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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카오 2019.09.09~13 (2)

마카오 호텔 밖 이야기들. 4박 5일의 일정 치고 우리는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사실 마카오는 꽤 작아서 4박 5일 일정이면 구석구석 다 가볼 수 있고 맘에 드는 곳은 두 번도 갈 수 있는 일정인데 내가 일을 하느라... 오전에 길게 아침 먹고 들어오면 호텔방에서 12시까지 일을 했다. 그 사이 chan은 혼자 나가서 좀 돌아다니다 오고. 12시부턴 수영장가서 물놀이 하고...2시부터 다시 잠깐 일하고... 5시쯤 일 마무리하고. 그런 것 치곤 어떻게든 짬을 내서 구경을 다녔다.

 

*

나이트 버스

우리는 알고 있었다. 우리가 많이 돌아다니지 않을/못할 것이란 걸. 때문에 여행 둘째날 저녁으로 예약했던 나이트 버스. 나이트 버스는 뻥 뚫린 2층 버스를 타고 마카오 반도부터 타이파 섬의 화려한 호텔들을 돌며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다. 호텔 하나가 너무 커서 걸어서 보기엔 한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또 마카오는 야경이 화려하고 예쁘기 때문에(야경이 예쁘다는 건 디테일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뜻...ㅎㅎ)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왼쪽 뒷자리가 보기 편하다고 해서...chan이랑 그 자리 사수하려고 엄청 신경써서 가이드 아줌마를 따라갔다. ㅋㅋㅋ

 

화려한 호텔이 타이파 섬에만 있는 건 아니다. 마카오 반도에도...아주 괴랄하고 화려해서 눈길을 사로잡는 호텔들이 많다.

 

이건 낮에 보면 오래된 티가 팍팍나는 리스보아 호텔. 아마도 예전에는 마카오에서 꽤 잘 나가는 호텔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워낙 엄청난 자본을 들여 새로 짓는 호텔이 많아지면서 많이 밀렸을 것 같은...사연이 연상되는 곳.

 

그리고 역시...오래된 호텔로는 승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바로 옆엔 신축으로...파인애플 모양으로 야심차게 지어놓은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허 참... ㅋㅋㅋㅋ chan이랑 계속 아..정말 대단하다 대단해. 너무 괴랄해! 아니 도대체 이 크기의 파인애플은 뭐야? 왜? ㅋㅋㅋㅋ 눈에 띄긴 띄네 확실히. 

 

여긴 어느 호텔 정문...

정문 사이즈만 봐도... 어마어마하지. 참고로 저 위에 파란 천장은 색이 계속 바뀐다... ㅋㅋㅋㅋ

 

 

건물 전체에 조명으로 문어? 해파리?가 움직이는 것 처럼 해놨는데....무슨 감성인지 모르겠다 정말 ㅋㅋㅋ

 

그 유명한 갤럭시 타운. 조명도 제일 밝고...제일 최근에 지은 느낌?이 나긴 한다. 갤럭시 호텔, 메리어트, 반얀트리..? 이렇게 세 개 호텔로 이루어진 것 같음. 근데 옆에 또 뭘 짓고 있더라.

 

 

시티오브드림스에 속한 모르페우스 호텔. 자하하디드의 유작이다. 아마도 마카오에서 호텔방값이 제일 비싼 곳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알아볼 때도 제일 기본 방이 1박에 60만원 정도 했던 거 같다. 

 

 

밤에 멋진 분수쇼를 하는 윈팰리스. 나이트 버스가 이 분수쇼 하는 시간에 맞춰 호수 앞에 도착해서 분수쇼가 끝날 때까지 정차한다. 분수쇼 나름 볼만함. 노래에 맞춰 물줄기가 춤추듯이 움직이는데 그게 모라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ㅎㅎ

 

 

MGM 호텔. 여기도 자기만의 색이 확실하고 규모도 제법 있는 호텔. 브릭 쌓은 것 같은 디자인인데 난 이 외관 맘에 들더라.  

 

 

이런 거.

이런 황금 사자상...

이런 게 바로 중국 향이 나는 디테일... 

마카오에 가면 돈 많은 중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꾸며놨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빨간색, 금색, 숫자 8, 황금 사자, 황금 용, 이런 게 엄청 많이 보인다.

 

파리지앙 호텔. 여기도 규모 면에선 어디에 밀리지 않아...

 

 

나름 최근에 지었다는 스튜디오 시티. 건물 한 가운데 숫자 8.... ㅎㅎㅎ 그 안에 자세히 보면 곤돌라가 있는데 실제 사람이 탈 수 있는 것 같진 않았다. 

 

나이트 버스를 여행 초반에 타서 좋았던 거 같다. 이걸 타고 한바퀴 도니까 이제 어디가 어딘지 대충 감이 오고 호텔들 사이에 거리감도 좀 느껴지고 하면서 돌아다니기 수월해졌다. 

 

 

 

*

세나도 광장.

 

그래도 여기는 꼭 가봐야하지 않겠나 싶어 갔던 곳. 세나도 광장은 마카오 반도에 있다. 이 말은 우리가 머무는 곳에서 바다를 건너야 한다는 뜻. 근데 걱정할 건 없다. 이것도 호텔 셔틀로 모두 이동할 수 있다. 스튜디오 시티 호텔 정문 앞에 가면 마카오 반도에 위치한 그랜드 엠퍼러 호텔까지 가는 셔틀이 있다. 모든 셔틀은 5-10분 간격으로 다닌다. 너무 이른 시간 너무 늦은 시간 아니면 항상 있으니 마카오에선 호텔 셔틀 노선 공부해서 가는 게 진짜 도움이 된다. 

