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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힘든 이유
써놓고 보니 웃기다. 야근이 힘든 이유라니. 야근이 힘든 건 당연한거지. 내가 말하려고 했던 건, "나에게" 야근이 "유독" 더 힘든 이유.
그 이유는 이런 것 같다.
야근을 하는 시점부터, 그러니까 하루 8시간 근무가 넘어가는 시점부터,
"아씨, 오늘 야근인가?"
"아놔..집에 언제가?"
"아..힘들어.."
"메일 읽기 싫다.."
->요기까진 다들 비슷한 거 같음. 근데 그 담부터 슬금슬금 이런 생각이 든다는 거지.
#1
"아니, 근데 내가 왜 이렇게 괴롭게 앉아 있어야 하지? 집에도 못 가고? 응? ㅅㅂ 이게 뭐라고! 야, 너 사장이랑 이사, 너네, 지네 배 불릴라고 우리 ㅈㄴ 부려먹는 거잖아! 안 그래? 이사 ㅁㅊㄴ아, 사람 개고생 시키고 맨날 한다는 말이, "어~이거 실수하면 안돼!" "어어~힘들지?, 좀만 참아, 담주에 맛있는 거 사줄게." ㅁㅊㄴ, 맛있는 거 개나줘 이년아. 맛있는 걸 사주지 말고 돈으로 달라고 이 ㅆㄴ아. 아 ㅅㅂ ㅈ같네. 야, 그리고 맨날 야근하면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져서 맛있는 거 사줘봤자 소화하기 힘들어서 더 힘들거든? ㅆㅂㄴ아?"
#2
"진짜 이 썩어빠진, 빌어먹을 사회. 이 그지같은 노예들! 아 ㅆㅂ!!!!! 도대체 이렇게까지 기업이 횡포를 부려도 되는거야? 기업과 개인과의 힘의 차이가 너무 심하잖아. 도대체 이 야근에 분노하지 않는 다른 인간들은 뭐임? 그 때 저 과장도 그랬었지."어쩔 수 없잖아, 일이 그렇게 들어오는 걸", "급하게 끝내야 하는데 어떡해..", 그래..우리 나라는 맞는 사람이 때리는 사람 주먹 아플까봐 걱정해주는 나라지...ㅆㅂ 아놔, 근데 그런 노예근성으로 살아가는 ㅂㅅ들 때문에, 왜 나까지 힘들어 해야 하는거냐고. 나는 정말이지 요만큼도 이딴 그지같은 야근 생활이 괜찮지가 않다고!"
#3
"도대체 이 사회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임? 그래, 친일파 숙청부터 했어야 했어. ㅆㅂ, 언젠간 할 수 있을까? 난 부정적이다..하아..."
#4
"삶이 이모양인데, 누가 시위나 혁명 따위에 관심을 갖고 열을 올리며 참여할 수 있겠어? 하루하루 근근히 버티는데. 이걸 알고 더 부려먹는 게 분명해. 쉴 틈을 주면 불평불만이 터질까봐. ㅈㄴ 교활한 새끼들. 지금 나도 거기에 놀아나느라 소중한 내 시간을 여기서 쳐 보내야 하는거고. ㅆㅂ"
이 생각들이 정말로 야근을 할 때마다!! 한 번도 빠짐없이 두 세 바퀴씩 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너무 지치는 거 같음...근데 어쩔 수가 없다. 정말로 야근을 할 때마다 너무너무 화가 난다.
오늘도 야근하고 와서 빨리 씻고 잘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화가 안 풀려서 분노의 블로그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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