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계절은 가고
이제 1년 중 제일 좋은 계절은 가고 여름의 초입을 지나고 있다. 낮에 햇빛을 받으며 걸으면 조금 괴로울 정도의 날씨. 벌써 한 낮에는 30도까지 올라가는 날들도 있다. 이렇게나 더운 여름을 건너뛴 것은 작년 한 번 뿐인데도 처음엔 조금 낯설었다. 이렇게 더웠었나? 이렇게 습하고 더웠었나? 그런데 더 더워지는 거잖아? 여기서 더!! 하다가 또 '여름이 그렇지 뭐.' 하면서 금방 익숙해졌다.
이런 거 보면 한국 사람들에게 영국 날씨가 악명높은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는 여름에 여름대로 겨울엔 겨울대로 다 엄청나게 힘든데. 영국은 겨울엔 좀 힘들어도 여름은 확실히 좋다.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름을 기다리며 산다. 1년 중 반 정도를 차지하는 계절 하나가 너무 좋은 날씨라는 거..는 확실한 장점 아닌가? 그리고 겨울도 한국보다는 덜 춥다. 3시 반이면 해가 지긴 하지만..;;
뭐 아무튼 올해도 우리집은 에어컨 없이 여름을 버텨볼 작정이다. 더위에 강한 나도 좀 힘든데 더위를 힘들어하는 chan이 잘 버텨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
*
로엔이랑 함께 산지 1000일
1000일이라고 딱히 뭘 하진 않았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음.
1000일의 위엄이라도 풍기는 듯 핑크 리본 달고 근엄한 모습.
하지만 잘 때는 항상 세상 모르고 발라당
이건 놀다가 갑자기 쉬는 모습.
놀아달라고 땡깡부릴 땐 언제고 한참 놀아주고 있는데 갑자기 누워 버리면서 장난감에 반응을 안 한다.
아무튼 로엔
우리 벌써 1000일이나 됐어~
앞으로도 오래오래 건강만 해라.
*
동네 토이저러스 구경
쉬는 날 특별히 나갈 일 없으면 종종 다녀오는 동네 토이저러스. 이것저것 구경하고 만져보고 돌아다니면 생각보다 재밌다. 최근에 느꼈는데 굳이 뭘 사지 않아도 신기하고 재밌는 걸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얻는 즐거움도 생각보다 크다는 것. 이렇게 느끼기 시작하니까 장난감 가게 구경이 예전보다 훨씬 더 내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듯 했다. 옛날에는 다 사지도 못할 꺼 보면 괴로울 뿐이라고 느꼈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참 바람직한 변화다.
아무튼 이 베트맨 가면은 사지 않았다. (뒷 배경은 '미미'랑 '여아완구')
동네 새로 생긴 야구장 구경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고척돔 구장-
그냥 쉬는 날 산책겸 다녀왔다. 우리는 야구팬이 아니라서 뭐 그냥그냥 별 감흥없이 보고 왔다.
SY양과 데이트
드디어 딸내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만 3년만에 온전한 그녀로 만났다. 고속버스터미널 신세계에서 만나서 커피랑 빵을 놓고 몇 시간을 수다수다. 얘기가 끝나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뭔가 아직 더 할 말이 많은 것 처럼 느껴졌지만. 그래도 딸내미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에 맞춰 일어서야 했던 그녀. 그래. 이렇게 아쉬운 느낌이 들어야 조만간 또 보겠지. 이게 어디냐. ㅎㅎ
집으로 가는 길에 오늘 어린이집 선생님과 면담이 있다며 뭐라도 사가야하지 않을까? 라고 걱정하면서 백화점 식품부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티라미수 케이크 파는 집.
어머 이 집은!
chan과 내가 결혼 기념일에 갔던 이태원에 있는 레스토랑 이름인데.. 스테이크랑 파스타도 진짜 맛있었는데 티라미수도 정말 맛있었던 이 집. (http://awonderer.tistory.com/entry/%EA%B2%B0%ED%98%BC-1%EC%A3%BC%EB%85%84)!
