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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카오 2019.09.09~13 (1)

4박 5일 일정으로 떠났던 마카오. 

 

휴가를 갈 수 있을지 모르고 있다가 급하게 정해서 떠났고 가서도 화수목...모두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이것이 과연 휴가였을까 싶긴 하지만. 어쨌든 다녀왔으니 정리를 해보는 것으로. 1편은 호텔에서 놀고 쉰 거랑 2편은 먹은 것 위주로. 3편은 밖에서 돌아다닌 것을 다룰 예정이다. 거창하구만 ㅎㅎ

 

출발

 

작년에 다낭 다녀오면서 다시는 저가항공 타지 말자고 했건만... 우리는 다시 인천에서 새벽 출발 마카오에서 아침 출발 일정의 저가항공을 타고 말았다. 근데 마카오는 대한항공이라고 해서 딱히 시간대가 더 좋지도 않더라. 

 

새벽 6시 2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러 집에서 새벽 2시 반에 나왔다. 면세점 이용도 해야하고(양주랑 화장품은 24시간 문 여는 매장이 있다. 근데 샤넬은 거기 없더라...메이크업 베이스 사려고 했는데 결국 못 샀다.) 인터넷 면세로 산 것도 받기 위해 넉넉하게 출발. 인터넷 면세로는 스킨이랑 수분크림을 잔뜩 샀다. 면세 아닌 거랑 너무 차이가 나서 든든하게 쟁여둠...

 

새벽 시간에 인천 공항에 가니까 구석구석 벤치벤치 누워서 자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더라. 경유하는 사람, 새벽 비행기 타러 저녁에 온 사람, 새벽에 도착해서 첫 차 기다리는 사람 등등이겠지.

 

제주에어를 이용했는데 의외로 연착 하나도 없이 모두 제 시간에 타고 내렸다. 비좁고...담요도 안 줘서 살짝 추웠던 세시간 반의 비행을 마치고 내린 마카오의 첫인상은 공항이 참 소박하다, 덥고 습하다, 한국의 여름보다 습하다, 중국의 향이 물씬 나는데 도로는 우핸들이고 호텔 셔틀 버스가 대중 교통으로서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정도.

 

*

마카오 타이파 섬

 

처음 마카오 여행 계획을 짜고 숙소를 정할 때 혼란스러웠던 개념이 있었다. 시티오브드림스, 갤럭시타운, 코타이, 등등이 많이 언급되는 데 여기가 호텔인지 쇼핑몰인지 푸드코트인지...도대체 무슨 이름인지 모르겠더라. 폭풍 검색 후에 알게된 것은 마카오에는 큰 호텔이 서너 개씩 모여서 서로 쇼핑몰로 연결되어 있는 특이한 구획으로 이루어져있고 이렇게 서너 개의 호텔이 모여 있는 동네를 각각 시티오브드림스, 갤럭시타운, 코타이의 이름을 갖고 있는 것. 그러니 당연히 내부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호텔 하나도 무척 큰데 이런 호텔이 서너 개가 모여있으니 한 번 내부에 들어서면 걸어도 걸어도 쇼핑몰만 나온다. 바깥 풍경이 그리울 정도로.

 

우리가 묵은 포시즌스는 호텔 정문에 셔틀이 다니지 않는 흔치 않은 곳이었는데 첫 날엔 이거땜에 좀 힘들었다. 바로 옆 호텔(베네시안)로 가는 셔틀을 타긴 했는데 거기서 쇼핑몰과 카지노를 엄청나게 지나고 갔던 길을 또 지나며 헤매고 난 뒤에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짐을 맡기고 체크인 시간까지 기다리느라 또 광활한 호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푸드코트를 찾고 밥을 대충 먹고선 또 카지노 사막같은 곳을 걷고 또 걸어 스타벅스까지 갈 수 있었다. 새벽 두시에 일어났는데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커피 한 잔 마시며 앉을 수 있었던 빡쌘 첫 날. 암튼 이 정도로 걷고나니 그제서야 우리가 속한 코타이 구획 중 베네시안 호텔과 포시즌스 호텔의 연결 부분이 어디인지 감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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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즌스

 

첫인상은 오래되었지만 잘 관리되어 있고 고풍스럽다. 주변 호텔들이 워낙 화려하다보니 여기 오면 조금 차분해져서 오히려 좋은 느낌. 악센트가 심하거나 영어가 좀 서툰 직원이 대부분이지만 굉장히 친절하다.

