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특별할 것도 없었고 그냥 비슷한 날들이 계속해서 지나갔다.
사사로웠던 일 중 하나는 내가 축농증을 앓았던 것-
몇년 전에 한국에서도 한 번 앓았던 적이 있었다. 기억나는 것이 잇몸에 통증을 느껴서 치과에 갔더니 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치과 갔는데 아무 이상 없다고 한 건 이 때가 아마 처음인 것 같다.) 축농증 증상으로 잇몸 부위에 통증을 느낄 수가 있으니 이빈후과에 가보라고 권해줬던 것. 반신반의하며 이빈후과에 갔더니 역시나 축농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 받아 먹고 며칠만에 괜찮아졌었다.
근데 여기 와서 몇 주 전에 또 잇몸에 통증이 왔다. 그 전부터 콧물, 코막침, 재채기 등의 증상은 계속 있었는데...이거야 뭐 한국에서도 늘 달고 다니던 비염 증상이라 신경도 안썼고 잇몸 통증도 하루이틀은 그냥 사사롭게 넘겼는데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점점 더 심해졌다. 밥 먹을 때 꽤 많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잇몸이 아팠고 왼쪽 얼굴 전체가 욱씬거리면서 열도 났다. 덜컥 겁이 났던 건..'나 여기에 아직 병원 등록도 안 했는데..?' 원래 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하고는 있었는데 사실 급한 것이 없으니 좀 더 빨리 할 수 있었던 것도 우물쭈물하며 방치하고 있었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다행히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할 수 있는 축농증 약이 있어서 일단 그 약을 사먹었다. 근데 진통제랑 부비강이란 곳에 뭉쳐있는 콧물(?)을 제거하는 성분만 있고 항생제 성분은 들어있지 않았다. 영국에선 항생제 성분이 들어간건 무조건 의사 처방이 있어야 구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다행히 한 일주일 약 먹으니까 거의 다 나은 것 같다. 그리고 아프니까 무서워서 바로 GP 등록을 진행했다. 지난 주에 서류 다 제출하고 이번 주에 의사 만나서 뭐 이런저런 상담(?)진료(?) 받으면 등록이 완료된다.
아무튼..낯선 곳에서 아프니까 서럽기도 했지만 이 곳의 의료시스템에 너무 무지하단 생각에 무서운 게 더 컸다.
chan의 짧았던 방학은 이제 거의 끝났고 이번 주부터 이제 바빠지기 시작한다. 사실 정식 개강은 약 2주 뒤인데 지금 속한 Cluster 내에서 중요하게 진행되고 있는 코딩 수업을 잘 따라가는 편이었어서 이번 주 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되는 Cluster 내의 팀에서 메인 코더들만을 위한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 여기까진 너무 좋은데..한 달간 진행되는 이 수업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좋은 노트북이 필요하다는 것....현재 노트북은 맥북프로 13인치인데 이 수업을 위해 필요한 건 맥북프로 15인치. 지루하게 얘기하자면 이번 수업에서는 그래픽카드를 활용한 코딩을 다룰 예정인데 맥북프로 13인치에 있는 그래픽카드는 그게 돌아가지 않는 것. 15인치에 달려있는 NVDIA라는 그래픽 카드가 꼭 있어야 한단다. 집에 있는 아이맥에서는 할 수 있는데...정작 수업할 때 그냥 듣고만 있어야 한다니..둘이 같이 이렇게저렇게 머리를 쥐어짜봤지만..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거였다. 약 한 달간 일주일에 두 번씩..거의 하루종일 수업할 예정이고 한 달 동안은 꽤나 인텐시브하게 진행될 거라고..얘기했다는데. 하루종일 진행되는 수업을 그냥 듣고만 있는다는 게..게다가 같이 듣는 나머지 두 명은 다 맥북프로 15인치라고...'어머! 우리 애만 뒤쳐지는 거야??' 하는 생각이 잠깐. ㅎㅎㅎ 우리집 경제 상황으로는 정말로 치명적이긴 하지만..그래도 우선순위는 이 유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기 때문에..지금 있는 13인치는 중고로 팔고 15인치를 사기로 결정했다. 뭔가..애가 재능도 있고 재밌어 하고 잘 하는데 서포트를 못하는 부모의 마음을 아주 조금 알 것도 같았던..경험.
소포 받고 바로 친구에게 사진과 함께 잘 받았다는 인사하는 chan
동네 바보형한테서 온 아주 늦은 크리스마스 카드-
못생긴 글씨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말들을 네 페이지나 써놨지만..그래도 받으니까 반갑고 좋더라 ㅎㅎ
사실 아는 언니가 번역 작업 부탁해서 오늘부터 시작해야 하는데..그거 안 하고 블로그 하는 중-
이런 건 중고딩때부터 참 변하지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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