피 못 사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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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 보고 갔던 미메시스 뮤지엄

 

알바로 시자라는 포르투칼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다. 규모는 아담하고 앞에 잔디밭도 있어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 

잔디밭에서 단체로 뒤돌아 엉덩이 사진을 찍던 이상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있어서...뭐하는 놈들인가 하고 봤더니 홍대 산디과 과잠을 입고 있었다. chan에게 니 후배들 하는 짓좀 보라고. 가서 선배로서 한 마디 하라고 했더니 뒤에서만 궁시렁거리고 가만히 있더라.

 

건물 설명하는 chan

똑똑한척 잘난척...

 

이 건물의 포인트는 매끈한 매스감과 저런 틈새에서 나오는 빛이라고...근데 이거 시공을 제대로 못했다고. 2군이나 3군 정도의 시공팀에서 한 것 같다고. 이 건물의 매력을 한껏 살리지 못했다고. 여기 벽 모서리가 매끈해야 하는데 저렇게 빛 받으면 덕지덕지 지저분한 거 다 보이지 않냐고. 계단이랑 벽 만나는 부분도 이렇게 붕 떠서 틈이 있고...이건 정말 잘못된 거라고...

건물 규모 때문에 1군 시공팀이 붙지 못한 것 같다고.

리움 미술관은 작은 규모라도 1군 시공팀이 붙어서 실제 완성도가 장난이 아니라고.... 등등 

아주 많은 말을 하였다.

 

 

전시까지 보고 왔는데 생각보다 전시도 좋았고 재밌었다. 

 

나중에 작품 설명을 읽어보니 사회의 시스템에 속한 인간들이 동물원의 동물과 비슷하다고 느껴서 그렸다고 하던데. 뭐 그 생각엔 동의할 수 없지만 어마어마한 장인 정신이 느껴져서 즐겁게 봤던 작가의 그림.

 

맘에 드는 부분 확대....

 

 

 

미메시스가 파주 출판도시에 위치하고 있어서 겸사겸사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여기 너무 좋더라. 건물이 모두 나즈막하고 건물 밖에 간판만 없어도 이렇게나 거리 뷰가 예쁜 것을. 파주 출판도시는 건축가가 도시 계획에 개입한, 우리나라에선 처음(?) 시도한 도시라고, chan이 말했다. 이 곳이 다른 신도시와 다른 점은, 건물 높이나 색감에 대한 제한이 훨씬 더 강력했다고. 요즘 계획하는 신도시는 모두 도시 미관같은 것을 생각해 높이 제한이나 건물 색을 정해주거 하는 것이 있는데 그냥 권장 사항 정도이기 때문에 당연히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파주보다 뒤늦게 시작한 세종시도 여기처럼 잘 되어있지 않다고. 

 

아 정말...서울 접근성...아니 강남 접근성이 좀만 더 좋았어도 이 동네로 이사하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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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

 

여전히 똥꼬발랄하게 잘 지내는 로엔.

 

잠자는 거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멍때리기.

 

 

방충망에 붙은 벌레를 보고 뭐라고 하기도 하고...

 

 

화장실에 간 chan에게 문 열어달라고 애절하게 부르기도 하고...

 

 

이래뵈도 아침 요가를 다녀온 날 반겨주는 얼굴임. 얼마나 푹잤는지 야옹 소리도 안 내고 보기만 하다가 다시 자더라.

 

 

*

그림처럼 만들어 주는 어플

 

요즘 세상 진짜 좋다!

내가 찍은 사진을 고르기만 하면 이렇게 그림 스타일로 바꿔주는 어플이 있더라. 가끔 요가 자세 같은 거 사진 찍고 올리고 싶을 때가 있는데...(발전하는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아무래도 좀 민망해서 못 올리던 걸 이렇게 하면 훨씬 부담이 덜하다 ㅎㅎ 

 

내가 스케치만 하고 거기에 알아서 색을 입혀주는 어플도 있다던데. 참 신기하다 신기해. 

마카오에서 해봤던 비둘기 자세 (에카 파다 카포타아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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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임

 

지난 주말 엄마 칠순 잔치로 온 가족이 모였다. 조카만 셋이라 나름 다 모이면 북적북적하다. 아직까진 당연히 다섯 살 소윤이와 일곱 살 채윤이가 재롱둥이들. 채윤이는 엄마한테 책을 읽어줬고('보송보송 솜털'이란 책, 나중에 물어보니 신데렐라를 더 좋아하는데 그건 너무 길어서 자기가 목이 아파서 다 못 읽기 때문에 이 책을 가져왔데 ㅎㅎ), 소윤이는 마이크까지 가지고 와서 노래를 불러줬다. 

 

이 날의 뉴스는 바로, 채윤이랑 소윤이 모두!! 경동규랑 박범준이라는 결혼할 남자를 만났더라. ㅋㅋㅋㅋㅋ 소윤이 남친이라 주장하는 박범준은 유치원 인기남이라고 한다. 암튼 뭐 잘생겼고 자상하고 멋있데. ㅋㅋㅋㅋㅋㅋㅋ 이 얘길 하는데,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되는 예인이가 깨알같이 동영상을 찍고 있더라. 애들 흑역사 만들어준다고. ㅋㅋㅋㅋㅋ  

언니도 그렇게 말하고...내가 가끔 봐도 좀 느끼는데...예인이가 내 성격을 좀...닮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인지 예인이가 날 좀 좋아한다. ㅋㅋㅋㅋㅋ 힘 내...잘 살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