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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50823, 마지막 여름일 것만 같던 날-

*

작업실 HS씨랑 데이트


사우스 뱅크에 있는 르빵(Le Pain) 


난 런던와서 처음 봤는데 서울에도 있다는 거 같음..?


암튼, 빵 바스켓이랑 계란 후라이에 스모크 살몬이 같이 나온다는 걸 시켜봤는데 빵은 전골같이 담아주고 계란에 연어는 이렇게 앙증맞은 프라이팬에 담아 주었음. 오가닉 버터는 뭐 하나 시킬 때마다 계속 가져다 주었음. 

커피는 Flat White라고 우유를 넣은 건데 라떼랑 다른 점은 우유 거품이 조금밖에 없다는 정도. 커피가 근데 진짜 맛있었다. 손잡이 없는 작은 사발에다 주는 것이 특징. 

과일 샐러드도 시킴. 


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테이블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딸기 쨈, 오렌지 쨈, 그리고 화이트 초코 크림이 있었는데 화이트 초코 크림이 정말 예술이었다. 


그래도 결국 저 빵은 반 정도 남아서 싸가지고 왔다.


빵 좋아하는 사람들 오면 정말 환장할 듯한 곳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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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떠나보낸 작업실


KW 작가님은 지난 목요일로 약 6년간의 영국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아주 가버렸다. 

이 날 가서 마지막 짐 싸는 것 도와주고 택시까지 짐 옮겨주고 bye bye. 


이 작업실은 HS씨가 이어받을 예정이고 KW 작가님도 작품을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았다. 당분간 본인 작품 보관 겸 둘이서 같이 쓰게될 예정. 아주 갔다고는 하지만 11월에 있을 졸업식 때문에 곧 다시 오신다는. 


나랑 엄청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 사람의 인생에 한 챕터가 끝난듯한 기분이 느껴져서 괜히 텅 빈 작업실에 좀 앉아있다가 나왔다. 






덩그라니 남아있던 달걀 6개..


몇 주간 아무도 안 올 예정이라 내가 챙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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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아마도) 제일 큰 화방 Atlantis 방문


chan의 포트폴리오 때문에 사야할 물건이 있어 Atlantis를 방문했다. 센트럴 쪽에 위치한 큰 건물에 창고로 이어지는 듯한 입구에서 또 다시 지하로 내려가면 어마어마하게 큰 화방이 나온다. 런던 와서 화방 와보는 건 처음. 한국에서도 가끔 화방 구경하는 거 좋아했는데. 오랜만에 화방에 와서 반가웠다. 


색색깔 색연필, 마카, 물감, 포스터 칼라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 

엄청나게 큰 종이 구경도 재밌고(왜인지 진짜 모르겠지만)

쓰임새를 알 수 없는 신기한 물건들도 많아서 재밌고

화방 냄새도 좋아한다. 


그런데 결국 이 수많은 물건들 중 chan에게 필요한 물건은 없어서 그냥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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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에 하는 결혼식-

그냥 길 가다가 봤는데 성당같은 건물에 신부 들러리들이 예쁜 드레스를 입고 꽃을 들고 있었다. 너무 예뻐서 찍으려고 핸드폰을 꺼냈는데 이미 안으로 들어가버림. 한 발 늦었다. 


이런 날씨에 이런 곳에서 결혼식을 하면 정말 예쁘고 좋겠다는 생각







*

마지막 여름 날을 선사해준 토요일 


무려 29도까지 올라갔던 지난 토요일-

이거슨 이번 여름 마지막으로 뜨거운 날이 될 것 같다는 직감이! 


점심 먹고 각자 노트북 들고 나와서 지난 번에 방문했던 300년된 펍 Old Bull & Bush를 다시 한 번 찾았다. 







날씨가 좋아서 테라스 자리에 앉음.

햇살이 엄청나게 뜨거워서 chan은 좀 힘들어 했는데 나는 좋았다. 하와이 와이키키에 누워있는 기분이었음. 


각자 노트북 가져와 놓구선 펴보지도 않고 약 2시간 내내 수다만 떨다가 나왔다. 무겁게 괜히 들고 나왔음.





저 아저씨 머리 줄무늬로 탈까봐 좀 걱정되더라-






집에 가는 길에 들른 골더스 힐 공원(Golders Hill Park)-


공원 입구에 있는 카페에서 핸드메이드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을 보고 chan이 잽싸게 줄을 섬






망고랑 민트 초코칩을 사왔는데 맛은 매우 만족-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왠만큼 빨리 먹어서는 줄줄 흐를 수 밖에 없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 맛있었다.







**

공원에서 있었던 일-


저기 빨간 동그라미 안의 남성.

내가 chan이 아이스크림 사오는 걸 기다리는 동안 내 앞에서 딸 둘이랑 같이 상의 탈의하고 꺅꺅 거리면서 도망치면 잡으러 가고 같이 뒹굴고 하면서 엄청 신이 나서 놀고 있어서 눈에 띄었었다.

(비키니 입고 누워있는 두 녀성도 눈에 띄었었다. 좀 부러웠음. 나도 태닝하고 싶은뎅)






chan이 아이스크림 사오는 거 찍을 때도 옆에 계심





그리고 chan이 멀리서 담배피면서 나를 찍어주고 있었는데..






그걸 보고 달려와서 이렇게 하고 도망가심.

너무 순식간에 있었던 일이라 나는 뭔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사진 보고 알았다. 

아 정말 사진보고 웃겨서 혼났다. 

딸들이랑 유쾌하게 노시더니 우리한테도 유쾌함을 전해주고 쌩 사라져버린 아저씨- 고마워요. 다음에 골더스 힐에서 또 만나요. 









마지막 여름일 것 같던 토요일 이후로 계속 비가 오고 있다. 날씨도 쌀쌀-

정말로 마지막 여름이었던가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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