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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01207, 10월 말에 올릴 줄 알았던 포스트

이제서야 올려보는

10월 말에 올리려던 포스트

 

*

10/28-29 가평 여행

 

이전 포스트에서 말했던 독채 펜션을 다녀왔다. 이름은 더스테이힐링파크. 여기는 독채 펜션, 가든 두 개, 카페, 식당, 그 외 편의 시설 몇 개(무인 편의점과 군것질 거리 파는 작은 가게들)로 이루어진 마을같은 곳이다.

 

아직 가을이 한창이던 때. 

내가 운전을 하고 chan이 조수석에 탔는데 은행나무 노랗게 물든 거 예쁘다 예쁘다 말만 하길래 

말만 하지 말고 사진 좀 찍으라고 했더니 찍어 주었다. 그렇게 건진 사진.

 

 

그렇게 가을 풍경 감상하며 펜션 도착.

깔끔하고 예쁘고 따듯했다. 전 주에 다녀온 캠핑장이랑은 비교불가. ㅎㅎㅎ 우리는 정말 왜 캠핑을 해보자고 했을까...

복층이고 1층에 방, 화장실 1개, 2층은 트윈 침대 두개가 있어서 총 4명이 사용할 수 있는 방이었다.

작은 냉장고 하나랑 전기 포트가 있고 취사는 할 수 없다.

 

나무랑 풀이 우거져서 마당같은 느낌의 테라스가 있었는데

너무 맘에 들었다.

 

밤에는 별 보면서 녹차 아이스크림에 위스키 한 잔 하고

 

아침엔 잠옷 바람으로 나와서 스트레칭도 쭉쭉하고. 

 

 

더스테이힐링파크에는 두 개의 정원이 있다. 플라워 가든과 와일드 가든.

일반인은 입장료를 내야하지만 숙박객은 공짜로 이용할 수가 있다.

 

우리는 플라워 가든부터 갔는데

여기는 가벼운 가든 산책이라기보단 하이킹에 더 가깝다. 이런저런 꽃밭을 지나면(수국이 아주 많던데 다 져버린 상태라 아쉬웠다.) 이렇게 울창한 나무 숲 길을 제일 많이 걷게 된다. 처음 티켓을 받을 때 지도를 주는데 거기 쓰여있는 것을 보면 비밀의 연못, 독서당, 목책가든 등등 컨셉을 잡아서 중간중간 벤치도 놓고 조각물도 좋고 책을 가져다 놓은 작은 유리 건물도 있고 그렇다. 물론, 책들은 관리가 되는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즐겁게 산책할 수 있는 곳.

 

그 중에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알파카다. ㅎㅎㅎㅎ 

안녕. 니가 알파카구나. 나는 너를 남미까지 가야지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서 보다니 너무 반갑다.

어쩜 그렇게 인형같이 새초롬하니.

 

참고로 알파카랑 같이 사진을 찍으려면 옆이나 앞에 서야 한다고 한다. 뒤에 서면 발로 차일 수 있다고.

 

알파카 있는 곳 옆에는 닭도 있고 앵무새도 있는데

닭들이 막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벤치에도 올라가고 테이블에도 올라가고 여기저기 그냥 막 너무 자유로움. chan은 뒷걸음질 치며 거리를 두다가 결국 이제 그만 가자며...

 

사전 조사를 많이 하지 않아서 플라워 가든 산책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될 줄 모르고, 얼른 다 보고 와일드 가든까지 보고 와야지 했는데

플라워 가든을 빠져나오니 약 2시간이 지나 있었다. 해도 져가고 배도 고프고 더이상은 걷기도 힘들어서 와일드 가든은 과감히 포기했다. 저녁도 어디 나가서 먹을까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내부 시설인 나인블럭 키친에서 먹었다. 큰 기대 안 했는데 맛있어서 신나게 먹고 숙소로 돌아가서 씻고 쉬다가 잠. 잘 때는 너무 더워서 몇 번 깼다. 난방을 줄였는데도 너무 덥더라. 뭐가 문제였는지 모르겠답. 

 

와일드 가든은 다음날 체크아웃하고 둘러봄. 여기는 30분이면 다 보더라.

 

다음날 아침도 내부에 있는 나인블록 카페에서 해결했다. 

