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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40601, 아 6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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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이 깼다.


요즘 거의 맨날 이런다. 대충 새벽 5시 반 정도에 깨서 조금 뒤척이다가 다시 잠이 든다. 로엔 때문인듯. 로엔이 요즘 항상 이 시간에 깨서 몇번 냐옹거리는데 그 때 꼭 깬다. 


보통은 다시 자려고 노력하는데. 

오늘은 주말이니까..그냥 한 번 일어나봤다. 30분 정도 뒤에 다시 자봐야지.


로엔의 패턴은 늘 비슷한 것 같다가도 몇 개월 주기로 조금씩 바뀐다. 예전에는 항상 내 머리맡, 다리 사이, 다리 옆. 내 옆에 착 붙어서 잤었는데. 요즘에는 어디서 자는 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베란다 의자 위에서 자는 것 같다. 날이 더워서인지, 이젠 몸이 좀 커서 내 주변 남는 침대는 너무 비좁아져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장난감도 몇 개월 단위로 바뀌는데. 그 중에 제일 좋아하는 건 새 장난감.ㅎㅎ 어쩜 얘도 이렇게 새거를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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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와이프


어제 굿 와이프 시즌 5 달렸다. 약 10편 정도 몰아서 한꺼번에 봤는데...어우. 진짜 재밌었다. 이것도 막장으로 안 빠지고 잘 가고있는 훌륭한 드라마 중 하나인듯. 앨리샤가 좋은 점 중 하나는 소모적인 논쟁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본질을 보고 그것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누군가가 그 주변을 건드리며 귀찮게 하거나 괴롭히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장면에서 후련함을 느낀다. 또 앨리샤가 입고 나오는 옷은 정말이지 항상 멋지다. 


굿 와이프를 보는 동안 로엔이 내 옆으로 와서 잠이 들었다.

중간중간에 화장실 가고 물 마시고 과일 꺼내 먹으면서 세상 모르고 자는 로엔을 보았는데 그냥 웃게 됐다. 누군가가 내 옆에서 세상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있다는 것은 나를 온전히 믿는다는 뜻으고, 그걸 느끼는 순간에는 상대가 굉장히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아직까지 사실 잘 모르겠다.


'A가 나를 온전히 믿는다고 생각함 -> A가 사랑스러움' 


왜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건지는.

(이런 게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증거일까? 그냥 갑자기 사이코패스는 위와같은 감정의 인과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로엔을 보면서, 내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내 옆에서 한없이 순수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이 막 샘솟고 그렇겠지? 싶었다. 그리고 내가 내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내 마음에서 시작되는 감정도 있겠지만. 또한 그 아이가 나에게 주는 무한한 신뢰와 애착에서 시작되는 감정도 반 이상이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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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오리지날 레드


어제 저녁에 시켜 먹었는데...너무너무너무 매웠다. 한 두 조각은 괜찮았는데 갈수록 미친듯이 매워졌다. 다 먹고 밤에 계속 위가 아파서 불편했을 정도로. 역시 우리는 그냥 오리지날을 먹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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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지저귄다.

 

가끔 이른 새벽에 깨면 이렇게 새 소리가 유난히 잘 들린다. 이런저런 매체에 의해 세뇌당한 이미지인지 모르겠지만. 이른 새벽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 '상쾌한 아침'이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뭔가 동화속 같고, 사람들은 활기차고, 이 세상은 아름답고..뭐 그런 느낌. 이제 앞으로는 낯선 새 소리를 듣겠지. 낯선 모양의 나뭇잎과 낯선 공기 속에서 살아가겠지. 생각해보면 당연한거다. 두려움과 설레임이 함께 공존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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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양 옆에서 chan과 로엔이 세상 모르게 자고 있다.

이제 나도 물 한 잔 마시고 와서 다시 자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