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모처럼 센트럴까지 나가서 테이트모던 일반전시를 봤다. 가까운 제일 가까운 지하철 역에서도 10분 이상 걸어가야 하는 테이트 모던-
가는 길에 본 빈티지 카페(?)
날씨 좋은 날엔 앉아서 커피 마시면 좋겠다.
저 멀리 보이는 테이트 모던의 네모진 기둥
앙상하고 가느다란 하얀 나무들이 스산한 것이 딱 런던의 겨울같은 테이트 모던 앞마당
지하철 역에서 테이트 모던까지 가는 데 이미 지쳐서 일반전시 중 4층, 그것도 반만 봤는데..컨디션 저조로 기분까지 별로 안 좋았던건지..전반적으로 완전 별로였다는..심지어 설명을 읽고 '아니 뭐 이런 거지같은 걸 여기다 전시한 거야?' 싶은 마음이..미술관 와서 처음으로 들었다. 아 오늘은 전시볼 날이 아닌가보다 하고 그냥 가려는데 가는 길에 백남준 작가 전시실이 있길래 그냥 가기 또 아까워서 들어가봤다. 너무 넓지 않아서 딱 좋았음..전시도 그나마 재밌었다. 기분을 전환시켜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6층에 카페-
템즈강과 세인트 폴이 보이는 이 바는 당연하게도 인기가 좋아서 잠깐 기다렸다가 앉아야 했다. 창문에 카메라 렌즈를 딱 붙이고 찍을 수가 없어서 야경을 찍으면 내가 진격의 거인처럼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 내가 세인트폴을 내려다보는 듯한 모습이 웃기는..사진.
라떼 마시면서 다리도 쉬면서 책보고 다이어리 쓰고-
저녁에는 토튼햄 코트로드 역에서 chan이랑 만나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제일 가깝게 가는 루트를 검색했더니 걸어서 템즈강을 건너야만 하는 루트..블랙프라이어라는 다리를 건너면서..이 이름을 어디서 들어봤더라? 무슨 첩보 영화였는지 드라마였는지에서 'project blackfriars'? 'operation blackfriars'? 뭐 이런 걸 분명히 들어본 거 같은데. 뭐였지? 하며 내내 생각해봤는데 끝까지 떠오르질 않았다. 지금도 이걸 쓰면서도 모르겠음.
chan과 만나서 우리가 먹으로 간 소호의 버거앤 랍스터 맞은편 가게-
추운데도 코트입고 밖에 앉아서 밥먹고 술마시는 사람들이 많은 게 신기했다.
버거앤 랍스터
앞에 바글바글하게 줄 선 사람들-
카스에도 썼지만 밖에서 줄 선 건 안에 들어가서 이름 올리고 본격적으로 기다리기 위해 기다리는 줄이었다..
여기가 이름 올리고 본격적으로 기다리는 곳-
말은 1~1시간 30분이라고 했지만 사실 3~40분 기다리니까 자리가 났다.
원래도 사람이 많겠지만 우리가 간 게 금요일 딱 저녁 시간이라 아마도 제일 많이 기다리는 시간이었을 듯..
드디어 자리가 나서 테이블에 앉아 비닐로 된 앞치마 두르는 chan
앞치마 야무지게 묶으신 대머리 아저씨 뒷모습..어쩐지 깜찍해서 찍어봤음.
간만에 귀걸이랑 목걸이랑 하고 나옴.
둘이서 맥주 한 병도 시킴.
스위스 맥주였는데 맛있었다. (자세히 보면 알프스 물로 만든다는 설명을 읽고 만족스러워하는 chan의 입모양을 볼 수 있음)
내가 시킨 찐 랍스터 한 마리-
옆에 있는 건 감자튀김, 샐러드, 버터 갈릭 소스
chan 앞에 있는 건 그릴에 구운 랍스터
버거앤 랍스터에 메뉴는 딱 세 개다.
whole lobster(steamed or grilled)
lobster roll
burger
세 개 모두 감자튀김이랑 샐러드가 같이 나오고 세 개 다 20파운드다. 계산할 때 보니까 10% 부가세도 붙긴 하더라..
매장은 런던에도 여러 군데 있고 뉴욕에도 있다는 듯-
뭐 여튼..
맥도날드를 제외하면 약 2달인가?만에 한 외식이었는데 매우매우 만족스러웠다는 후기. 진짜로 맛있었다. 찐 거랑 그릴에 구운 거랑 둘 다. 진짜 쪽쪽 빨아서 남은 살 없이 다 발라먹음. 좀 비싸긴 했지만 기념일(chan 생일)에 둘이서 약 7~8만원 정도니까 괜찮은 것 같다.
소호. 랍스터. 외식. 성공적
이거 요즘 유행인듯- ㅎㅎㅎ
이건 그냥 낑겨 넣은 홈메이드 함박스테이크 사진-
사이드로 먹은 건 썬드라이드 토마토 파스타 샐러드였는데 둘이 잘 어울리고 맛있었다. 냉동실에 있던 함박 스테이크 이번에 다 먹었네..언제 또 잔뜩 만들어야겠군.
*
동네 바보형 소식
사실은 이게 오늘의 메인!
최근 핸드폰 고장으로 통 연락이 안 돼서 우리 엄마까지 걱정하게 만든 동네 바보형. 드디어 아이폰6 골드로 바꿨다는 자랑과 함께 연락이 와서 바로 전화해서 밀린 얘기를 하는데..갑자기.....갑자기...
'나 날 잡았다.'
라고......
허얼-
허어얼-
이렇게 빨리 결혼할 줄이야!
맨날 결혼생각 없다고 했으면서!
내년에 하라고!
그게 아니면 비행기표 보내!
우리 동네 바보형이 결혼해서 살 것도 실감 안 나고..웨딩드레스 입고 결혼식 하는 건 더더욱 실감 안 난다.
무엇보다도..가장 중요한 건..
내가 갈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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