이 때만 해도 카페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그랬네...

 

 

여기 카페가 엄청나게 큰데 한 구석에는 옷도 팔고 신발도 팔고 또 카페와 연결된 널찍한 공간에는 빈티지 가구가 진열되어 있었다. 이런 거 구경하는 건 정말 재밌지. 판매도 하는 거 같던데...그보단 일단 구경.

 

신기한 게 정말 많았다. 이런 휘황찬란한 거울이랑, 장식장도 많았고 테이블과 의자도 있었고 등등...

 

그 중에 제일 사고싶었던 것? 사서 집에 가져와도 정말 용도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던 것?이 바로 이 벽걸이 전등. 

너무 이뻤어...

하지만 이런 충동 구매는 좋지 않아...라고 마음을 다잡고....가격표를 보고 마음을 더욱 굳히며....사진만 찍었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올게...

 

이렇게

더스테이힐링파크에서 1박 2일을 아주 자알 보내고 돌아왔다. 근데 여기 이름이 너무 어려워. 입에 착착 붙지가 않네. 더 스테이 힐링 파크. 이름에 너무 많은 걸 다 넣으려고 한 것 같다. 암튼 우린 굉장히 만족스럽게 시간을 보내고 와서 계절별로 계속 와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산 속에 있기도 하고 가든도 있어서 계절감을 느끼기 아주 좋은 곳. 겨울에 설경보면 너무 좋겠다만...그건 운이 따라줘야겠지. 

 

 

 

*

뜨개질

 

뜨개질은 열심히 계속 진행 중이다. ㅎㅎ

손을 계속 움직이면 뭔가가 만들어진다는 쾌감이 너무 좋고

예쁜 실이 너무너무 많다는 게 큰 매력이다.

 

그러다 정보를 좀 입수하기 위해 카페 두 곳에 가입했는데...난 정말 몰랐다. 뜨개에도 수많은 장비가 있고 수많은 실이 있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블프 세일을 기다리며 실을 쓸어담고 그 정보를 공유하며 바늘 세트를 구비하고 서로 장단점을 나누는 이런 세상이 있는 줄. 허 참...

 

그리하여...뜨개도 역시 장비빨이란 깊은 깨달음을 얻고...

처음으로 대바늘 세트를 구매했다.

 

니트프로의 진저 스페셜이란 제품. 

안타깝게도...뜨개는 장비빨이란 말을 온 몸으로 증명하는 물건이라....역시 앞으로도 계속 장비빨을 세워야겠단 다짐을 아니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걸 쓰기 전엔 500원짜리 나무 바늘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좋은 게 다르군! 하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기도 했다.

스틸 바늘도 많이들 쓰던데...그건 어떨지 너무 궁금하고 막 그렇네...

 

좋은 바늘로 신나게 뜨면서 완성한 비니.

좋은 실은 아닌데 그라데이션 들어간 색도 이쁘고 연습삼아 뜨기 좋을 것 같아 해본 아이템인데 다행히 chan이 잘 쓰고 다닌다.

 

그리고 11월에도 열심히 뜬 스웨터...중간에 세 번 정도 푸르고 다시 뜨느라 

마음이 무거웠던 스웨터....

 

계속 푸르고 또 뜨고...하다보면

로엔도 와서 졸고...

 

그러다가 마음을 달래줄 새 스웨터도 사고...

 

비니 뜨고 남은 실로 chan 수면 양말도 뜨고...

 

**

chan이 넉넉한 사이즈의 수면 양말은 원했어서...정말 큼직하게 만들었더니

이게 무슨 거인족 양말인가 싶은 그런 양말이 나왔다. ㅋㅋㅋㅋ

어쨌든 양말 모양이고, 어쨌든 신을 수 있으니 된 거 아닌가. 

 

양말 뜰 때도 함께하는 로엔.

 

중간에 도대체 이게 얼마나 큰 건가 싶어 내가 신어봤더니 이런 모습...

 

발 통통한 chan이 신어도 이렇게나 크다. 다행히 벗겨지진 않음...발차기를 막 팍팍하면 벗겨짐...

 

한심하단 표정으로 보이는 로엔...

왜뭐왜 내가 만든 양말이 어때서.

