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욕제를 넣은 목욕물에서는 장미, 레몬, 자스민 향이 났고 내 머리 옆에는 따듯한 딸기차가 큰 컵 가득 있었다. 방에서부터 흘러 나오는 노래는 Dick Haymes 베스트 앨범. 여름 동안엔 이렇게 목욕을 한 적이 없으니 꽤나 오랜만이다. 이런 입욕제 향과 수증기 속에 퍼진 주황색 촛불과 물소리 재즈 선율 속의 몽환적인 분위기.
아기 로엔은 욕조 곁을 기웃거리다가 촛불 타는 게 신기해서 또 가까이 가봤다가 끊임없이 우리 주변에서 돌아다녔다. 딱히 곁에 와서 말을 걸지 않더라도, 무릎 위에 폴짝 올라오지 않더라도, 각자 다른 일을 하더라도, 서로의 곁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건..내가 너무 좋아하는 모습의 사랑이다.
행복한 하루가 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