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잠자서 커피를 내리지 못한 날에는 회사 옆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사온다.
처음엔 사치가 아닐까? 커피에 드는 돈이 얼마나 될까?
하며 서민적으로 생활비를 고민하며 초조했었다.
그 초조함은 사실 내가 얼마를 쓰는지 정확히 알 수 없음에서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타벅스 카드를 매 달 3만원 충전을 하고 써봤다.
3만원을 충전하면서 이 돈을 넘기도록 사먹지 말아야지-하고 다짐도 했다.
근데 한 달 동안 3만원이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충분해서
이 정도면 가끔 늦잠자고 죄책감 없이 사마시도록 하자고 기쁘게 마음 먹었다.
그랬더니 마음도 편해지고 소소하지만 행복해 졌다.
오늘도 늦잠을 잔 날 중 하루.
회사에 가는 버스 안에서 계속 고민했었다.
커피? 차이 티 라떼?
아, 뭐 마시지?
그렇게 수백번 오락가락하다가 chan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차린티맄게' 라고 답이 왔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나이기에-'차이 티 라떼'라고 알아 들었음.
그래서 마음의 결정도 내리고 스타벅스에 들어갔는데,
음료 받는 곳에 이런 그림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용 red cup이 나오려면 7일이 남았다는 포스터.
오오, 이런 시즌이 돌아왔구나! red cup!
나는 스타벅스 레드 컵을 좋아한다.(사실 디자인은 처음 게 제일 예뻤고 지금은 점점 내 취향과는 멀어지고 있지만)
크리스마스가 오는 시즌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사실 서울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은 도시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인데,
그 와중에 그걸 느끼게 해주는 아주 작고 희귀한 이벤트다. 나에게는.
그래서 모으기까지,,-_-
집에는 내가 27살 때부터 그 해 첫 red cup이 있다. 컵 안에 년도와 내 나이를 기록해놨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 아침 조금 설레이고 행복했다.
*
D-2
나의 결혼식까지 무려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
하지만 별 감흥도 없고, 그저 무사히 빨리 '식'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회사 사람들한테도 지금까지 청첩장을 안 주고 있다가
오늘 주려고 챙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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