 

이 양말이 별로라서는 아니고...그냥 다음 번엔 좀 맞는 사이즈로 다시 해달라는 chan의 추가 요청이 들어왔다.

아무튼 이렇게 양말까지 한 쌍으로 다 뜨고나니 이제 다시 스웨터를 해야 할 시간.

 

열심히 인고의 시간을 거쳐 뜨다보니 11월 말에 드디어 완성을 했다.

아....너무 뿌듯해.

정말 보람차다.

기쁘다.

 

자세히 보면 물론 좀 엉망이고 뜨다가 매듭 지어놓은 것도 막 보이고 그렇지만

내 손으로 떴다는 사실 때문인지 그저 예쁘고 좋더라. 

 

착용하면 이런 모습.

 

맘에 든다. 벌써 몇 번 입고 밖에 다녀봤는데 아주 좋다. ㅎㅎㅎ

 

이제 곧 두 번째 스웨터를 시작할 것 같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뜰 수 있기를.

 

 

*

10월 27일 기념일

 

당일에 다녀온 파크뷰.

공기가 최악으로 안 좋았던 날이었다. 좀 일찍 도착해서 로비에 앉아서 기다림.

 

창가 자리는 한 달 전에 예약해도 있을까말까 한단 말을 들었는데 참말이었다 ㅎㅎ 

약 2주 전에 예약한 우리는 그냥 보통 자리.

 

2시간 넘게 앉아서 최대한 구겨 넣으며 먹었는데도 집에 오니까

양갈비, 안심 스테이크, LA 갈비 더 먹고 올 걸...싶더라.

 

음식 퀄리티야 뭐 당연히 너무 좋았고 맛있는 것도 진짜 많았는데 '부페'라는 것 자체가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또 갈까 싶은데...

양갈비, 안심 스테이크, LA 갈비를 같이 다 먹으려면 여기 오는 수밖에 없는 거 같기도 하고...

결정을 못 하겠다..

너무 어려워...

아무튼 파크뷰 가는 분들...

양갈비, 안심 스테이크, LA 갈비 한 번씩 더 먹고 오세요. 더이상 못 먹을 거 같아도

한 번씩 더 먹으세요...

 

 

*

11월

 

 

몽환적으로 시작했던 11월.

 

**

11월은 자고로 노동의 달이다.

원래 하던 M사 일이 11월 중순이 되면서 바빠졌고...새로운 일인 L사 일도 간헐적으로 있어서 

어떤 날엔 투잡으로 일을 해야했다. 휴...열심히 했어...

 

M사 일을 하다가 캐시미어 원피스가 예뻐 보여서 chan에게 보여줬다.

이거 이쁘지? 여기 터틀넥도 이쁘고 캐시미어 바지도 이쁘다...하면서 수다를 떨었는데

 

이 원피스 정보를 찾아보던 chan이

이거 정말 너무하네!!!! 이 모델이 177인데 원 사이즈를 입었다고???? 아니 그럼 너같은 애는 어떡하라는 거야??? 어??? 

177이 입었는데도 발목까지 오면 넌 어쩌라고. 땅에 질질 끌고 다니라고? 이 비싼 캐시미어를 자르라고? 어??

 

일반인에 대한 감각이 너무 떨어진다며...물론 너는 일반인보다도 좀 작긴 하지만...하면서 너무 화를 내더라...

난 괜찮은데...안 사면 되는데...

 

 

 

**

새똥같은 놈들

 

평소 잘 대지 않는 곳에 주차를 해놨는데

하룻밤 새 이렇게 새들한테 테러를 당했다...세상에.....

이게 뭐야...

 

어우 짜증나!!!

 

혼자서는 세차하러 잘 안 가는데(주유소 세차장 들어가는 게 까다롭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코스트코 갔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집에 오는 길에 혼자 주유소에 들러서 자동 세차를 했다. 

긴장하긴 했지만 그래도 성공적이었음.

 

세차 후

사실 자세히 보면 창 틀에 아직 찌꺼기(?)가 남았지만...일단 급한대로 만족. 

아무튼 이 새똥같은 놈들아...덕분에 혼자 자동 세차 하면서....운전자 경험치 쌓았다...고오맙다.

