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짧게 다녀온 여행
이번에야말로 남해를 가보고싶었는데
강릉으로 이사한 시동생네 집을 가본다 가본다 한지 1년이 다 되어가기도 하고
조카들도 오랜만에 보고 싶었고
겸사겸사 원주도 가보면 좋겠다 싶어서
이번에도! 강원도를 가게 되었다.
강릉과 원주 사이 2박 3일 일정으로 넣은 파크로쉬가 그나마 이번 강원도 여행을 색다르게 만들어준 곳.
'리조트 & 웰니스'라는 타이틀을 달고 요가 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기에 기대가 많았다.
가는 길부터 푸릇푸릇
한국은 어딜 가나 산을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온통 산으로 둘러쌓여보긴 또 처음이었다.
이 느낌이 참 좋더라.
오른쪽도 산
왼쪽도 산
이 산을 지나면 또 다른 산
산으로 둘러쌓인 길을 따라가다보면 나오는 파크로쉬는...
당연히
주변에 뭐가 없다.
이렇게 산 속에 콕 박혀 있으니 관광지의 유혹에서 벗어나
요가며 명상이며 수업도 듣고 별도 보기 좋은 곳.
외관은 기대에 못미쳤지만.
방은 깔끔 넓직-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레몬향이 화악 나는데 굉장히 상큼하고 좋았다.
뷰는 당연히 산
2박 3일 있는 동안 우리는
요가 두 번 명상 한 번을 들었고
사우나가 너무 좋아서 수시로 들낙거렸고(이틀동안 방에서 샤워를 아예 안 했다. 사우나에서 쉬다가 씻고 방으로 돌아왔음.)
루프탑에서 별도 봤고
인도어 풀에서 3시간 정도 제대로 놀았고
아웃도어 풀은 잠깐 들어가보기만 했다.
*
첫째 날
오후에 있던 요가 수업(숙암 요가)
강사의 멘트가 좀 별로였는데 길기까지 해서 으잉? 했지만...
시퀀스는 난이도가 낮으면서도 괜찮았단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탁 트인 창을 앞에 두고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헬스장은 구경만-
로잉 머신 잠깐 해봤는데 역시 매력있다고 생각했음.
밤에는 루프탑에서 별을 볼 수 있었다.
별이 잘 보일 수 있도록
루프탑엔 조명이 하나도 없어서 핸드폰 불빛 바닥으로 살살 비춰가며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아!
근데 하늘 보자마자 감탄이!
나 이런 별 정말 처음이라고!
쏟아질 듯한 별은 아니지만
서울에서만 살아온 내가 감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많은 별이 보였다.
정말이지 너무 신기하네.
별이 이렇게 가까웠나.
그렇게 한동안 목이 꺾어져라 별을 보고 또 보고
북두칠성 풀 멤버 모두 찾고
북두칠성 말곤 아는 별자리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사우나로 마무리
*
둘째 날
아침 먹기 전에 리조트 한 바퀴 산책하고
조식 먹으러 1등으로 입장
조식 사진
조식 총평
빵 종류는 솔직히 그저그랬고
커피도 막 맛있진 않았다.
그럼에도 벌꿀집은 인상적이었고
연어랑 요거트 곤드레밥 초당두부 낙지젓 등은 굉장히 신선하고 맛있었다.
이 정도 조식 나오는 곳이 집 근처에 있으면
자주 가고싶을 정도.
커피 테이크아웃 해서
아웃도어 풀 옆에 앉아서
쉬엄쉬엄
조식 마무리
아침 먹고
명상-
숨쉬기에 대한 것
내 몸의 지극히 단순한 자극(발바닥과 바닥이 만나는 느낌 같은)을 느껴보는 것
명상을 몇 번 시도해봤던지라
새롭진 않았는데
그래도 누가 안내를 해주니 좋더라.
명상으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인도어 풀에서 놀았다.
수영도 하고 사진도 찍고
약 20분 정도
사람들 다 나가고 우리만 있을 수 있어서 좋았음.
우아하게 '호텔 수영'을 하고 싶다는 chan은
발차기가 너무 우아하지 못하게 경박하여
여기저기 물이 너무 많이 튀는 관계로
특훈을 해보았지만
2시간이란 짧은 시간과
야매 강사인 나의 지도로는
약간 감을 잡은 것 같다는 알쏭달쏭한 상태로 훈련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저녁엔 또 요가 수업(카밍 요가)
개인적으론 전날 남자 강사보다
이날 여자 강사가 더 좋았음.
운동 강도도 이 날이 좀 더 높았는데
chan은 무려 근육통이 왔을 정도.
정선읍에서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저녁은
호텔 1층에서 파는 화덕 피자로 가볍게 요기.
깔끔하고 건강한 맛
이건 무려 '비타민 B-12 스무디'
맛있었지만
피자와 맞먹는 가격이었으므로
천상의 맛이었다해도
당연히 그래야지 라며 냉담했을 것이다.
둘째 날 저녁도 역시나 사우나에서 마무리를 했다.
*
셋째 날
역시나 아침 산책
조식은 메뉴는 몇 개가 바뀌어 있더라.
순두부 대신 김치찌개, 고등어구이 대신 연어구이, 단호박 스프 대신 옥수수 스프 정도.
바뀐 메뉴 확인해가며 또 한시간 반 정도를 꽉 채워 아침을 먹고
야외 자쿠지 쪽에 그늘진 선베드가 있길래
거기 앉아서 각자 책을 읽었다.
이 얼마나 휴양지에 어울리는 책인가 감탄하며.
그렇게 타인의 고통으로 마무리지은 파크로쉬 일정.
(이 책 근데 번역이 너무 엉망이고 내용도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라 실망하며 읽는 중...)
*
총평
요가나 명상 수업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는데
사실 기대에 미치는 수업은 아니었다.
너무 극초보자를 위한 수업이었다는 것과
큰 스튜디오 하나가 가득 찰 만큼 늘 사람이 많았는데
보조 강사 없이 강사 하나로 수업을 하는 게 조금 실망스러웠다.
인도어풀은 딱 봐도 너무 작아 보여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이용할 땐 사람이 많지 않았고
심지어 2-30분 정도는 우리 둘이서만 사용할 수 있어서
굉장히 즐겁게 보냈다.
(이건 복불복일듯)
사우나는 사진을 찍지 못해 잘 느낄 수 없지만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었다.
갈 때마다 사람도 거의 없었고
물도 깨끗 건식 사우나도 깔끔
창을 열어 놓고
노천탕 느낌으로 있을 수 있는 곳도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어떻게 관리하는 건지 궁금했음.
조식도 생각보단 맛있었고
저 정도면 종류도 나름 다양했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하이킹 코스나 산책 코스도 있다고 하여 가보고 싶었는데
아침 저녁으로 수업 듣고 밥 꼬박꼬박 챙겨먹다 보니
그럴 시간은 안 나더라.
푸욱
쉬는 것을 컨셉으로
그것에 충실한 프로그램과 시설로 되어 있는 건 참 좋았다.
주변이 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다만 쉬는 스케줄이 빡빡하다 해야하나 ㅋ
기왕 간 거
요가도 해보고 싶고
수영도 하고 싶고
주변에 산책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려고 하니
푹 쉬다 왔는데
쉬느라 너무 힘들었어 ㅋㅋ
물론 앞뒤로 강릉/원주 일정이 빠듯했기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암튼
난 한번 더 가볼 의향이 있음.
한번 더 가면
좀 더 잘- 쉬다 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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