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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60511, 다시 찾은 소소한 일상



*다시 찾은 소소한 일상


오늘 날씨가 좋아서 3일만에 외출을 했다. 지금은 동네 바보형네 카페. 신촌역에서 내린다는 걸 깜빡하고 이대역에서 내렸다. 이대역에 에베레스트 꼭대기같은 에스컬레이터는 너무 무서움. 정말 높아도 너무 높다. 원래 괜찮았었는데 언젠가부터 좀 심하게 높은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너무너무 무섭다. 내려가는 건 괜찮은데 올라가는 거 탈 때...진짜 미쳐버릴 것 처럼 무서움. 자꾸 막 어느 순간 중심이 흔들려서 넘어지고 굴러 떨어지는 상상이 되는..이유를 모르겠다.


지난 이틀간은 집 안에서 정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얼마전 인터넷에서 집순이/집돌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집 앞에 슈퍼에 나가는 것도 스케줄로 여긴다고 써있는 것을 봤는데 정말 내 얘기인줄 알았다. 내가 심하게 비정상인건 아니군! 하면서 약간 안심했음. 그래도 특별한 일 없이는 거의 나가지를 않으니..계속 이렇게 지내면 금방 무기력해지고 그냥 빈둥거리다가 하루가 지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조만간 수영을 등록하기로 결심했다. 수영복도 주문했다. 후후. 운동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에서도 해방될 수 있고 규칙적으로 나가는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서..내 미미한 일상에 활력소가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음. 


아..근데 수영복을 주문하기 전에 요즘 내 사이즈를 확실히 모르겠어서 일단 입어보려고 지난 주말 집 근처 마리오 아울렛에 들러 수영복 매장을 방문했는데..거기 매장 아저씨가 날 보더니 55사이즈를 입어야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휴........평생 44만 입고 살았었는데...어디를 가도...'이 언니 너무 말랐다' '우리집은 55가 제일 작은 사이즈라...안 맞을 것 같은데..' 라는 말을 듣고 살았는데...최근에 또 충격받은 건 그냥 어느 날 그냥 똑바로 서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뭔가가 답답하고 막...갑갑하고..뭔가 기분이 나빠..이게 뭐지? 뭐가 어색한거지? 했는데 알고보니 허벅지 살이...서로 붙어..!!! 지금껏 다리에 힘주지 않으면 얘네가 서로 만날 일 없이 살았었는데!! 살이 찌긴 쪘다.......제일 무서운건 조금씩 차곡차곡 계속해서 찌는 중인 것 같다는 것. 다시 44도 헐렁할 정도로 마른 몸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이제 정말 여기서 멈춰야할 것 같아..1~2키로 정도만 빼고 좀 더 근육이 있는 몸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집에서 디아블로는 계속 열심히 하는 중에 와우는 좀 시들해서 몇 주간 로그인도 안 했던 것 같다. 디아는 요즘 시즌 캐릭터 키우는 맛이 쏠쏠하다. 지난 시즌은 성전사 이번 시즌은 악마 사냥꾼. 악사도 이미 만렙으로 만들었다. 만렙짜리 캐릭을 두 개 이상 갖는 건 처음 있는 일. 뭔가 뿌듯하다. 후후-  그동안 계속 영문으로 하다가 게임 정보를 얻을 때 너무 불편해서 요즘 한국어 버전으로 하고 있는데 정말 블리자드의 로컬라이징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요즘 인터넷을 마음껏 쓸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동안 느리고 끊기고 데이터 걱정하며 사느라..너무 힘들었어.


프리로 하고 있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거 때문에 그나마 마음의 짐이 좀 없는 중..

예전에 논문 쓸 때도 느꼈지만 일관성(들여쓰기나 제목 부분의 폰트 크기 등), 오타 등을 잡아내는 데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읽어보는 것은 정말 필수다. 한 번에 3~4시간을 들여서 뚫어지게 보는 것 보다 30분 보고 1~2시간 지나 또 30분 보고 또 그 다음날 조금 보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


chan은 다시 열심히 회사에 다니는 중. 지금까지 계속해서 칼퇴를 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뭐 칼퇴를 칼같이 꼭 해야만하는..그런 정도로 훌륭한 회사는 아니라서 언젠가(곧) 야근하는 날이 오겠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매우 괜찮지 않은가! 하며 만족 중. 최대한 칼퇴하면서 진상은 덜 만나고 재미있는 프로젝트 많이 할 수 있기를. 회사가 북촌 한옥마을 근처라 언제 날씨 좋은 날 chan이 출근할 때 따라 나서서 근처에서 산책도 하고 카페에 가서 책도 보다가 점심 시간에 chan이랑 같이 점심 먹고 집에 오면 좋겠다고 생각 중. 


그나저나 오늘 날씨 정말 최고네. 

집에 가는 길에 드라이 맡겼던 스웨터랑 카디건 안 까먹고 꼭 찾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