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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취업이 됐다.
지난번 면접보고 와서 야근에 대해 한풀이를 하게 만들었던 그 곳이다.
처음에는 PM팀, 그 다음엔 번역팀, 그 다음에 다시 PM팀 면접을 본,
좀 이상한 과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결국은 PM팀에-
지난번 회사 경력에 대학원 경력, 파트타임을 했던 번역 일 경력을 일부 인정받아 대리 1년차로 입사하기로 했다.
출근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내일은 첫 출근날 필요한 서류를 떼러 다녀야할 것 같다.
이러쿵저러쿵해도, 어쨌든 지금의 나로선 더 나은 옵션이 없으니 잘된 일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chan도 기뻐해줬고, 양쪽 부모님들도 다들 기뻐하셨으니, 나도 일단은 기쁘다.
아버님한테 꽃도 받았다.
세번째 면접보러 갔던 날.
면접 끝나고 chan 회사 앞에서 같이 저녁먹고 짧은 데이트.
야근으로 수많은 밤들을 보내게 될 것 같아 조금 두렵지만,
그리고 이 불합리함이 '끔찍하게도' 계속 이어지는 일에, 나도 일조하게 될 것 같아 마음도 조금 무겁지만,
지금은 가장 우선순위가 되는 생계 유지하기- 하나도 충족시키기 어려우니..
두려움과 무거운 마음은 일단 제쳐두고 외면해야 할 것 같다..
일단 가서 부딪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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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쉬면서 한 일들.
신혼여행 갔다온 것,
사진이랑 같이 정리.
가서 뭘 했는지, 어느 곳에 갔고,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과 느낌같은 것을 문서로 정리했다.
뿌듯하다.
테니스 배우기.
테니스를 배웠고,
이건 이제 내가 할 운동이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ㅎㅎ
팔목에 통증이 없어지질 않는다.
아무래도 나한테는 너무 격한 운동이었던 것이 맞았던 것 같다.
라켓까지 사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16만원 내고 배운 소중한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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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홍대 사진.
며칠 전, 이대 수선집에 맡긴 옷을 찾고 날씨가 좋아 홍대까지 걸었다.
진짜 오랜만에 혼자 카페에 가서 차도 마셨다. 베일리스 밀크티.
예쁜 잔에 누군가가 타주는 차를 마시는 것이 얼마만인지.
SAERA 매장에서 부츠도 질렀다..
하지만 롱부츠 균일가 135000원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
지금은 넬자 언니 옆에 예쁘게 서있는 저 아름다운 부츠.
니가 내 것이라니..
그것도 135000원에..
사랑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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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들.
요즘 해먹은, 사먹은 음식들.
딸기가 싸서 샐러드에도 막 넣어 먹었다.
요거트에 매실 액기스를 섞은 드레싱.
오이 넣고 샐러드.
귤쨈이랑 마요네즈를 섞은 드레싱.
이걸 보면 샐러드를 엄청 많이 먹는 것 같지만
야채 섭취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 특별히 먹은 것이었다.
늘, 자주 먹는 건 잘 안 찍고, 특별하게 먹는 건 찍게되니
블로그에 보여지는 모습은 실제 모습과 반대될 수 있겠구나-
나 마지막 면접 봤던 날 chan의 회사 앞 중국집에서 먹은 깐쇼새우.
chan의 회사 식권으로 먹었다는 뿌듯한 사실.
이 중국집은 올 때마다 만족도가 높음.
몇 개월 전 chan이 사온 필라델피아 치즈 케이크.
오늘 드디어 내가 대망의 마지막 한 조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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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er
지금 듣고 있는 노래는 weezer의 the blue album.
가끔 오랜만에 듣는 노래에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오늘
오랜만에 weezer의 blue album 첫 곡인 my name is jonas를 듣는데
지징-
하는 첫 기타 소리에
여름 냄새가 났다.
이건 아마도 내가 작년 여름 이 노래를 한창 많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음악은 정말 신기하다.
지금 빠져들어 듣고 있는 노래는 분명히 내 지금 감정과 뒤섞여 내 안에 일부가 된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들었을 때는
그 때의 내 감정과-그 감정이 꼭 강렬한 것이 아닐지라도-
그 당시 내가 걷던 거리,
그 때 내가 숨쉬던 공기,
평소에는 전혀 추억하지 않았던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음악이란 정말 대단하다.
이젠 나의 일부가 된 weezer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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