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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40821, 근황

*

산책



우리가 하는 산책은 주로 세 루트다.


구일역 롯데마트까지 다녀오기 

책을 들고 안양천 길을 따라 걷다가 벤치에 앉아 책보고 오기

가볍게 15~20분 정도만 동네에서 걷고 오기



롯데마트 산책

지하 1층에 있는 Toy's Rus 천천히 구경


디테일 살아있는 레고 돋보기




동네 산책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티커가 들어있는 빵이 나왔다고 해서 동네 편의점 몇 군데 들러서 종류별로 사옴

덕분에 스티커 4개 모았는데 맘에 쏙 드는 건 아직 없음




안양천 길 산책


벌만 없었으면 더 오랫동안 앉아서 책도 보고 노닥거리다 왔을텐데..


**

나는 두꺼운 나무, 향긋한 공기가 있는 큰 숲, 나무랑 꽃 많은 정원에서 먹는 음식, 다 너무너무 좋아하고  

어릴 땐 오지 탐험도 해보고 싶었고(지금도 약간)

그런데

벌레를 너무 무서워해! 특히 벌!!

말벌은 보면 정말로 경끼 일으키도 꿀벌만 눈 앞에 보여도 몸이 경직된다.

한낱 벌레 때문에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것이 진짜 너무 아쉽다.

이 벌레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알아봐야겠다.


 




*

원주 3박 4일


가는 날도 오는 날도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나름 유명한 분식집이 있다고 하여 갔던 원주 자유시장




1층 내부



우리가 간 곳은 지하 1층

'신혼부부'

놀랍게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가격표

엄청 저렴하다!




내부 모습


저런 2층 침대같은 테이블 구성은 정말 신기했다.



우리가 시킨 건 

쫄떡 + 돈까스 + 김치 볶음밥

둘이서 세 개나 시켜도 되나 했었지만 chan의 동생네 부부가 워낙 적극 추천을 했어서 믿고 시켜보았다.


우와아 근데 정말로 다 맛있어!

게다가 세 메뉴 합해서 10500원!

양도 적당!







앞치마가 없어 아끼는 스타워즈 티셔츠를 보호하기 위해 내 스카프를 두르고 먹는 chan




우리가 들어갔던 문 반대 방향으로 나왔더니 이런 모습

저 연다라미용실..손님이 오긴 올까? 싶은 외관





chan이 고등학교 시절에 자주 갔었다는 허슬러 당구장



가족들 약 10명 정도가 모여서 근처 계곡에서 고기 구워먹고 놀다가 오기로 한 날

현관에 쌓여있는 짐들


준비물


불판 3개

고기(오리고기 5근 + 돼지고기 5근....'어머님..사람은 10명인데 고기가 30인분이에요...')

수박/복숭아

쌈 야채

김치

된장/고추장/샐러드 소스

각종 과자

물/음료수/맥주/소주

된장찌개

밥 8인분

라면 6개

등등




이렇게 불판 3개에 고기를 막 구워서 그냥 다들 미친듯이 먹었다.

고기는 2/3

밥은 1/2

수박 반통

복숭아 1인당 하나씩

과자 몇 개


이 정도 먹고


어머님이 라면까지 먹고 내려가자는 것을 모두 손사레 치며 이제 정말 더이상은 못 먹는다고 울먹였..ㅎㅎ

암튼 시원한 계곡가에서 먹고 쉬고 치우고 먹고 쉬고 치우고를 계속하다 온 피서





밤에 산책-


원주나 서울이나

보이는 것은 아파트 뿐이다.




올라오는 길에 들른 

'마장 프리미엄 휴게소'

고속도로 휴게소인데 마트도 있고 맥도날드, 스타벅스, Zara, 등등 작은 쇼핑몰처럼 되어있다.






서울에 도착


비오는 하늘에 한강 너머로 보이는 빽빽한 아파트들






*

마장동 먹자골목


서울 살면서 이런 곳이 있는 지 조차 몰랐는데 chan의 친구가 맛있는 소고기 사준다며 데리고 와줘서 알았다.

신기 방기

이 날도 고기를 진짜 미친듯이 먹고 또 먹고..

근데 진짜 맛있었다.


chan 친구의 아버님이 단골로 오시는 가게라서 주인 아줌마가 서비스로 뭘 많이 챙겨주셨다.


거리 분위기

가게마다 아줌마 아저씨가 나와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고

비슷비슷한 고기집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다.

내가 확실히 아는 곳이 없으면 가기 힘들 것 같다.

주차도 쉽지는 않음.





*

머리한 날


chan도 나도 이제 영국에 가면 머리하기 힘들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머리하러 홍대에 갔다.


내가 다니는 곳은 '이경민 포레' 인데 

몇 년 전에 작은 오빠 지인이 한다고 해서 할인받을 수 있도록 등록을 해 놓아서 그 이후로 꾸준히 다니고 있는 곳이다.

난 미용실을 단골로 다녀본 것은 이 곳이 처음인데

확실히 단골로 삼는 곳이 있으니까 정말로 좋다는 것을 이번에 여실히 느꼈다.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단발로 커트 하실거에요? 일자로 자를까요?'

'아..제가 이제 한 1년간 머리를 못할 것 같아서..기르기 좋게 자르면 좋을 것 같아요.'

'아 외국 가시나봐요?'

'네'

'그럼 단발로 해서 앞쪽을 조금 길게 해드릴게요. 이 상태면 어깨까지 내려올때 까지는 이쁘게 자랄 거에요.'


뒷머리를 트리머가 아닌 가위로 비스듬히 깎으며


'트리머는 머리카락 단면이 두껍게 잘려서 기를 때 안 예뻐 보여요. 이렇게 가위로 하면 기를 때도 자연스럽게 보일거에요.'


머리 다 자르고


'드라이는 이렇게 뒤에서 앞으로 해주세요. 그리고 머리를 넘기면 볼륨감이 생겨요.'


계산할 때


내가 알기로는 나 여기 할인율이 30%인가 40%? 그랬던 거 같은데 

분명 지난 번에는 이런 할인율로 계산했었는데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먼저


'부사장님 지인이라 50% 할인 받으시는 것 맞죠?'

'아..저 그렇게까지는 아니고 3~40% 였던 거 같아요.'


근데 계산하는 언니한테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50%로 계산해줘요.'


해서 4만원짜리 커트를 2만원만 내고 나왔다.

고맙다고 했더니 유쾌하게


'다음에 올 때 선물은 안 가져오셔도 돼요~' 



나 사실 몇 년 째 오고 있다고는 했지만 파마도 염색도 하지 않고 맨날 커트만 하는

별로 돈도 안 되는 손님인데


내가 머리 손질하는 거에 영 꽝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서 최대한 쉽게 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고

할인도 해주고..


오바일 수도 있는데

돈버는 가게에서 이렇게 마음 따듯해져서 나오기는 정말 오랜만인 거 같아서 저녁 내내 기분이 좋았다.








*

처음으로 이렇게 멀리 큰 계획을 가지고 떠나려고 하니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해도 여기저기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터진다.


근데 또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큰 도움도 너무 많이 받고 있다. 

정말로 고맙다.


그 중 누군가가 '호의는 호의로 갚으면 된다' 라는 말을 해주었는데 

이 말이 정말로 와 닿았다.


오랫동안 잊지 않고 나도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기를.


일단 바라는 것은 

올해 크리스마스 즈음, 고마운 사람들에게 우리가 작은 선물 정도 보낼 수 있는 형편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