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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목도리 잃어버림
한 6~7년 정도 된 빨간색 목도리가 있었다. 처음으로 산 캐시미어 100%라서 애지중지 하면서 정말 잘 쓰던 목도리였는데...최근에 회사에서 잃어버렸다. -_- 도대체 어쩌다가 '목도리'같은 큰 물건을 '회사'에서 잃어버렸는지..감도 안 잡힌다는..
분명히 아침에 하고 나갔다가 몸이 좀 으슬으슬해서 점심 먹을 때도 두르고 있었다는 것 까지는 확실히 기억이 나는데..그 이후가 잘 기억이 안 난다. 점심 먹고 산책할 때 두르고 나갔었는지..산책할 때도 건물 밖을 나가지는 않았으니까 분명히 이 건물 안에서 잃어버렸을 텐데..이틀동안 인포에 가서 빨간 목도리 습득물 없었냐고 물었는데 없단다. 혹시나 하고 회사 사무실 청소 아주머니께도 여쭤봤는데 본 적 없으시단다.
이젠 찾는 건 깔끔하게 포기했지만..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라 아쉽다. 이 목도리는 나도 참 좋아했지만 chan도 굉장히 좋아해 주었던 틈틈히 뺏어서 하고 다니고 싶어했던 목도리라서 더 아쉽다. 어제 밤에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보니까 2008년도에 이 목도리를 하고 데이트했던 사진이 올라와 있길래 퍼왔다.
이 날은 가을이 한창 무르익었던 날이었고..우리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어떤 공연을 보기로 했었다. 그 공연이 뭐였는지..공연 후에는 뭘 했는지도 기억엔 없는데, 공연 전 광화문 근처를 걷다가 어느 작은 공원에 들어가 이런 사진을 찍고 놀았던 기억은 난다.
bye bye 빨간 목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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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를 조금 보면서 아나운서들의 거슬리는 말들.
"~선수는 작년에 은메달을 땄었는데요, 올 해에는 꼭 금메달을 따서 설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설욕'
은메달이 1등을 하지 못한 2등, 즉 패배자로만 본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단어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불편했다. 꼭 저런 단어를 썼어야 했는지. 은메달, 동메달도 너무 귀하다, 그들도 너무 잘 해준 것이다, 금메달만 챙기는 것은 1위만 중요하게 여기는 결과만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라며 금메달만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꼬집는 이야기가 있어온 지도 수년이 된 것 같은데. 아직도 공중파 방송에서 저런 말을 하는 것이 난 불편하고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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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근무
며칠째 몸이 추웠다 더웠다. 그러다 두통도 있었다가. 너무 쉽게 너무 많이 피로해지고. 그러다가 금요일에 아무래도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아 오후에는 재택 근무를 했다. 가끔 6시에 칼퇴하고 집에 와서 30분~1시간 정도 재택으로 남은 일 마무리 한 적은 있었는데 이렇게 반나절을 아예 재택으로 돌린 건 처음이다. 근데..재택 근무 너무 좋아. 편하게 잠옷 입고 교촌 치킨 시켜 먹으면서 할 수도 있고, 심지어 게임도 할 수 있..(-_-) 야근 부담도 훨씬 덜하고..대만족. 앞으로 가끔 분위기 봐가면서 종종 써먹어야 겠다.
그나저나 오늘 잘 쉬어서 몸이 빨리 정상으로 돌아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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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쪘다.
최근 부쩍 살 찐 게 느껴진다. 최근에 사진을 찍을 때마다 뭔가가 맘에 안 들었는데 알고 보니까 그게 얼굴에 살이 붙어서 그런 것 같다. 이번 명절 때 시댁 어른들도 하나같이 '얼굴 좋아졌네' 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고. 제일 확실한 건 예전에 입던 바지 단추를 잠그기가 힘들어졌다는 것. 휴우..근 15년간 변함없던 내 바지 사이즈였기에...최근의 이런 사태는 확실히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사실 나는 키도 작은데다 좀 많이 마른 체형이라 조금 살이 붙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단,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켰을 때만 괜찮다.
1. 체력이 함께 좋아져야 함
2. 현재 외모에 마이너스가 되어서는 안 됨
근데 지금 1, 2번이 다 충족이 안 되는 거 같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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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 것들
간만에 실패한 메뉴-
투움바 파스타
그냥 인터넷으로 뭐 이것저것 보다가 누가 이거 아웃백에서 먹고 너무 맛있어서 집에서 해먹어 봤는데 아웃백에서 먹은 그 맛하고 똑같더라, 너무너무 맛있더라며 극찬을 극찬을..그 글에 달린 댓글도 줄줄이 맛있어 보인다, 나도 투움바 파스타 너무너무 좋아한다 라기에..'투움바 파스타' 먹어보기는 커녕 이름도 첨 들어봐놓고 갑자기 필 받아서 만들어 봤다. 파스타 소스에 간장, 고춧가루, 케찹, 생크림이 뒤섞여 있어 특이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좋은쪽'으로 특이할 줄 알았지..
결론은...너무 달다.
난 1/3 가량 남겼다. 너무 달아서 속이 니글니글거리는 느낌..
내가 뭔가 잘못 만들었거나..별로인 레시피를 따라한 걸 수도 있겠지만..굳이 다시 해서 확인해 보고 싶지도 않다. 그냥 완전히 질렸음. -_-
이렇게 최악인 메뉴는 진짜 오랜만.
지난 주말에 해먹은 수육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이용했다(수육에 삼겹살이나 목살을 사용하는 건 어쩐지 사치라는 생각). 이건 성공적이었음.
멸치 다시다 육수 진하게 내서 끓인 김치 칼국수
비오는 날 저녁에 해먹었는데..완전 맛있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칼국수 면 3인분 끓이면 안 남기고 다 먹는 다는 걸 확인했다..내가 살이 찌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어..
며칠 전 밤에 chan이랑 에스프레소 잔에 와인 한 잔씩-
다 깨먹고 이제 집에 세트로 있는 건 에소 잔이랑 하얀 머그컵 뿐이라는.
오늘은 닭갈비 해먹을 예정
지금 냉장고에서 양념장을 온 몸으로 흡수하고 있는 닭가슴살들이 대기 중이다. 아 배고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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