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지하철. 나는 앉아있고, 내 앞에는 술에 얼큰하게 취한 남자 세 명. 40대 정도로 보이고 양복을 입고 있고 다들 한 덩치한다. 큰 몸이 흔들리고 주변 사람들도 휩쓸려 움직인다. 그러다 내 옆에 자리가 났다. 내 한쪽 허벅지 위에까지 쓰러지듯 앉았다. 스르륵 미끄러져 내려가긴 했지만. 나는 그 사람 쪽으로 얼굴도 돌리지 않았고 불평스러운 감탄사도 내지 않고 참았다. 해코지 할까봐. 이 사람이 나한테 해코지를 해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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