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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40913, 런던에서 자리잡기

역시 세상일은 만만하지 않고 안일하게 굴어서는 절대로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험 중이다.



아,

런던에는 무사히 도착했고

앞으로 지낼 숙소도 마음에 드는 곳으로 잘 구했다. 물론 이것도 졸라 빡쌨음..


근데 문제는,

우리가 지금 지내는 곳은 9/5~9/15까지 예약을 했고

우리가 구한 방은 10/20이 되어야 입주가 가능하다.


9/5에 런던에 도착해서 9/15에 딱 맞춰 입주할 수 있는, 위치 괜찮고, 집 상태 괜찮고, 고양이를 키워도 되는 집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우리는 한 달 가깝게 애매하게 붕뜬 상태로 지내야 하는 것을 감수하기로 했다.


그래서 집을 구하는 동시에

우리가 한 달간 지낼 곳을 다시 알아보기 시작해야 했다.

근데 정말 외국가면 한국사람 믿지 말라더니..그 말이 진짜였나봐.



사연1.


04uk(영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 커뮤니티)에 올라온 괜찮은 방이 있어

집주인에게 연락을 하고 이번 목요일에 직접 만나기까지 했다. 


이 집주인은 5~60대 정도된 아줌마였는데 본인은 영국에 온지 20년이 되었으며 계속 일을 해왔고

지금은 집 근처에서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 아들 둘이 있는데 하나가 미국으로 가게 되어서 그 방에서 살 사람을 구하는 거다. 만약 우리집에 들어온다면 사실 1년간 살아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와이프분은 내가 민박집 운영일도 하게 해주고 싶다..등등 


많은 말을 하고 집 근처라고 하기에 민박집에도 같이 가봤다.

근데 완전 무슨 닭장같고 지저분하고 어둡고..


그래서 1년간 사는 거랑 내가 여기서 일을 하는 건 아닌 거 같아..확답을 주지 않고

일단 다음주 월요일부터 와서 5주간 지내보겠다고 했고

그 아줌마도 알겠다며 그럼 04uk에 올린 광고는 내리겠다고 하고..헤어졌는데.


다음 날 오후에 전화가 오더니 자기 집에서 9개월간 살고 싶다는 부부가 왔다며 

우리보고 그냥 민박집에서 지내면 안 되겠냐고......



사연2.

역시 04uk에 올라온 방이었는데. 우리가 구한 방이랑 거리도 가깝고 위치가 너무 좋아서 연락을 해봤다. 사이트에 올라온 방은 한 주에 200파운드. 근데 우리랑 날짜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그랬는지. 계속 날짜를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기에 우리가 주당 220파운드까지 낼 의향이 있으니 생각해보고 답변 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고 몇 시간 뒤에 04uk에 방 있다고 주당 220파운드라고 해서 다시 올렸더라. 뭐지? 이 황당한 상황은?



휴...


집 없는 생활이 한 달 가까워지고 있다. 앞으로 한 달도..

평범한 일상이 너무너무 그립다.

집에서 커피 한 잔 하며 뒹굴거리고 내 마음대로 스트레칭 쭉쭉하고 마음대로 화장실도 쓰고 수건도 쓰고..하는

사소한 모든 것들이


10/20 까지가 너무너무 멀다..


이 모든 게 다 9/1에 출발하지 못하면서부터 시작된 재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