 

 

이 꽃이 모두 생화...

 

오빠...누가 꽃인지 찾아봐...

 

 

여기는 체크인 하기 전 겨우 찾아서 카페인을 섭취한 스타벅스.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카페라떼를 가져다줘서 아니라고 했더니 아, 그렇지? 하고선 다시 아메리카노를 가져다 주었다. 나중에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카페라떼를 시킨 걸로 되어있더라. 주문을 chan이 했으르모 뭐가 잘못된 건지 나는 알 순 없지만 어쨌든 카페라떼 가격을 내고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밥 먹을 곳 찾다가 쇼핑몰에서 길을 잃고 1시간 넘게 돌아다녔는데 배고파 배고파 하면서도 어머 룰루레몬? 하고 들어가서 보고...하느라 더 늦음. 가격은 한국이랑 거의 비슷해서...굳이 여기서 살 필요는 없겠더라.

 

 

드디어 호텔방. 딱히 업그레이드 받은 건 아닌데 방이 굉장히 크다. 침대 옆에 3인용 소파가 있을 정도. 

 

 

화장실도 크다! 

아...화장실 진짜 너무 좋았어. 세면대 두 개 있는 것도 좋고...토일렛 칸 따로 있는 것도 좋고...

또 서울촌놈들이 충격받은 거.

우리는 첨에 욕조 위에 리모콘이 올라와 있길래...청소하는 사람이 실수로 여기 두고갔나...?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여기에 티비가 있는 거였어...!!! ㅋㅋㅋ 

 

 

나중에 발견하곤 신기해서 사진 막 찍음...

 

 

 

호텔 방은 에펠탑(?)이 보이는 뷰. 

 

에펠탑을 앞에 둔 호텔은 파리지앵...또 우리 호텔 옆에 다른 호텔은 베네시안...두 곳 모두 파리랑 이탈리아를 엄청난 규모로 따라해놨다. 이 무슨 괴랄한 감성인가 싶었지만.

 

 

막상 밤에 보면 또 나름 이쁘다.

 

 

 

**

수영장

 

우리 휴가의 목적의 물놀이가 80%이므로 체크인 하자마자 호텔 수영장으로 갔다. '갤럭시타운' 이라는 500미터짜리 유수풀이 있는 호텔 타운에 비하면 포시즌스는 아담하고 소박하다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즐기기 좋다고 하여, 포시즌스를 선택한 것도 있다. 

근데 아담하고 소박하긴...너무 예쁜데...? 

 

저기 보이는 방갈로? 는 예약이나 따로 추가 금액 없이 비어있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난 이게 당연한 건줄 알았는데, 호텔에 따라서는 선베드나 방갈로를 돈 주고 이용해야 하는 곳도 있더라.)

 

하루는 썬베드에서 놀고 나머지 날은 널찍한 방갈로에서 놀았다. 물놀이도 하고 와서 책도 보다가 낮잠도 잤다가 요가 동작도 해봤다가...하고싶은 거 다 하고 놀았음. ㅎㅎ

 

호텔 방 넘버랑 이름 사인 간단히 쓰고 자리잡고 앉으면 시원한 얼음물이랑 수박을 가져다준다. 한두시간 있으면 또 다른 간식을 가져다줌. 이것도 역시 호텔에 따라서는 돈을 내야지만 뭘 먹을 수 있는 곳도 많다고 함.

 

 

 

시원한 물 한잔 마시고 바로 수영장으로. 

 

수영 쭉쭉

 

폭포 아래에도 가보고 

 

 

이 날 저녁 심각하게 체했던 chan. 지금 보니 이때부터 얼굴이 별로 좋지가 않네. 

 

 

그래도 체한 줄도 모르고 고급진 찰떡 아이스 같았던 두번째 간식을 야무지게 먹음.

 

작년에 마스터한 배형을 다시 해보았다. 여전히 물장구 화려하게 치면서 앞으로 쭉쭉 잘 나가더라. 이번에는 물장구를 조용히 치는 법을 알려줬는데 그렇게 수백번 말해도 못알아(쳐) 듣더니, 니가 지금 이런식으로 하고 있다고! 라며 동영상을 찍어서 보여주니까 고쳐졌다. 