 

그랜드 엠퍼러 호텔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세나도 광장. 무슨 행사를 하는지 거대 토끼를 가져다놨다. 

 

쭉쭉 걸어 올라가면 성 도미니크 성당. 

 

호텔, 카지노, 쇼핑몰만 보다가 사람 사는 냄새 나는 곳을 구경하다보니 뭐에 마음이 동했는지 현지 담배를 펴보고 싶다고 하여 근처 편의점에서 파는 중국 담배를 사서 피고있는...chan. (참고로 chan도 10년 넘게 애연가로서 활동?했는데 약 2년 전? 부터 돌연 금연을 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는 친구 wk과 만날 때만 함께 담배를 펴고 가아끔 혼자 마음이 내킬 때만 피는...자유자재 스모커가 되었다.)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다보면 세인트폴 성당 유적 앞에 도착한다. 세나도 광장에서 세인트폴까지 걷는 곳이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어쩐지 길목마다 예쁘다 했음 ㅎㅎ

흔들린만큼 잘 나온 사진 ㅎㅎ 

 

 

세인트폴 앞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바로 옆에 이렇게 거주지가 있다. 이런 데 살면 늘 북적거리고 시끄러워서 불편하겠다고 말하면서...근데 에어비앤비 하면 인기 많겠는데? 라고 쓸데없는 얘기들 ㅎㅎ 

 

걸리는 사람 없이 찍은 귀한 세인트폴 사진. 

 

 

마카오는 거리마다 예전 포르투칼식 거리 이름이 남아있다. 한자와 포르투칼어를 써 놓은 골목 이름. 정말 묘한 곳이다. 

 

스와치 시계 매장 위 엄청난 생활의 냄새가 나는 주상복합 건물.

 

이런 골목길도 너무 재밌는 풍경. 사람 사는 건물은 보면 홍콩 영화에서 많이 보던 아파트 건물 같기도 하고...

 

널어 놓은 빨래가 많고, 노란색 건물과 노란색 불빛이 많다. 

 

 

타이거 슈가를 찾아가고 싶은데 구글맵이 우리의 현재 위치를 못 찾아서 땀 뻘뻘 흘리며 이것저것 해보고 있는 chan. 결론은 구글맵도 못 고치고 타이거 슈가도 못 갔다. ㅋㅋㅋ 

 

*

타이파 빌리지

 

타이파 빌리지는 우리가 머문 타이파 섬에 있다. 메리어트에서 걸으면 10분 정도 걸리는 곳이라 마지막 날 저녁에 슬슬 걸어서 둘러본 곳. 여기도 생활인의 냄새가 물씬 나면서 포르투칼 분위기도 여전히 짙게 남아있는 재미있던 곳.

 

메리어트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타이파 빌리지인데...너무 대비되는 분위기다 정말.

선선하니 걷기 좋은 날씨.

 

맥도날드도 있고

 

여긴 무슨 신사같은 곳인데 앞에는 작은 광장 느낌이고

 

옆은 꼭 영국 펍같은 술집이 있다.

 

 

작은 골목길로 들어오면 보이는 포르투칼 레스토랑. 여기 나름 괜찮다고 들었는데 우린 배불러서 못 가봤다. 

 

연남동에 새로 생긴 빈티지 바버샵 같은 느낌의 예쁜 이발소

 

이 날은 크게 찾지도 않았는데 걷다보니 발견한 타이거 슈가

 

좀 걸은 상태라 당 채우기 딱 좋았던 시간. 들뜬 chan ㅎㅎ

chan이 의외로 흑당밀크티를 좋아하더라. 명동에서 처음 먹어본 후로는 휴가 끝날때까지 1일 1흑당을 했다. 

 

 

이렇게 바깥 구경한 얘기도 끝. 

 

호텔도 좋았지만 우린 바깥 구경이 쫌 더 좋았다. 원래 사람 냄새 나는 곳, 진정한 로컬 체험...이런 거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들이 아닌데...워낙에 호텔, 쇼핑몰, 카지노가 크고 많아서 좀 질렸다고 해야하나? 

암튼 작은 골목길을 걷가보면 여기가 유럽 어느 도시의 구시가지를 걷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포르투칼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근데 또 구석구석 육포 시식하라고 내놓고 파는 거랑 아파트 밖에 빨래를 잔뜩 널어 놓은 모습이랑 중국 전통 신사같은 건물도 같이 섞여있고...화려한 호텔 바로 옆에 너무 평범한 주거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이렇게 한 가지 산업에만 몰빵한 큰 도시의 모습을 처음 봐서 그것도 좀 놀라웠다. 그런 보람(?)이 있는 것인지...마카오가 도박 총액으로 라스베가스를 제친지 오래되었고 이젠 격차도 엄청나게 벌어졌다고...이젠 마카오가 카지노로는 단연 세계1위 도시란다. 난 여전히 카지노하면 라스베가스려니...하고 살았는데. 뒤쳐져도 한참 뒤쳐졌단다. ㅋㅋ 

 

암튼 그 흔한 IT 기업, 생활 가전 기업, 방송국, 뭐 기타 등등 산업과 관련된 모습은 거의 없고 도시의 대부분이 호텔과 카지노로 되어있다는 것, 도시 인구의 대부분도 이 산업 종사자라는 것은 정말 좀...괴이해 보였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런 산업의 일원화가 중국에서 걱정하는 부분이고,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산업 발달을 꾀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사연도 많고 볼 것도 많고 재밌는 도시였다. 이제 마지막!! 먹은 것만 정리하면 된다아아- 

먹고다닌 편에선 나와 chan의 첫 미슐랭 체험기가 포함될 예정.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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