티라미수만 파는 가게를 냈을 줄이야.
SY양도 여기서 선물과 본인이 먹을 걸 사고 나도 덩달아 chan이랑 먹으려고 사왔다.
셰프의 얼굴이 들어간 포장은 좀 별로였지만..맛은 여전히 진짜 좋네요 김형규 셰프님.
SY, 너네도 맛있게 먹었니?
연남동 데이트
요즘 힙하다는 연남동에 데이트하러 나갔던 주말. LB 다닐 때 회사 사람들이랑 함께 갔던 툭툭누들타이를 다시 찾아갔다. 가게가 이전해서 찾아가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예전보다 훨씬 더 널찍한 공간으로 옮겼더라. 근데 가격도 함께 많이 올랐더라는..2~3000원씩 더 비싸졌어.....아마 태국 음식 별로 좋아하지 않는 chan이랑은 또 갈 일은 딱히 없을듯....
카페 꼼마에서 맘에 쏙 드는 책 발견!
보니까 이미 인터넷에서 약간 화재가 된 책이더라.
"이젠 지치는 것도 지쳤어!"
"이젠 힘든 것도 힘들어! 하핫"
홍대 데이트
연남동은 익숙치가 않아서인지..힙하다고는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또 가게 되지는 않더라. 우리한테는 역시 홍대가 제일 편하고 좋다.
오랜만에 골목골목 둘러봤는데 예상 외로 아직도 장사를 하고 있는 밥집, 카페들 그리고 역시 예상 외로 사라져버린 가게이 있던 자리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옛날 사람처럼 둘이 '어머, 이 가게는 아직도 있네!" '어머어머, 여기 그 카페 있던 자리 아니야? 없어진거야?' 라고 실컷 떠들다가 다리가 아플 때 쯤에 처음 보는 카페에 들어왔다. 내부도 그럴듯 하고 바깥에 마당같이 해 놓은 공간도 괜찮았던 곳. 제일 맘에 들었던 건 안에서 바깥을 볼 때 비록 인조 잔디라도 푸릇푸릇한 잔디가 깔려 있는 모습.
와이파이 비번에 405가 들어가는 걸로 봐서 예전 '카페405'를 했던 사람이 또 하나 차린 것이 아닐까..라며 우리끼리 추측해봤다.
1300K가 있는 골목에 새로 생긴 (아 물론 이 포스팅에서 새로 생겼다고 말하는 건 순전히 내 기준이다. 실제로는 1년 이상 전에 생겼을지도 모른다.) 리치몬드 빵집. 아, 반가워요. 잘 돌아왔어요. (반가운 마음에 슈크림 4개를 샀다.)
캠핑 용품만 전문으로 팔고 있던 가게.
캠핑은 하지도 않지만 그냥 재밌어 보여서 구경하고 나온 가게.
캠핑을 많이들 하긴 하나벼.
이건 생각보다 정말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캐슬 프라하.
좁은 홍대 골목에서 나름 대단한 존재감을 어설프지 않게 뿜어내고 있는 좋은 건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뮤직비디오를 처음으로 제대로 봤던..추억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누구한테 뺏기지 말고 자리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
여기는 새로 생긴 지브리 스튜디오 캐릭터를 파는 가게
chan이 들고있는 인형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1. 58000원 2. 108000원 3. 180000원 4. 220000원
(정답을 맞추는 분은 이 인형을 살 때 점원에게 가격을 물어볼 필요가 없는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예전부터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사모님 돈가스.
이 날 드디어 한 번 찾아가 보는군! 하고 기대하며 갔는데 뭔가가 이상해. 당연히 줄을 서야할 줄 알았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어. 어머! 우리 운이 너무 좋은거?
하는 택도 없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결론은 재료 소진으로 일찍 문을 닫았던 거.
.
.
.
.
.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낯선 골목들을 돌아다니다가
처음 보는 어느 고깃집에 정착
돼지고기 3인분에 김치찌개에 공기밥 각1개씩을 클리어하면서 나의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깊게 나누었다..
