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학교가는 chan과 함께 나와 National Gallery에 갔다.
사실은 지하철에서 램브란트 특별전을 한다는 광고를 보고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갔는데 특별전은 보지 않고 그냥 일반 전시만 관람하고 왔다.
일반 전시는 무료이고 특별전은 돈을 받는다. 전시마다 다른 것 같은데 이번 램브란트전은 19파운드. 약 3만 4천원.
대부분의 미술관이 그런 것 같다. 테이트 모던도 일반 전시는 무료 특별전은 유료.
이게 무료인대다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으니 여행 다닐 때 미술관에 갈 때와 마음가짐을 조금 다르게 가질 수 있었다.
너무 힘들게 구석구석 의무적으로 보지 말자.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보자.
이게 가능해졌다.
여행다닐 때는 정말 전투적으로 그림을 봤었는데. 그 이상한 의무감이 사라지니까 너무 좋았다.
아무튼 National Gallery의 일반 전시는 1200년대부터 1800년대 사이의 그림들로 이루어져 있다.
시간 순으로
아기 예수의 탄생, 성모 마리아, 그 외에 성서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의 한 장면..이렇게 종교적인 그림에서
귀족들의 인물화 대부분 정면을 응시하고 증명사진을 찍듯이, 그림 그리는 날이라고 특별한 옷을 입고, 또는 특별한 날이어서 특별한 옷을 입고 그림으로 남기는, 그런 그림들에서
귀족들의 일상, 가족이 공원에서 제법 자연스런 포즈로 애완견과 함께있는 모습이라던지, 연인이 산책하는 모습
그리고 인물이 전혀 없는 풍경화들..
이렇게 이어진다.
놀라웠던 건, 일반 전시인데도 벨라스께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세잔느, 고흐,,,등등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 특히나 고흐의 해바라기가 여기 있을줄이야.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놀라웠다. 이건 정말로..너무 좋은듯..
아마도 미대생이거나 미대를 지원하는 고등학생이거나..하는 젊은이(?)들이 바닥에 철푸덕 앉아서 혹은 미술관 곳곳에 있는 소파 벤치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모습
나이가 지긋이 든 할머니 둘도 간이 의자를 가져와 좋아하는 그림 앞에서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 같은 모습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애들이 선생님 따라 다니면서 군데군데 넓은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그림 앞에선 선생님 말을 듣고 있는 모습도 생소했고
모네의 연꽃 연작 중 하나가 이 곳에 있었는데 그 앞에 초등학교 저학년 꼬맹이들이 교복을 입고 옹기종기 앉아서 선생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마침 나도 다리를 좀 쉬게 하려고 그 앞에 소파에 앉아 있어서 선생님 설명을 같이 들었는데,
"모네는 말이죠~ 집에 앞과 뒤에 모두 정원이 있을 정도로 아주 행운인 사람이었어요. 지금 집에 앞뒷정원이 모두 있는 학생이 있나요?"
약 반 이상이 손을 번쩍 들었다.
"여러분은 아주아주 행운인 거에요~"
나랑 내 옆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랑 피식피식 웃었다.
애들도 너무 귀엽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는 선생님도 좋았다.
대충 다 보고 나오니까 무지개가 떠있었다.
역시 밖에 나오길 잘했다.
언제든 그림 보고 싶으면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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