 

체한 줄도 모르고 신나 있음. chan은 이번 휴가에서 평형과 자유형을 무척 배우고싶어했으나...배우지 못했다... 아니 배가 바닥으로만 가면 왜 몸이 안 뜨는 거냐고...이렇게도 가르쳐보고 저렇게도 가르쳐보고 내가 직접 키판 잡고 하면서 느낌 보고 설명해주고...나름 열심히 가르쳤는데 안 됐다...chan의 목표는 이런 휴가지에 와서 평형으로 유유자적하게 물 안에서 돌아다니는 것인데 언제쯤 그게 될지 모르겠다. 

 

썬베드 옆에 떨어진 꽃. 더운 곳에 가면 이 비슷한 꽃은 항상 있네. 

 

 

 

 

물놀이 잘 하고 올라와서 씻고 저녁을 뭘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chan이 머리도 아프고 체한 거 같다고 했다. 두통약이랑 후시딘이랑 밴드는 챙겼는데 소화제는 챙겨오질 않아서 이거 어떡해야하나 고민 중. 호텔 컨시어지에 전화했더니 자기네는 약은 없고 니가 원하는 약 이름을 얘기해주면 사다줄 수는 있다고 하더라. 내가 까스활명수 사다달라고 하면...사다줄거야...? 라고 묻고싶었지만 참고...나 약이름은 몰라...그러니까 약국 위치를 알려줘...라고 했다. 

 

이렇게 가서 오른쪽으로 가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서 왼쪽 왼쪽 직진 직진 해서 가면 popular한 약국이 있어. 라고 하길래 거기 혹시 왓슨스야? 했더니 아니 왓슨스는 조금 더 멀리 있어. 그럼 니가 알려준 약국 이름은 뭐야? popular야. 아.... ㅋㅋㅋㅋㅋ 난 정말 유명한 약국이 있다는 줄 알고 아니 왜 이름을 안 알려주지? 했는데 '유명한'이 이름이었어. 

 

'유명한' 약국 찾았다! ㅋㅋㅋㅋ 

가입해뒀던 마카오 홍콩 여행 카페?에서 폭풍 검색해서 알아본 소화제가 마침 있길래 사서 나왔다.

 

 

 

**

서비스

호텔을 많이 다녀본 적은 없지만...그래도 포시즌스의 서비스는 너무 섬세하고 기분 좋고 감동적이었다. 이런 서비스도 있을수 있구나! 싶었던 경험. 

 

1. chan이 체해서 전화했을 때, 약은 없지만 소화 잘 되는 티라도 좀 가져다 줄까? 라고 했었다. 나는 티백 몇 개 가져다주려니 했는데 너무 번듯한 트레이 위에 티팟이랑 찻잔이랑 이런저런 게 올라가 있어서...문 앞에서 '이거 혹시 돈 내는 거니...?' 물었는데 아니라고 하더라. 그러곤 방 안에까지 들어와서 테이블 위에 이렇게 세팅을 해주고 갔다. 

너무 감동이었어... 

 

내가 약국 다녀온 사이 chan은 레몬꿀차 두 잔이나 따듯하게 마시고 내가 사다준 약 먹고 일찍 자서는 다음날 말끔하게 나았다. 

 

 

2. 면세점에서 산 위스키 포장을 뜯고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로 나갔다 왔는데, 

나가기 전에는 찬장(?) 안에 들어있던 아이스 버킷이 올려져 있었다. 응? 하고 열어보니까

 

얼음까지 채워줬어 ㅠㅠ

 

어쩔 수 없이 남은 피자에 위스키 한 잔씩 마셨다.

 

 

3. 노트북을 테이블 위에 놓고 외출했는데 돌아오니까 이런 천이 얌전히 올려져 있었다. 컴퓨터 화면 닦아가며 쓰라고 올려둔 것 ㅠㅠ 너무 섬세해. 

 

 

*

메리어트 

우리는 포시즌스에서 3박을 하고 메리어트(갤럭시타운에 있는 호텔)에서 1박을 했다. 

일단 방사진. 포시즌스보단 작지만 그래도 기본 방인 것 치곤 큰 편인 거 같다. 

 

화장실...세면대 하나밖에 없어... 

 

 

여기도 욕조에 리모콘이 있길래 봤더니 티비 화면이 세면대 앞 거울에 내장(?)되어 있더라. 신기하긴 했는데...욕조에 누워서 볼라면 목 돌아가잖아...

