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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은 정말 이렇게 추워도 되는 건가 싶다.
한낮에도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이 날씨는 뭐지. ㅎㅎ
복도식 아파트라 겨울밤에 물을 쪼르르 틀어놓는 것은 어느정도 익숙한데 대낮에도 그렇게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거 같다. 집에서 외투를 입고 몇 시간이나 보낸 것도 이번이 처음인 거 같다.
이 추위에 눈까지 내리다니.
이번 겨울은 정말 역대급인듯...
그래도 나는 미세먼지 많은 포근한 겨울보단 이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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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의 첫 지름
2021년 첫 지름은 아이패드 에어였다. 나의 첫 태블릿. 나의 첫 애플 펜슬.
하지만 그전에 맥북에어를 떠나보냈다는 슬픈 소식부터 전해야 할 듯하다.
2014년인가 15년 영국에서 샀던. 우리가 영국에서 밥 먹고 살 수 있게 열일 해주었던 맥북에어를 어제 당근마켓을 통해 팔았다.
사실 최근 몇 년간은 한 두달에 한 번 정도만 쓸 정도로 쓰임이 많지 않았고 몇 개월 전 카페에 갈 때 사용해보니 이제는 Pages 파일 하나 여는 것도 버거워하길래...이제 보내줄 때가 되었구나 싶었다.
올해 안으로 지금 쓰고있는, 역시 2014-15년에 영국에서 구입한 맥북 프로도 떠나보내고 M1칩 이후 버전을 탑재한 맥북 프로로 기변을 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 나온 맥북 프로 만져보니 진짜 가벼워졌더만...
영화 '스노든'을 보고 감명받아 구입한 저 스티커는 구매자가 원하지 않아 다 뜯어내고 썬크림 발라가며 팔에 알 배기도록 싹싹 지워서 팔았다.
그렇게 에어를 떠나보내고 새로온 아이패드 에어!
태블릿은 처음 써보는 거라 엄청 설레고 좋은 중이다. 애플 펜슬은 정말 어찌나 신기한지. 정말 얇게 누르면 얇게 세개 누르면 두껍게 그려지는 이 손맛...어쩔 것이야. 게다가 글씨를 쓰면 인식하는 기능도 있다. 아직 한글은 인식을 못 해서 너무 아쉽지만...만약에 한글까지 인식한다면 키보드가 없어도 나에겐 충분할 거 같다.
또 하나 좋은 건 애플티비를 1년동안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거...
무료 구독 누르고 제일 먼저 보기 시작한 건 Ted Lasso. 처음 들어봤는데 애플 티비에서 엄청 밀어주는 프로그램같아서 보기 시작했다. 근데 너무 재밌어...
오랜만에 안 잔인하고 안 자극적인데 너무 재밌는 드라마다.
이건 저 요망한 애플 펜슬 사용해서 그린 로엔.
아! 물론 사진을 대고 그렸다 ㅋㅋㅋㅋ
그래도 너무 만족스러워!!! 너무 그럴듯하잖아!!!
아직 채색은 어려워서 못하고 있다. 유튜브로 강좌 몇 개 찾아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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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랑
나와 chan은 우리 동네를 매우 사랑하는 편인데 최근 그 사랑이 더 커지는 일이 생겼다.
집 앞 영화관 건물에 노브랜드 버거가 들어온 것!
처음 이 동네 이사왔을 때 마트 2층에 KFC가 있어서 꽤나 좋았었다. 밤 9시 이후에 치킨 1+1인 것도 몇 번 이용하기도 했고...둘 다 KFC 버거도 좋아하는 편이라 엄청 만족스러웠는데 얼마 못 가 KFC가 문을 닫고 모스버거가 들어왔다....모스버거라니...한 번도 가보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은 곳인데...서울 시내에 찾아봐도 잘 있지도 않은 햄버거집이 왜 하필 우리집 앞에....라고 생각하면서도 기회를 주고 싶어 한 두번 먹어봤는데 별로...
근데 다들 비슷한 입맛인 건지...한 2년 버티는가 싶더니 또 모스버거가 사라지고...이번엔 롯데리아가 들어왔다.
모스버거보단 낫지만...그래도 좀 아쉽다...하고 있었는데...
노브랜드 버거라니! 너무 좋잖아!! 하곤 한 달 새 벌써 세 번인가 사 먹었다. 오리지널, 시그니처, 메가바이트 다 괜찮고 감자 튀김은 좀 두툼한 편인데 맛있다. 치킨 너겟은 그저그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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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노브랜드에서 포장해서 나오는 길에 유모차를 끌고 가는 한 가족을 봤는데 남편이 유모차를 끌고 앞장서서 걸으면서 노브랜드 버거가 들어왔다니까!! 하면서 들뜬 표정으로 막 설명을 하고 뒤에 따라오는 와이프는 아 그래? 하는 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너무 웃겼어 ㅎㅎ
아무튼 역시 우리 동네 좋은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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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틀고 불멍
세상에...
세상이 이렇게 좋아지다니.
유튜브로 벽난로를 검색해서 틀면 벽난로 없는 집에서도 불멍을 할 수 있대서 해봤는데 진짜였다. 그리고 너무 만족도가 높아!