 

 

 

*

해리포터 사랑

 

난 분명히 해리포터 덕후인데 우리집엔 한국어 영어 모두 완결까지 있는 게 없어...때문에 몇 년 전부터 완결까지 모으는 걸 어느 버전으로 할까 고민했는데

이번에 일러스트 버전 50% 할인하는 걸 보고 그냥 질렀다. 

한국어로는 지금 chan이 읽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한 권씩 사면서 다 모으게 될 것 같고

이 일러스트 버전은 할인할 때마다 몇 권씩 사지 않을까 싶다. 이게 아직 4권까지밖에 나오질 않아서 다 나오려면 몇 년은 걸릴듯. 

새로 산 기념으로 다시 읽어봐야지...동화책 보듯이.

 

 

*

통밀 식빵과 당근 라페

 

11월에는 통밀 식빵을 자주 만들었다. 열흘에 한 번은 만든듯...제빵기를 산 보람이 있지 뭐야...

 

이렇게도 만들고

 

저렇게도 만들고...

 

 

당근 라페는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한 번 만들고는 너무 맛있어서 연속으로 세 번 정도를 더 만들었다. 샌드위치에도 넣고, 샐러드에도 넣고, 피자나 파스타 먹을 때도 같이 먹을 수 있다.

건강한 맛인데 너무 상큼하고 맛있어.

통밀 식빵에 크림치즈 바르고 햄 올리고 당근 라페 올리면 너무 훌륭한 점심.

 

 

처음으로 좋은 올리브 오일을 사봤다.

고메 494에 있는 마트에서 샀는데 맛있어...이거 사러 한남동엘 또 가야하나 싶다. 

비싸서 아껴먹고 싶었지만 한 번 뜯은 건 빨리 먹는 게 좋다고 하여 아끼지 않고 열심히 먹었더니

1달 반만에 1/5 정도밖에 안 남았다.

 

올리브 오일 좋은 걸 샀더니 같이 따라오는 게

샐러드 자주 먹게되더라.

이거 먹으려고 샐러드를 하게 되고, 샐러드에 뿌리니까 진짜 맛있어서 또 더 자주 먹게 되고. 병 라벨이 예쁜 건 덤...

 

 

 

*

두 번째 무쇠팬

 

이번에는 롯지로 사봤다. 6인치로 아주 아담한 사이즈. 계란 후라이 1개 하면 딱 들어맞는 크기다.

이걸 산 이유는 견과류같은 거 굽고, 샐러드용 마늘 튀기고, 감바스 만들어 먹을 때 쓰면 좋을 거 같아서...

 

 

그리고 롯지 무쇠팬 검색했다가 알게된 더치 베이비도 해보았다.

반죽을 넣고 오븐에 구우니 정말 이렇게 부풀어 오르더라.

 

 

 

보통 블루베리나 딸기 올리고 그 위에 슈가파우더를 뿌리던데

난 집에 생크림이 있어서, 어머 너무 잘 어울리겠어! 하고 야심차게 생크림을 얹었다가 이 사단이 났다. ㅎㅎㅎㅎ

 

아니 좀만 생각해보면 예상 가능한 일인데

왜 이렇게 멍청하게 굴었을까...

 

어쨌든 아담한 롯지 무쇠팬 6인치도 아주 잘 쓰고 있다. 그 이후로 스켑슐트 소스팬까지 구입하여 순식간에 무쇠 팬을 3개나 갖게 되었다...보고만 있어도 뿌듯한 것이 좋다는 게...나의 문제.

 

 

*

아보카도 씨앗

 

몇 개월 전에 아보카도 씨앗을 수경 재배하여 키워보려다 실패하고

다시 시작했는데

 

얘네가 생각보다 잘 자란다.

수경 재배하다가 뿌리도 나고 줄기도 좀 나길래 화분으로 옮겨 줬는데 조금씩 싹이 나더니 

 

 

잎이 나더라...

너무 신기함.

 

지금은 이 것보다 잎이 더 널찍널찍하게 자랐다. 

chan이 이걸 보더니 앞으로 뭐 먹고 씨 어떻게 버리냐고...다 이렇게 클 수 있는 생명인데...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또 별 고민 없이 잘 버리면서 먹고 있다.

 

 

적어놓고 보니 10월 말부터 11월까지도 뭐가 잡다하게 참 많았네. 늘 그렇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