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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성공
근 2달간 부부가 둘이서 같이 무직인 주제에 팽팽 잘 놀았고, 한 끼라도 거르면 무슨 큰 일 나는 듯이 매일매일 잘 먹었고 하루는 전기차를 빌려 밤에는 잠실 한강공원 가서 컵라면 한 사발 들이키고 다음날 낮에는 서울숲에 갔다왔고 최근 두 번 정도는 집 근처 중학교 운동장에서 캐치볼도 했고 밥 먹을 때 한 편씩 '거침없이 하이킥'도 다시 보면서 이거 정말 재밌게 잘 만들었잖아! 하면서 밥 다 먹고도 배 뚜드려가며 은근슬쩍 한 두 편 더 보면서 잉여짓 하고 로엔은 쑥쑥 잘 자라고 있고-문득문득 이렇게 놀아도 되나 하는 맘이 들긴 했지만, 뭐라도 되겠지, 어차피 노는데 걱정하면서 제대로 쉬는 것도 아니고 안 쉬는 것도 아닌 상태로 낭비할 수는 없어, 제대로 놀고 먹을거임! 하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놀고 그랬다.
그러면서 추석이 지나자 너무 슬프게도 점점 바닥을 보이는 통장 잔고를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때가 다가와 버렸..
어제 그제는 정말 정신 에너지를 갉아먹으며 너무너무 하기 싫은 이력서 업데이트 자기소개서 업데이트를 붙잡고 한 줄 한 줄 작성했고 여기저기 내가 이력서를 냈는지도 잘 기억 안 나는 회사가 오늘 면접을 보자고 해서 다녀왔는데 이래저래 영 아닌 것 같아 면접본 후에 또 잠깐 우울해졌다가 몇 주 전에 면접봤던 회사에서 오늘 저녁에 연락이 와서 10월 1일부터 출근할 수 있냐는 말에 굳이 따지자면 이 회사가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연락이 안 와서 젠장 안 됐나보다 하고 있었던 상황인지라 덥썩 오케이하고 말았다. 짧게 말하면 10월 1일부터 다시 출근한다는 말이다. 서바이벌에 성공했다. 휴-
그간 사진 쭉쭉
서울숲 사진
서울숲에서 돌아오는 길-
서울은 정말 어디를 봐도 다 아파트 뿐이라서 너무 싫다며, 도대체가 도시계획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chan과 열변을 토하며 달렸던 강변북로.
로엔 사진
자는 거-워낙 웃기게 잘 때가 많아서 자는 사진이 많아요
깨있을 때
공 갖고 노는 로엔
그간 먹은 것들
요건 오랜만에 마신 로얄밀크티
얼마전에 주문한 아무 무늬 없이 큼직한 하얀 컵
chan의 손이랑 비교하면 크기가 대강 짐작이 갈 듯
스타벅스 기준 톨 사이즈 정도 크기
우리는 둘이서 하루에 각각 에스프레소 두 샷은 먹기 때문에 이 정도 크기는 되야 하는데 의외로 찾기 힘들었다. 이 사이즈
아무튼 (이혼의 위기를 느꼈던 명절만 빼면) 잘 지내고 있었는데..
서바이벌에는 성공했지만 이제 좋은 시간은 또 다 갔구나 싶은 묘한 마음으로 9월을 마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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