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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결혼 1주년

10월 27일


믿을 수 없게도 결혼한 지 1년이 지났다.

작년 이 날 새벽같이 일어나서 비오는 거리를 뚫고 달려 미용실 갔던 일 하며, 결혼식 전 날 밤에는 예비 신부가 내일 새벽부터 움직이면 배고플 것 같다며 김밥을 쌌던 일, usb에 담아간 사진은 내가 선별한 건데,  난 신부 대기실에만 주구장창 있느라 그 사진들 식장에서 어떻게 보였는지 정작 제대로 보지도 못해 아쉬웠던 일, 등등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오빠, 난 아직도 우리가 '결혼식'을 했다는 게 너무 대단한 거 같아. 이건 지나고 보니까 별 일 아니었어~싶은 그런 일이 아닌 거 같아. 지나고 보는데도 너무 힘들고 큰 일이었어. 근데 우리가 그걸 해치웠다니 진짜 참 대단해~그렇지 않아?"

"ㅎㅎ응 나도 그런 거 같아. 진짜 실감도 안 나고. 난 아직도 가끔씩 우리가 결혼을 한 사이고 니가 내 와이프고 내가 니 남편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나." 

"나도나도 ㅎㅎ"


그래도 첫 기념일이라고 팬시한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고 가는 길게 이런 얘기를 주고 받았다.


이태원 Bistecca


음식이 다 나오고 종업원에게 부탁해 찍은 사진






등심 스테이크랑 토마토 소스에 랍스터가 들어간 파스타를 시켰는데...

아!

정말 너무 맛있잖아..

이렇게 맛있는 집 정말정말 오랜만이다..

사실 난 파스타 밖에서 먹은지 꽤 됐다..왜냐하면..내가 하는 게 양도 많고 더 맛있어서. ㅎㅎㅎ
근데 여기는 들어가는 재료가 레어템이라 한 번 시켜봤는데..우와...이건 내가 집에서 시판 소스를 써서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야.

스테이크도..겉은 바짝 익고 속은 부드럽고..육즙이 너무너무 맛있게 잘 구워진 미디엄.
한 입 한 입 정말 황홀하게 먹었다.




마지막으로 티라미수까지.

이 집 티라미수도 정말 유명하다고 해서 시켰다. 촉촉하고 달달한 것이 정말 맛있었다.

근데 난 디저트류는 사실 별로 진짜 맛있는 것과 맛있는 것이 별로 구분이 안 되는 사람이라..스테이크와 파스타만큼의 감동은 없긴 했다..빵/쵸코렛/케이크 좋아하는 사람들이 먹어보면 감동일지도.




식사 마치고 간 곳은 W호텔-

우리가 신혼 첫 날 밤을 보낸 곳이라 Woo Bar에 들러서 칵테일이라도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Woo Bar는 밤 10시부터 할로윈 파티가 있어서 그 때부터 입장이 가능하다고..우리가 도착한 게 8시 정도였는데 어디가서 2시간 기다리기도 뭐하고..또 분위기 보니까 10시부턴 완전 클럽처럼 미친듯이 노는 분위기인 거 같아 아쉽지만 포기했다. 대신 바로 옆 워커힐 16층에도 Clock 16이라는 스카이바가 있길래 거기로 가봤다.


W호텔에 있는 작품.



워커힐 Clock 16

원래 창가 자리는 병으로 시켜야 한다는 데..하우스 와인과 코카콜라만 시킨 우리에게..아직 사람이 없으니 그냥 있으시라며 관대함을 베풀어 비싼 창가 자리에 있었다.


Cortex 어플을 안 쓰니 노이즈가 드글거려 상당히 거슬리는구만-





저 옆에 빨간 등이 보이는 W호텔 객실

작년 이 날 우리가 저 중 한 곳에 묵었었는데-

하며 지금 우리쪽에 보이는 게 방의 정면 창이냐 사이드 창이냐 논쟁하다가 "건축적인 시각으로 보면~" 하며 잘난척 한 chan의 말에 결국 내가 수긍. -_-






이렇게 결혼 1주년 참 찐~하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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