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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주말에 집 근처에 있는 큰 ToysRus 구경
집 근처에 있다는 건 이사온지 얼마 안 되어서 알았는데도 맨날 언제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은근히 잘 안 가게 되는 곳이었다. 왕복으로 4~50분을 걸어야 하는 거리라 가볍게 걷기엔 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버스를 타자니 타러 가는데 5분 걷고 내려서 7~8분 걸어야 하는. 가깝지만 가깝지 않은 곳. 그러니 날씨가 춥거나 바람이 많이 불면 부담스러워서 안 가게 되었는데 이번에 날이 풀리면서 드디어 처음 방문하기로 결심하고 ToysRus에 가는 발걸음도 가벼운 chan-
매우 심각1
매우 심각2
작년에 chan, 나, WK가 한동안 재밌게 즐겼던 게임 Terraria 관련 물건들이 있어서 굉장히 관심있게 보았다.
맘에 쏙 들었던 건 보라색 칼-
결국 하나 사가지고 나왔...ㅎㅎㅎ
근데 우리가 가지진 않았고 (chan이 갖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고 기특하게) WK에게 선물로 보냈다. 물건 값보다 배송비가 더 많이 들었다는 게 함정..-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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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는 서러움이란
지하철에서 읽으려고 공짜 신문 하나를 들고 탔는데 1면에 헤드라인으로 쓰인 내용
"40살이 넘었다고? 미안..근데 넌 모기지 받기엔 너무 늙었어."
-_-
젠장..
열받아서 자세히 읽어보니 40대 커플이 HSBC에 가서 모기지 받으려고 했는데 나이때문에 거절한 게 걸려서 그 커플한테 위로금으로 500파운드를 주라고..판결(?)이 났다는 얘기. 뭐 걸리면 이렇게 좀 욕먹고 위로금 좀 주고 하는..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행동이지만 어쨌든 주요 은행들의 의중은 40대에게는 모기지를 잘 주고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일테니. 짜증났다.
휴-
그동안엔 나이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조바심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왜 요즘 부쩍 이럴까? 생각해봤더니. 그동안은 스트레스 받고 조바심 느낄 나이가 아니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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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 구경
집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기에 탔는데...런던 와서 최고의 교통 정체 현상을 경험한 트라우마로 남았음.
빠져나가는데 약 30분이 걸린 문제의 햄스테드로드.
보니까 1차선 도로에 공사도 하고 한 쪽 길에는 차들이 주차되어있고 어떤 곳에는 마트 트럭이 서서 물건 내리고 나르는 중이라 오고 가는 차들이 실제로 1차로에서 해결해야 하는 구간도 있고. 게다가 주말이라..이런 심한 정체가 온 것이 아닐까..라는 분석을 해보았음.
드디어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길-
아마도 패딩턴 천(Paddington Branch)로 추정되는 천가 펍에서 밥먹고 술마시면서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
포토벨로 마켓 찾아 가는 길-
집 테라스에서 식사하는 두 녀성..부러워서 찍어봤다. 나도 테라스. 나도 마당. 나도 바베큐..
포토벨로 마켓은 포토벨로 로드에 있음.
(이게 당연한 것 같아도 당연하지가 않다. 가끔 보면 유명 관광지와 같은 이름의 거리는 저기 멀리 떨어진 곳도 있고 같은 이름에도 끝에 Road가 붙은 것도 있고 Avenue가 붙은 것도 있는데 이 둘이 완전 동떨어진 동네에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구경에 앞서 해야할 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배를 채우는 일-
굉장히 사람이 많은 펍을 선택해서 들어갔다.
유럽을 잘라 먹고 있는 방정맞은 외모의 웰링턴 경이 그려진 메뉴
모르는 단어 찾아가며 진지하게 메뉴를 보는 중-
결국 고른 것은
연어랑 새우 샐러드랑 맥엔 치즈 버거였는데 둘 다 완전완전 맛있었다.
배가 부르니 평온한 마음으로 마켓 구경-
하기 전에 40% 할인한다는 캐스키드슨부터 구경-
너무너무 갖고 싶었던 돼지 인형이랑 꽃무늬 신발이랑 꽃무늬 원피스랑 꽃무늬 쿠션이..심지어 세일 중이었지만...그래도 하나도 사지 않고 구경만 하고 나왔다. ㅠ_ㅠ
여튼 이제 정말 포토벨로 마켓 구경-
주로 빈티지 제품이 많은 곳인데 신기한 것도 많고 재밌는 것도 많아서 (비록 살만한 건 별로 없지만) 구경하는 재미는 좋은 곳인듯-
고서파는 곳에서 본 허클베리핀의 모험 1928년도 판
내가 구경하고 사진찍고 있으니까
"1928년도에 인쇄한 건데 그에 비해 상태가 아주 좋다.
첫 인쇄가 이 때였냐고 물어봤는데 이게 첫 인쇄판이냐고 물어본 줄 알고 웃으면서
"첫 인쇄판은 아마 한 8000파운드 정도 할 걸?" ㅎㅎㅎ
가게 앞에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주인 기다리는 개님
요런 파스텔톤 건물들이 이어지는 거리가 자주 보인다. 이 동네 특징인 듯-
마켓 구경은 다 하고 한 골목 꺾어져 그냥 동네 구경-
잘려나간 가로수 나무를 누군가가 의자로 변신시켜놨기에
앉아보았다.
심지어 편안했음.
요기도 파스텔톤 건물들
꽤 부촌으로 알려진 이 동네.. 걷다가 chan이 막 흥분하며 '롤스로이스다! 롤스로이스!!'
다음에 이 동네로 이사오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며 퇴장-
그러고보니 노팅힐 영화에 나왔던 서점..이미 없어졌다고는 들었지만 그 자리라도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동물농장 작가 조지오웰이 살았던 집도 있다고 들어서 그 집도 찾아볼라고 했는데. 다 잊어버리고 그냥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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