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Airbnb를 통해서 오늘부터 10/20까지 지낼 숙소를 구했다.
장점-
방 상태는 첫 번째 숙소보다 훨씬 더 좋음.
이전 집보다 공원에서 가깝고 전반적인 동네 분위기가 훨씬 더 평화롭고 안전한 느낌.
부엌에도 이런저런 취사도구가 훨씬 많아서 뭐 해먹기가 조금 더 수월할 것 같다.
게다가 이번엔 1달이 조금 넘게 지내야 하니..그동안 다 만들어진 인스턴트로 연명하던 삶에서 조금 더 생 재료를 사다 해먹을 수 있는 삶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벌써 샐러드 드레싱이랑 잼, 피클, 등을 구비해 놓았다.
인터넷 선도 타임캡슐(우리가 원래 쓰던 무선 인터넷 공유기 및 하드 드라이브로 이 안에 모든 미드/영드/영화 등이 다 들어 있다)에 연결이 되어 간만에 프렌즈도 주루룩 배경음으로 틀어놓고 방금 전에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도 봤다.
단점-
방 상태는 매우 훌륭하나 건물이 예전 Council Estate*였던 곳이라 특유의 건물 냄새나 분위기가 조금 거슬린다.
*Council Estate는 저소득층, 난민 등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빌딩이라서 분위기가 일반 집이랑은 확실이 조금 다르다. 제일 눈에 띄는 건 빨래. 도로에서 보이게 빨래를 널어놓은 건물은 거의 90% 이상 Council Estate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대부분 교통이 좋은 곳에 위치해있다.
지금은 그런 용도가 아니라서 눈빛이 위험해 보이는 사람들이 어슬렁거리거나 하지는 않지만. 다행히..
양 옆 방에 각각 다른 게스트들이 지내고 있다. 아직 못 만나 봤음.
이 정도..
장단점이고 나발이고 그냥 빨리 내집에 가고싶다. 특히나 장을 볼 때마다 장바구니 물가가 놀랍도록 싸고 다양한 식재료가 넘쳐나기 때문에..빨리 살림을 하고싶다는..처음 느껴보는 욕망을 발견했다. -_-;
오늘도 소고기 스테이크 2인용(2인이 먹기에 초큼 부족한 양이긴 했으나 어쨌든 두 덩어리)을 3.5파운드..그러니까 약..6천원에 사와서 완전 맛있게 구워먹었다. 요리하기 좋아하는 주부들에게 정말 신세계일 거 같다.
*
이런저런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들이 정말 많아서,
'사람에게 '익숙함'이란 정말이지 너무너무 치명적인 거였어. 세상에, 내가 아파트 생활을 이렇게 그리워할 줄이야. 아 마감 상태 좋은 아파트에서 살고싶다.'
'내가 미쳤지. 한국에서 그렇게 편하게 살던 삶을 다 때려치고 여기에 와서 이 고생을 하다니.',
'맨땅에 헤딩이라는 게 이런 건가?',
'아니 내 팔자에 이렇게 고생스러움은 있을 줄 몰랐는데? 나 나름 곱게 자랐는데? 나 이런 개고생하는, 운 더럽게도 없는, 지지리 궁상인 인생이 되고 마는..그런 운명이었어?'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정말 많지만,
('한국에서 그렇게 편하게 살던 삶'이라는 대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벌써부터 기억은 사실을 왜곡하기 시작했다. 아직 내가 이게 왜곡이라는 걸 기억하는 시점이니까 다행이지. 1~2년만 지나도 난 이제 진실인듯 여기며 살지도 몰라.)
기본적으로는 이곳와 와서 기쁘고 가끔 꿈만같고..오길 잘했다는, 용기내서 온 우리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장 다행인건, chan과 함께여서.
먼 땅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단 둘이 있으니까
정말 엄청나게 서로 의지하게 되는 그런 게 있다.
연인이고 부부이지만 지금은 정말 '믿을 수 있는 동료'가 가장 크게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혼자 왔다면 정말이지 이 고생스러움과 외로움에 무너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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