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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40924, 블로그 이름 변경, 런던 3주차 근황, 몬모스 커피, 뜨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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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름 바꿨다.


사실 이 블로그 처음 만들었을 때..in Seoul을 붙인 것은 의도적이었다. 이 부분을 다른 도시로 바꿀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었다. 근데 그 날이 정말로 왔네. 기적같은 일이다. 감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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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3주차 근황


계속해서 하는 말이지만 내 집이 없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하게 불편한 일이다. 


방에서 주방에 나가는 것 조차 마음의 부담이 되고 양송이 버섯을 볶은 것이 지금까지 한 최고의 요리다. 대부분은 만들어진 요리를 사다 데워 먹고 있다. 그런데도 요리 냄새가 집 안에 퍼지는 게 신경쓰이고 프라이팬과 접시 달그닥 거리는 소리가 너무 조심스러워 마음이 편치 않다. 샤워를 평소보다 훨씬 짧게 하는데도 혹시나 밖에서 누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며 초조하고. 방은 우리만의 공간이라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 보내긴 하지만 제대로 된 책상과 의자가 없으니 거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낸다. 책을 봐도 인터넷을 해도..뭘 해도 침대에서 이루어지니까 자꾸 늘어지고 활력도 별로 없고. 또 컴퓨터도 아직 노트북 하나밖에 없으니 둘 중 한 명이 사용하면 다른 한 사람은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하거나 책을 보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게다가 지금은 학기가 막 시작하고 있는 중이라 chan의 일이 우선이고 더 중요하니까. 나는 좀 붕 뜨게 애매한 시간을 보낼 때가 정말 많다. 억울한 것은, 지금 우리집에 들어갈 수만 있으면 이렇게 붕뜨는 시간 없이 집안 셋팅하고 청소하고 정리하는 데에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을텐데. 그리고 적당한 파트타임 일이나 프리로 번역일 같은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지 본격적으로 알아볼 수 있을텐데. 뭔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아 뭔가 기분이 나쁘다.


근데 옛날 20달 때 캐나다 어학연수 갔을 때를 돌이켜보면 우리말로 치면 '하숙'과 같은 형태인 홈스테이를 하며 지냈는데도 지금처럼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았고 심지어 같은 또래의 옆방 아이들과 금방 친해지기도 했었는데. 나의 변한 모습을 실제로 목격하니까 신기하다. 아마도 그 땐 불규칙한 생활의 매력에 빠져 있었고, 새로운 것이 무조건 좋고, 반갑고 신선하고..그랬다면 지금은 익숙함과 안정적인 생활 패턴이 더 좋아졌기 때문인듯. 아마도 나이를 먹은 것과 큰 관계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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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모스 커피(Monmouth Coffee)


런던에서 유명한 커피 전문점 중 한 곳인 몬모스 커피. 런던에 총 세 개의 매장이 있는데 그 중에 벌써 두 군데를 다녀왔다. 커피맛은 정말 훌륭하다. 향이 풍부하고 신선하다. 스타벅스보다 조금 비싼 가격이지만 몬모스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그 날은 몬모스 커피를 마시게 될 것 같다.


두 매장 모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많지는 않았고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와서 원두만 사가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한국에서 우리 커피머신 오면 우리도 몬모스 원두를 사서 먹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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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Oxford street이라고 쇼핑으로 아주 유명한 거리가 있다. 뭐 왠만한 브랜드가 단독으로 2~3층씩 되는 매장으로 쭉 이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그 중에 Liberty라는 매장이 있는데..뭐 정체를 잘 모르겠다. 남/여/아기 옷도 팔고, 속옷도 팔고, 가구도 팔고, 각종 인테리어 소품도 팔고, 크리스마스 액세서리도 팔고...근데 그 중에 뜨개질 용품을 파는 섹션이 있었다. 색색깔의 이쁜 실들을 죽 늘어놓고 팔고 있는데, 그걸 보고 난 후로 자꾸만 뜨개질을 배워볼까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_-;;

목도리, 모자, 조카 인형, 니트, 담요, 등등 막 되게 이쁘게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아!!

심지어 유튜브에서 초보자를 위한 뜨개질 강의(?)같은 영상도 찾아보고 그랬다.


근데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지금 내가 애매하게 붕 뜨는 시간이 많아서, 딱 뜨개질 정도의 일을 하면 적당할 듯한..그런 시간..이 지금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기에 그런거지. 만약 집으로 이사를 들어가고 이런저런 집안일들과 또 만약 일자리까지 찾는다면..그 때에도 계속 꾸준히 뜨개질을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그냥 고민만 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