 

 

암만 돗대기 시장같다곤 하지만 그래도 간 김에 500미터 유수풀이랑 파도풀을 이용해봐야 한 것 같아서 메리어트를 선택했는데... 마지막날 1박하고 아침 먹고 바로 공항으로 가야 하는 일정이라 많이 이용하지도 못했고 수영장에 핸드폰을 갖고 가기가 애매한 구조라 수영장 사진은 하나도 못 찍었다. 

 

그냥 글로 설명해 보자면

500미터 유수풀은...음...재밌고 신기하긴 한데 너무 정신이 없었다. 사람도 많고 폭이 좁아서 사람들이랑 좀 부대껴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애들은 꺅꺅 거리면서 좋아하긴 하더라. 우리 앞에 어떤 남자가 개념없이 물장구를 심하게 치면서 앞뒤옆 사람들한테 다 튀기고 있길래...나는 뒷모습만 보고 덩치 큰 중국 초등학생인 줄 알았다(참고로 여기 풀장엔 중국인이 굉장히 많다.). 근데 나중에 보니까 성인 한국 남자더라... 

 

저런 진상 한 명 만나면 기분이 나빠지므로...또 만날까 무서워 한 바퀴만 의무적으로 돌았다. 파도풀로 이동해서 1시간 조금 넘게 놀았는데 여기가 유수풀보다 훨씬 더 재밌었다. 우린 서울 촌놈들이라 워터파크도 안 가봐서.. 파도풀은 처음 경험했는데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하니...근데 그거 왠만한 워터파크에 다 있잖아..? 라고 하더라. ㅋㅋㅋ 

 

메리어트는 커튼이 버튼으로 열고닫히고 화장실에 비데가 있고...여러 모로 좀 새 것 느낌이 나는 것 빼곤 포시즌스보다 나은 게 별로 없었다. 서비스라고 느껴질만한 것 별로 없었고 조식 먹을 때 커피도 늦게 나오고...잘못 나오고...

 

 

*

마카오의 호텔 규모

 

여기 와서 놀란 거는 크기, 말도 안 되는 규모의 따라하기 였다. 

 

여긴 베네시안 호텔의 푸드코트. 일단 사람이 많다. 그리고 겉면만 따라 만든 이탈리아 st 건물 외벽도 그렇고...가로등도 그렇고...저 인공하늘...ㅋㅋㅋㅋㅋ 저게 생각보다 실내를 밝게 보이는 효과가 있긴 하다. 근데 계속 저 인공하늘 밑에서 걷다보면...밖에 진짜 하늘을 좀 보고싶어 진다. 

 

 

실제 이런 물길도 만들어놨다...

돈 내면 배도 탈 수 있고 뱃사공이 오솔레미오 노래도 불러준다. 우린 너무 창피할 것 같아서 타지 않았다...

 

이건 파리지앵 호텔 앞. 정말 크고 화려하다.

 

내부 쇼핑몰...

 

쇼핑몰 천장... 

정말 대단하지...? 

 

이건 밖에서 본 호텔 규모. 여기는 시티오브드림즈 앞이다. 여긴 하야트랑 모르페우스랑...또 뭔지 모르겠다. 암튼 호텔 서너 개가 있다.

 

 

이건 윈팰리스 호텔 곤돌라. 윈팰리스 호텔은 앞에 인공 호수가 있고 거기서 분수쇼를 수시로 하는데, 호숫가를 한바퀴 빙 도는 곤돌라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누구든지!!! 우리도 한 번 타봤는데 괜찮았음. 야경이 더 좋을 것 같아 밤에도 한 번 더 타자고 했는데 못타고 와서 좀 아쉽다. 

 

 

윈팰리스 간 김에 또 이 호텔은 어떻게 해놨나...구경. 여기는 생화 장식이 엄청난 곳이었다. 

 

또 다른 컨셉으로 화려하고 예쁘다. 

 

 

아트 갤러리도 있길래 들어가봤는데 생각보다 전시가 좋았다. 디지털 아트. 

 

 

방충망으로 지은 가지보..? 

 

chan의 옛 회사 사장도 무슨 전시를 했다던데...알고보니 야외 전시였다. 무슨 공룡 발바닥이라는데...너무 별로라 사진도 안 찍음. 곤돌라 타고 돌다보면 보인다.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비싸게 팔린다더니 그 말이 정말 맞다며 chan이랑 쑥덕거렸다. 

 

 

 

이렇게 옛 상사 욕으로...마카오 호텔편은 끄읕!

원래는 호텔이랑 먹은 걸 합쳐서 올리려고 했는데 도저히 양이 많아서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