집 데이트
오늘 오전 우리집 모습. 아침에 청소하고 씻고 커피 내려서 나는 블로그 포스팅하고 chan은 일(응?)을 하고.
좋습니다.
*
수영 시작
예고했듯이..2주 전에 수영을 시작했다. 1~2번 나가고 힘들거나 비염 증상이 심해져서 안 가게 될까바 좀 두려웠는데..결론부터 말하면(아직 결론이라고 하기엔 2주밖에 안 되긴 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게 엄청 잘 다니고 있다. 처음 접수할 때 수영배운 적이 있냐고 묻길래 '(훗), 어릴 때 몇년 배웠어요.' 했더니 중급반으로 가라고 하더라. 중급반으로 가니 강사가 또 수영 얼마나 했냐고 묻길래 '어릴 때 몇 년 했는데..접영은 할 줄 몰라요.' 라고 했더니 '흐음..그래요?' 라며 시큰둥. 다른 사람들 틈에서 자유형 배형 평형으로 한 두번씩 왔다갔다 하다가 접영을 할 차례가 왔다. 강사가 허리를 이렇게이렇게 해보세요. 라고 간단하게 알려주고는 가보라고하더니....
'초급에 가서 배우고 오셔야겠는데요..'
'아.. 네...'
이렇게해서 지금은 초급반에서 신나게 잘 배우고 있다.
수영 다니면서..
살이 확실히 미친듯이 쪘다는 걸 알았다. 왜냐면..거기엔 체중계가 있거든....내가 몇 년간 오르지 않았던 그 것. 느낌으로만 육안으로만 '좀 쪘네' 라고 하다가 빼도박도 할 수 없는 숫자를 보니..음...뭐랄까...기분도 나쁘고 충격적이고 혼란스럽고..
엄마한테도 '엄마! 나 **키로야!! 어떡해!!!!!' 라고 했더니 늘 '니가 찌긴 뭐가 쪄', '어디가서 그런 말 하지마', '넌 더 쪄야돼' 라고 말해줬던 엄마가...'어머! 그..래? 언제 그렇게 졌지? 좀 빼긴 빼야겠다~호호호호' 라고...
아무튼 그렇게 요 며칠 열등감의 늪에 빠져서 무한도전 보면서도 가스파드가 정준하보고 세인트 버나드 닮았다고 말하는 걸 들으며 왠지 속시원하게 웃지도 못하고..chan한테 계속 '나 세인트 버나드 닮았어?', '나 막 살쪄서 저렇게 생겼어 지금?'
참고로 세인트 버나드는 일케 생김.
(출처: https://twitter.com/commuezoo/status/563329527728705536)
옛날 영화 베토벤에 나왔던..평균 몸무게 75~80kg인 개.
(근데 이미지 찾다보니까 너무 귀여워서 기르고 싶어짐. chan, 나 나중에 얘 기를거야. 나랑 닮았으니까.)
휴..
아무튼 이 사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내 인생 처음으로 다이어트라는 걸 해보려고 한다. 딱히 극단적인 건 없고 그냥 이제부터는 배부르면 그만 먹는다..운동을 꾸준히 한다..저녁은 왠만하면 과하지 않게 먹는다..먹을 거에 대한 생각을 좀 줄인다...이 정도. 목표도 아직은 없다. 얼만큼 해야 얼만큼 빠지는 건지 감이 안 잡혀서. 그냥 1달 뒤에 1키로라도 빠져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아 그리고
수영 다니면서 느끼는 건데...우리나라 여자들 평균 가슴 사이즈 70AA 아니었어? 왜.. 왜 나보다 가슴 작은..아니 나만한 여자도 한 명도 안 보이는 거지? 이래저래 우울하다. 그지같은 세상.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702, 소소한 여름의 일상 (5) | 2016.07.03 |
---|---|
20160620, 덥다 더워 (4) | 2016.06.20 |
20160612, 오랜만에 먹은 것들 (5) | 2016.06.12 |
20160516, 늘 5월만 같았으면 좋겠네 (4) | 2016.05.16 |
20160511, 다시 찾은 소소한 일상 (4) | 2016.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