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의료시스템(NHS - National Health Service)
제목을 너무 거창하게 붙인 것 같아 좀 민망하다. 사실 그냥 작은 정보 하나..
며칠 전 우편함에 들어있던 편지 하나. 바로 NHS에서 나에게 보낸 편지다. 뜯어보니..자궁 경부암 검사 받으라는 안내 메일이었다.
안에는 친절한 이 검사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주르륵 써있다. 25-64세의 여성에게는 정기적으로 자궁암 검사를 받으라는 메일이 오는 것 같다.
영국에서는 일단 GP에 등록하기만 하면 이런 검사는 공짜다. 자궁 경부암 검사를 하고 만약 암이 발견되면 암 치료도 공짜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치과 치료는 유료. 얼마나 비싼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또 내가 아는한 임산부는 각종 정규 검사 및 초음파 등등 다 공짜고 아기를 낳은 후 1년까지 치과 치료 포함 모든 치료가 공짜다.
대신 감기같은 걸로는 바로 의사를 만나기가 힘들다. 내가 오늘 너무 아파서 GP에 예약하려고 전화하면 빨라봐야 약 1주일 정도 후에 의사를 만날 수 있다. 물론 정말로 응급 상황이라면 또 얘기가 다르다. 정말 응급 상황에서는 당연히 응급실에 갈 수 있고..이것도..아마 공짜일 거다.
다만 한국에서 감기, 비염 증상, 축농증, 등등 가벼운 질환에도 마음만 먹으면 바로바로 의사를 만날 수 있었던 시스템에 속해있던 나는 괜히 심리적으로 불안한 감이 있다.
영국과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뭐가 더 낫다고 할 순 없고..그냥 둘 다 서로 장단점이 있는 듯..
아마 영국의 의료 시스템을 더 알아가다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
새로운 일
며칠 전 포스팅했듯이 작은 오빠의 친구 K작가님이 제안한 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화요일에 처음 출근(?)을 했다. 이 날부터 딱 봄이 시작한 듯이 갑자기 엄청 따듯하고 맑은 날씨- 사실 며칠전까지만해도 태풍같은 바람이 밤낮으로 몰아치고 비도 장난처럼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엄청 험한 날씨였는데. 다 지나가고 나니 이렇게 멋진 날씨를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첫 출근길이 엄청 신나고 설레였음.
약 1시간 정도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찾아간 이 곳-
엄청 큰 건물이었는데 건물의 4층은 모두 예술하는 작가들의 작업실들이 모여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리면 정면에 보이는 것.
만국 공통으로 중요한 것은 배달을 잘 받는 것-
위에 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면 이렇게 생긴 공간이다.
여기는 공용으로 사용하는 개수대
이 빨간문을 열고 들어가면
공용으로 사용하는 부엌
그리고 여기가 K작가님 작업실
일은 그냥..작업실 정리랑..색연필 깎아주고..뭐 그냥저냥 잡일들..
오늘까지 두 번 나갔는데 어렵지 않은 듯 하다. 레스토랑에 비하면 훨씬 쉬운 건 맞다.
*
버몬즈 스트릿(Bermondsey Street) 데이트
작업실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버몬즈 스트릿. 요기가 요즘 핫하다는 소문을 듣고 오늘 chan이랑 시간맞춰 만나서 데이트.
가는 길에 본 작은 공원-
싸우는 건지 노는 건지 알 수 없었던 개 세 마리.
버몬즈 스트릿-
아기자기한 카페, 레스토랑, 펍, 갤러리들이 모여있는 거리다.
여기는 추천받아 들어가본 White Cube라는 갤러리-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면 안 된 것 같은 외관이지만 그냥 막 들어가도 되는 곳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를 듣고 마음 편하게 들어갔다. 과연 이런 조언이 없었으면 들어가기를 주저했을 것 같다. 무려 양복입은 근육질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는 걸 보고 좀 부담스러웠음..;
지금 하고있는 영상&소리 전시는 꽤나 새롭고 재밌었다. 그림도 나쁘지 않았고. 유리로 된 컵들만 주욱 진열해 놓은 것도 재밌었고. 무엇보다도 전시 공간이 좋았다. 이름처럼 벽면도 하얀 네모고 조명도 하얀 네모고-
원래 가려고했던 펍은 못 찾고 그냥 직감에 따라 들어간 펍-
밖에서 보니 사람이 너무 없어서 조금 꺼려졌는데 알고보니 뒷정원 쪽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우리가 먹는 동안 정원쪽 자리는 완전히 가득 차서 나중에는 다들 맥주 한 잔 손에 들고 서서 마시기 시작. 정말 많이들 와서 많이들 마시더라. 맥주를 사랑하는 나라라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우리가 시킨 치즈버거-
맛있고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그래서 기분도 좋고
행복하게 한 끼 잘 먹고 나왔다.
이제 레스토랑 휴일이 점점 끝나간다. 난 이제서야 체력이 조금 회복된 듯 한데.
그리고 날씨는 정말 갑자기 확 따듯해졌다. 집에서 약 반나절을 창문을 열어놓고 있어도 춥지가 않다.
요즘 해가 지는 시간은 약 7시 4-50분.
언제 3시 반부터 해가졌냐는 듯이 5시 6시가 지나도 해가 쨍쨍해서 요즘 자꾸 시간을 착각한다. 아직 한참 낮인 줄 알았는데 "뭐? 7시야?" 하고 놀라기를 며칠째-
한여름에는 9시 반에 해가 지기 시작한다니..한 번 지켜보겠음.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516, 그냥저냥 (4) | 2015.05.17 |
---|---|
150422, 날씨 좋은 4월 (2) | 2015.04.22 |
20140407, 오랜만에 근황 (0) | 2015.04.07 |
20150324, chan의 term 2 마감, 벌써 반년 (2) | 2015.03.25 |
20150311, 2~3월에 먹은 것들 (4) | 2015.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