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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카스도 하고..요즘 인스타그램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영국내 일자리 구하는데 용이한 페이스북도 다시 활동 중이고..뭘 업로드 하지는 않는데 2~3일에 한 번씩은 꼭 로그인하고 업데이트된 내용을 확인한다. 그러다보니까 정작 홈페이지는 잘 안오게 되네.
예전에 카스에 이런저런 내용 다 올려도..그건 쇼잉용이라서 더 솔직한 얘기를 위해 겹치는 얘기라도 다시 올리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이게 어딘가에 내가 쓰려던 주제가 조금이라도 꺼내져나오면 그걸 다시 얘기하고싶은 마음이 확 사그러드는 게 사실이다. 카스나 인스타에 사진 한 두 개에 글 한 두 마디 하고나면 여기에 잘 안 쓰게 되는 것..근데 그래서인지 글을 길게 쓰는 일이 별로 없어졌다.
아무튼 2주 넘에 방치한 것에 대한 긴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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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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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은 런던올 때 끌고온 캐리어를 다시 끌고 뉴욕에 갔다.
히드로 공항에서 바이바이-
뉴욕에서 혼자 신난 chan-
이건 이번에 사올지도 모르는 닌텐도 샵에서 파는 커다란 마리오 인형
나도 chan에게 보내줄라고 요 며칠 매일 셀카-
셀카 경력 10년이 넘어가니 뭐..찍고나면 늘 흐뭇 ㅋㅋㅋㅋㅋ
내 얼굴이 실제로 이렇지 않다는 것은 나도 알아..
근데 살이 좀 붙은 건 감출 수가 없네 ㅎㅎ
chan이 뉴욕으로 떠난 날 나는 공항까지 배웅하고 작업실로 가서 일하다가 저녁에 집에 들어왔는데. 정말 기분이 이상하고 쓸쓸하고 슬프더라. 결국 밥할라고 쌀씻으면서 울었다. -_-;; 울면서도 이게 뭐하는 짓인지. 이게 얼마나 웃겨보일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긴 했는데. 이 도시, 이 동네, 이 집에서는 혼자였던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그랬는지..내가 혼자있음이 너무너무 이상하고 어색했다. 집 안을 감싸는 적막함도 온 몸으로 느껴졌고. 또 오랫동안 떠난다고 집안 청소며 빨래며 쿠션 커버까지 다 빨고 간 chan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것도 너무 슬펐다. 그리고 밤에 페이스타임 하면서도 울고 -_-;
근데 그 다음 날 부터는 다시 씩씩하게 혼자서도 잘 지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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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주는 레스토랑에 거의 나가지 않고 작업실에만 나가고 있다. 작업실이 바쁘기도 하고 chan이 뉴욕에 있는 동안 레스토랑에서 늦게 끝나고 혼자 집에 오는 게 싫기도 하고..그 외에 기타 등등의 이유로. 암튼 작업실에 가면 매일매일 만나는 다른 어시가 한 명 있다. 나보다 한 살 어린 회화과 졸업생이면서 영국생활이 벌써 6년째인..HS 씨- 요즘 부쩍 친해져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나누는데..HS 씨는 제주도 출신에 여기와서 작가 생활을 하고 있고 곧 9월이면 박사 과정에 입학할 예정인 귀엽고 착하고 순한 섬처녀다. 런던 6년차에 부동산이나 세금 정보 등에 빠삭한 남자친구를 두고 있어 덕분에 나에게 런던 부동산 정보에 대해서 굉장히 유용한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다. 집을 사는 다양한 방법과 처음 집 사는 사람들에게만 주는 혜택은 영주권자가 아니어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아파트의 경우 럭셔리한 곳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셜 테넌트(공짜로 들어와서 사는 사람들- 난민들이나 애 4명있는 미혼모 등등)와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정책 등등, 그리고 작가이자 미술학도라서 당연히 런던 내에 이런저런 작고 큰 갤러리들을 모조리 꿰고있다. 얼마 전에 갔던 White Cube라는 갤러리도 HW 씨의 추천을 갔던 곳이다. 이렇게 도움도 많이 받고 성격도 어느 정도 맞는 듯 하고 또 영국 와서 한국말로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람을 처음 만나다보니 나는 사실 엄청 반갑고 좋았다. 막 들이대고 싶을 정도로 ㅎㅎ 하지만 사실 HS 씨는 이미 영국에서 같이 지내는 한국 친구들도 많고-신기하게도 여기 와서 만난 게 아니라 고등학고 동창 대학교 동창 막 이런 사람들을 여기서도 다시 만나서 서로 친하게 의지하고 지내는 듯- 해서 나로선 사실 매우 부러우면서도 내가 막 들이댈 틈이 없어보여서 좀 아쉽.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이 작업실 일이 끝나고 만약 다시 레스토랑 일로 돌아가면 아마 따로 만나서 차한잔 하며 수다떨 여유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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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요즘 불만인 것들
사실 레스토랑 일 때문에 점점 스트레스가 크다. 그냥 옛날부터 눈에 보이던 맘에 안 드는 여러가지 소소한 것들..매니저가 매니징을 제대로 안 한다거나. 늘 힘든 일은 요리조리 피해가는 에투아니아에서 온 금발이뇬이라던가. 늦게 끝나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도 몸이 힘들다보니까 쉬는 날에는 철저히 쉬어줘야한다는 것- 이게 의미하는 것은 바로 어쩌다 날씨도 좋고 일도 안 나가는 날이라도 런던 어디 예쁘다는 곳에 갈 수 있는 날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가고 싶은 미술관도 많고 관광지도 많고 꼭 목적지가 없더라도 센트럴 어디 아무데서나 내려서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은데. 그렇게 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서 다음 날 일할 때까지 계속 힘들어진다. 그러다보니 쉬는 날엔 그냥 집에 콕 박혀있는 날이 많다. 오늘만 해도..모처럼 날씨도 엄청 좋은데 공원이라도 갈까? 하다가 일주일 중 유일하게 쉬는 날이니 그냥 집에 있자-하고 주구장창 집에 있었다. 힘들게 런던까지 와서 살고 있으면서 실제로는 런던을 전혀 즐기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가끔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번에 레스토랑 쉬는 기간 동안에 다른 일을 좀 찾아보고 싶은데..사실 가능성이 그리 높아보이진 않는다. 비자도 이제 6개월 정도밖에 안 남았고 해서..
또 집이 센트럴 쪽에 있다면 가볍게 걸어서 갈 수 있는 공원이나 미술관이나 예쁜 카페라도 있을텐데. 여기는 그냥 완전히 주택가에 카페는 큰 체인 카페밖에 없고..맨날 이상한 종교복장(마법사 모자, 아니면 이상한 러시아풍 털모자에 검은 양복, 검은 신발, 귀 뒤에 머리는 이상하게 따서 내린 사람도 있고 기타 등등)하고 돌아다니는 이 동네 분위기도 점점 별로다. 안전하고 깨끗하고 한국 슈퍼가 있다는 게 유일한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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