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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떠나기 전 마지막 외출
북경을 떠나기 전 마지막 주말. chan의 회사 후임으로 들어온 HS씨네 가족과 함께 만났다. HS씨는 chan보다 3주 정도 늦게 입사한 사원인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chan과 꽤 친하게 지냈다. HS씨의 부인도 '지영'이란 이름에다가 나와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라는 얘기를 듣고 정말 신기했었음. 이 부부는 우리보다 1~2살씩 어린데 벌써 9살짜리 딸이 있다는 건 더 신기한 이야기. 덴마크에서 유학을 한 HS씨는 지금 혼자 중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부인과 딸은 덴마크에서 지내고 있는 중 일주일 정도 중국에 놀러왔는데 먼저 만나자고 제안을 해주어 주말에 싼리툰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다행히 날씨도 공기도 좋았던 토요일-
이 곳이 싼리툰-
대사관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라는 얘기만 들었봤었고 처음 와봤는데 깔끔하게 잘 해 놓긴 했더라.
일본 라멘 먹고 카페 awfully chocolate 에서 지영씨와 수다 삼매경
덴마크 생활에 대한 이야기, 아이 키우는 환경 이야기, 영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은 이야기, 떠돌이 생활의 애환에 대한 공감 등등
특히 이런 떠돌이 생활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이 참 반가워서 수다가 술술 이어졌던 것 같다.
이 가족도 앞으로 어떡할지 고민이 되어 여차하면 아이를 데리고 중국으로 와야하나? 싶어 겸사겸사 방문했던 것인데
오자마자 아이가 아토피가 너무 심해지고 감기가 걸렸는데 낫지를 않아서..중국은 아니구나..했다고.
실제로 같이 만났는데 아이가 눈 주변이랑 입술 주변이 아토피 때문에 불긋하게 부어있어서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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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할까?
북경에 온지 며칠되지 않았을 때 chan이 창 밖을 보면서 '야 저기 유리창 깨질라고 한다!' 하면서 나한테 저 앞에 지나다닐 때 조심하라고 일러준 적이 있다.
떠나기 며칠 전에 집에 있다가 무심코 창 밖을 봤는데 깨져가고 있는 유리가 하나가 늘었더라.
그냥 가만히 있는데도 문 연결 고리(?) 것이 뚝 떨어지고
솜으로 된 공에 맞고도 문틀이 떨어지고 (이전 포스팅 참조)
무슨 건물들이 이렇냐고. 이렇게 조금씩 무너지는 것 아니냐고..쑥덕쑥덕
아무튼 마지막 날까지 벼룩으로 이런저런 물건들 열심히 팔고 나올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치의 미련없이 북경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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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북경-인천-마포-원주' 일정을 소화해낸 우리는 원주에 도착했을 땐 피곤으로 온 몸이 쩔어있었다. 3일만에 이불을 덮고 자는 잠은 정말로 꿀잠. (보내는 짐으로 이불을 보내버려서 우리는 약 3일 밤을 이불 없이 잤었다. 이게 그렇게 불편하고 숙면에 방해가 될 줄은 몰랐지 뭔가..)
다음 날
마침 이사를 한다는 시동생네 소식을 듣고 이사간 집을 찾아가 보았다. 둘 다 시골을 좋아해서 소원대로 시골에다가 집을 얻었다.
집안 거실에 앉아있으면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집.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며 나눈 대화
chan: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가는 것 같지 않아?
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다 아파트 사셨는데?
그런고로 나에게 이런 동네는 굉장히 신기한 곳.
그리고 다음 날 저녁에는 우리가 중국에 있는 동안 새로 오픈한 시동생네 두 번째 가게. 동경수선.
예전에 오픈한 무용담이라는 소품가게 바로 앞에 있다.
가게 앞에서부터 안쪽 구석구석까지 다 너무 이쁘고 세심하게 신경쓴 모습이 보여서 역시 의외로 센스가 있다며 감탄의 연속.
맥주 한 병에 안주는 두 개-
시동생이 개발한 안주 메뉴.
소시지도 나쁘지 않았지만 미트볼이 더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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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평가는 길
아마도 원주에서 제일 큰 서점. 북새통
영국에서 올 때 짐 정리하면서 책때문에 너무 고생을 해서 중국에는 일단 책을 한 권도 안 들고 갔었기 때문에 소설책에 대한 갈증이 좀 있었다.
이번에 용평에 가면 소설책 한 권이라도 꼭 보고 싶어서 서점에 들렀다. 여기 교보문고 있냐고 물었다가 chan의 비웃음을 샀다.
용평가는 길
처음으로 국도를 이용해서 가봤다.
확실이 고속도로와는 다른 매력이 있기는 한데 원주-용평이니까 이렇게 왔지..서울-용평 거리를 이렇게 꼬부랑 길로 더 오래 걸려서는 못 다니지 않을까 싶었다.
중간 지점쯤에서 김밥 먹고 쉬다가-
용평 도착!!
아 정말 여기는 너무 좋아. 나쁜 점이 하나도 없어. 그저 좋아. 게다가 이 의자는 정말 완벽. 이 의자에 파묻혀서 책도 읽고 논문 번역도 해야지.
용평은 푸르네-
몸도 마음도 지친 우리가 있기에 적소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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