영상에 따라 연주 음악이 나오기도 하고 그냥 불 타는 장작 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 나는 장작 소리가 좋아서
이번 겨울 숱한 밤을 이 영상과 함께 보냈다. 원래 벽난로 있는 집에서 사는 게 로망이었는데 이 영상 덕분에 너무 쉽게 로망을 이뤘다. 이제 단독 주택을 가더라도 굳이 벽난로를 살까 싶을 정도로...관리가 어렵고 연기도 날테지만 감성 때문에 사고싶은 거였는데 이걸로도 충분히 감성이 만족되니...
참고로 넷플에도 벽난로 영상이 있더라.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말로 장작에 처음 불이 붙어서 타들어가는 걸 실시간으로 찍은 영상이라 좀 더 리얼 불멍하는 느낌이 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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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먹은 것들
마트에서 파는 랍스타.
맨날 한 번 사볼까사볼까 하다 비싼 건데 망할까봐 못 사고 지나가다가
이번 크리스마스때 어차피 밖에도 못 나가고 집에서 해먹어야하는데 한 번 사볼까? 한 번 망하면 망하는 거지 뭐. 안 그럼 평생 못 해볼 거야.
하고 용기를 내서 사봤다.
사겠다고 말하면 아줌마가 와서 살아있는 랍스타를 건져서 15분 정도 찜통에 넣었다가 준다.
그걸 집에 가져와서
몸통을 반으로 잘라(근데 어어어어엄청 딱딱하다. 큰 칼로 있는 힘껏 해도 자르기가 힘듦...유튜브 공부가 더 필요한 거 같다.)
버터랑 다진 마늘 듬뿍 발라주고 오븐에 넣어서 구우면
버터갈릭 랍스타가 되어서 나온다.
예상보다 살이 엄청 실했다.
근데 조금 질겼어...다음에 살 땐 스팀을 10분만 해달라고 말해봐야겠다.
그래도 둘이서 맛있게 싹싹 긁어가며 다 먹었다.
집에서 만들어본 크로플
냉동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기계에 넣고 구웠더니 손쉽게 완성. 이건 뭐 맛있지...맛 없을 리가 있나...
오후에 메이플 시럽 뿌려서 홍차랑 먹으면 소소하지 않은 엄청난 행복.
이건 새로운 메뉴는 아니지만...
거실에서 인덕션으로 고기를 구워가며 먹는 건 우리가 결혼하고 두 번째인가 할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고...
이번에 먹어보곤 너무 맛있어서
이 온사방에 튀기는 기름을 어떻게 해결해야 더 자주 이렇게 판을 벌리고 먹을 수 있을까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든 저녁이라 올려본다.
갈비살이랑 냉동삼겹을 준비하고
이렇게 판을 벌여서 구워 먹었는데
냉동삼겹이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ㅎㅎㅎ
아 근데 아무리 바닥에 뭘 깔아도 이삼일 바닥이 미끌거리는 건 어찌해야하나. 그리고 분명 TV에도 엄청 튀었을텐데. 그건 어떻게 막을 수 있나. 정말 고민이다...역시 주택인건가...요즘엔 마당같이 널찍한 테라스 하우스도 좋아보이더라.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라도 이사를 해야하나 싶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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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로엔
겨울철 난로 앞자리의 달콤함을 제대로 알아버린 로엔.
이제 난로 틀면 그 앞이 자기 자리려니...하고 턱 가서 눕는다.
낮에는 구스 이불과 이불 사이 가장 부드럽고 따듯하고 좋은 곳을 파고 들어가서 자고...
츄르도 거의 매일 먹고...
니 삶이 제일 좋아보인다 로엔.
계속 이렇게 살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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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그렇게 일이 많더니
이번주는 내내 프리했다.
그래도 뭐 집콕하면서 노트북하고 밥 해먹는 건 비슷하다. 조금 더 느긋하게 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
그나저나 오늘도 어느 집의 집수리 소리가 들리는구나.
나는 우리 동네를 사랑하지만...지금 사는 아파트는 입지 말곤 불편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주차부터 시작해서...
그 중 정말 큰 단점 한 가지는 거의 일주일에 한 번꼴로 집수리 소음을 들어야 한다는 거다. 집수리 소음 아니면 사다리차 소음...
이게 왜 이런 것인가...생각해보니
평형이 작은 아파트라 한 건물에 가구 수가 많아서다.
지금 내가 사는 건물엔 140 가구가 살고 있다. 당연히...3-40 가구가 사는 건물보다 수리도 잦고 이사도 잦을 수밖에...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자주??? 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하다. 특히나 최근엔 소음을 피해 카페로 갈 수도 없어 정말 힘들었다.
근데 뭐 답이 없다...
한 건물에 더 많은 사람이 살수록 질이 떨어지는 걸 어쩌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요즘 재건축할 때 건설사들이 용적률을 높이려고 애쓰는 게 정말정말정말 싫다.
가구 수 50 미만인 곳으로...아니면 단독 주택이나 타운하우스로(고기 구워먹으려는 게 아니고 삶의 질 때문에)...이사하고 싶지만...
앞으로도 몇 년은 이 아파트에 살게 될 것 같아...
아무튼 날도 춥고 코로나로 흉흉해도 다들 무탈하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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