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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50701, 출근 3일째 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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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3일째 회사에서





이건 런던 직장인들의 흔한 점심 먹는 풍경





암튼 회사에서 딴짓하는 내공은 나날이 발전한다. 정말 빠르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참 잘 터득한다. 

퇴근을 약 15분 남겨놓고 쓰는 블로그! 크핫

사실 어제부터 쓰고싶어서 근질근질 했는데 어제는 차마 못 쓰고 오늘 하루만에 또 발전하여 이렇게 블로그질을. 사실 뭔가 쓰고싶은 말이 막 있어서라기 보다는 딴짓하고 싶고 아무렇게나 수다를 늘어놓고 싶어서.


첫째 날 멘붕이 왔던 건 내 노트북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HR에서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없어서 맨손으로 달랑달랑 왔는데. 난 프리랜서라 내 노트북이 필요하다고! 으엌 


사실 좀 이상하긴 했었다. 프리랜서이고 첫 2주 이후엔 일주일에 1~2번만 나오면 된다고 했는데 그럼 컴터는 어떻게 쓰는 걸까? 하는 생각을 주말에 잠깐 하긴 했었다. 으휴!!


암튼 첫째날은 어찌어찌 딱 하나 남는 노트북이 있어서 그걸 쓰긴 했는데 그 이후에도 노트북이 없으면 다른 프리랜서랑 항상 시간 맞춰서 나와야 하고..뭐 이래저래 좀 불편할 듯 싶었다. 사람들은 '꼭 사진 않아도 될 거에요..'라고 말해주긴 했지만. 3개월 계약직 프리랜서에게 노트북을 사야할 것 같다는 말은 미안해서 차마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결국 그 날 퇴근하고 chan이랑 가족회의하고 바로 애플 매장 가서 맥북에어 11인치를 질렀다. -_-;; 


서피스를 살까도 싶었지만..그건 학생 할인도 안 되고 나중에 되팔 때 맥에 비해선 가격 방어도 잘 안되니까. 하면서 그냥 맥북에어를.. 


이튿날 맥북에어 들고 가니까 다들 놀라긴 하더라. 



암튼 3일째이지만 느끼는 것-


6시면 칼같이 퇴근한다.


대신 업무 시간에는 거의 자리 비우는 일 없이 빡씨게 일한다. 옛날 LB다닐 때 처럼 중간에 떡볶이 사먹으러 나가고 하는 건 절대 할 수 없는 분위기. 아..나 그 때는 심지어 오후에 나가서 맛사지도 받고온 적 있는데. 땡땡이 하나는 참 기막히게 치면서 살았구나 싶다.


커피, 차, 스틸 워터, 스파클링 워터, 바나나, 사과, 귤, 꿀, 빵, 땅콩 크림, 누텔라, 크림치즈, 잼 등이 항상 구비되어 있다. 


우리팀은 한국팀이니까 당연히 한국 사람밖에 없는데 나이 많은 사람한테 그냥 언니라고 부른다. 매니저급이 한 명 같이 있는데 '매니저님' 이렇게 안 하고 그냥 언니로 부름. 근데 그 매니저님보다 내가 나이가 많다는....아 죽고싶다. 내가 여기서 나이 제일 많다. 아 슬퍼. 아 가슴이 시리다. 


패션 용어는 정말 처음부터 쓰레기처럼 자리를 잡았구나 싶었다. 오늘은 심지어 'Vivienne Westwood 'Color' 슈즈 라는 것도 봤다. 이름에 작은 따옴표가 세 개... 소심하게 이거 문법적으로 확실한 오류인데 괜찮냐고 물었지만 '괜찮아용~' 하며 쿨하게 넘어감. 흔히들 병신체라고 말하는 보그체를 내가 생성하고 있는듯 하여 언어학 전공자로서 약간의 괴로운 마음이 들지만 뭐 나같은 범인이야 현실에 타협하는 거지 뭐.



여튼 병신체를 계속 써줄테니 3개월 뒤에 바로 계약 연장이 되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