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더워
더우니까 의식의 흐름대로 써보는 일쌍
벌써부터 이렇게 더운데 한여름에는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걱정이 태산.
동네 마트에서 '무풍 냉방' 기능이 있다는 에어컨을 봤는데 chan이 나 몰래 사서 놓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무풍이니까 자기가 몰래 사와도 내가 모를거라나 뭐라나.
chan은 여전히 규칙적인 장운동을 하면서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1~2주에 한 번씩 토이저러스 재밌게 구경하면서 큰 장난감 사가는 애들 보면 질투하고 가장 최근에는 베트맨 물총을 엄청 사고 싶어 했다. 실제로 쏠 일만 있으면 사고싶다며 한참을 그 앞에서 서성였다. 이러면서.. (위에 애가 너 비웃고 있다..)
베트맨 가면까지 같이 사줄테니까 가면쓰고 물총 들고 주말에 동네 놀이터에 나가보라고 권했지만 잠시 고민하다가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정중히 거절했던 36세.
친구가 선물해준 고급 시계 게임과 WOW를 병행해가며 플레이하느라 매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나는 슬슬 디아 파밍이 너무 어려워져서 빡치고 있는 중.
여전히 일주일에 2~3번씩 수영장에 가고 있는데 접영이 너무 어려워서 걱정. 난 정말 몸치인가봐. 접영은 웨이브를 잘 하는 사람이 잘 하는 것 같다. 난 웨이브라는 게 어떻게 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는 나무토막같은 몸. 한 때 클럽은 그렇게 열심히 다녔는데도.. 춤 잘 추는 클럽 죽순이 언니 오빠들이 가끔씩 날 가르쳐 주려고 시도했다가 모두 절레절레 하고 다시 스테이지로 나가 놀았던 그 밤들이 떠오른다. 젋었던 날들의 이야기다.
젊었던 날들이라고 하니 생각나네. YW군이 최근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19살 수능을 막 끝내고 HK군의 소개로 처음 만났던 YW군. 나 강북산다고(목동은 강남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강남이 아니면 다 강북이라고 어디서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댔던) 닥터 마틴 모른다고 무시했던 개념없는 특례생 새끼. 더 좋은 학교에 입학해서 원래 입학하기로 했던 학교 입학 포기 각서 쓰러 갔다가 '학부명'에 아빠 이름을 써서 냈던 무식하고 용감한 놈. 대학교 때 HK군을 통해 몇 년만에 다시 만났는데 정말 그대로였던. 나 면허도 없을 때 주차장에서 처음으로 운전 시켜줬던 착한 놈. 나 뉴욕에 잠시 놀러갔을 때는 숙소를 제공해주고 막상 지는 사귀지도 않는 여자 집에서 자느라고 본인 집에는 거의 들어오지도 않았던. 자기네집 방문한 학교 후배랑 그 친구들과 함께 지내도록 했던 개념없는 자식. 냉장고는 텅텅 비워놓고 락앤락 통에 대마초만 덩그라니 놓아뒀던 놈. 얼토당토않게 눈 높은 척 하면서 가끔 너무 심하게 바보같아서 결혼 못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결혼한다고 연락을 하다니. 함께 즐겁게 보냈던 20대 청춘의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우리 참 즐거웠어. 그치? 행복해라. 업소 다니면서 여자질하다가 와이프한테 걸려서 이혼당하지 말고.
이제 밥이나 먹어야겠다.
어제 저녁에 끓인 소고기 무국. 오늘 먹으면 더 맛있겠지?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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