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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스토리를 시작했다.
양가 부모님들, 가족들, 극히 소수의 친구들에게만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나 영국 가서 부모님들이 좀 더 자주 좀 더 쉽게 우리 생활을 볼 수 있도록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 정도..의 의미인 듯.
그래서 완전히 솔직해질 수는 없다.
지금도 chan을 매번 '오빠'라고 쓰는 게 어색해서 죽을 지경이다.
로엔 얘기도 금지다.
그래도 지금 처음이라 재밌어서 자주 보고 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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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상-
내 인생에서 이렇게 판타지 세상에 둘러쌓였던 적이 있나 싶다.
일단 판타지 세상을 정말로 세심하고 예쁘게 잘 표현하여 그 안에서 내 캐릭터를 선택하여 성장시킬 수 있는 훌륭하게 잘 만든 게임인 와우를 열심히 하고 있고
(사실 와우가 너무너무 재밌어서 그동안 디아블로를 왜 했나 싶을 정도다. 이걸 알았다면 디아는 돈 주고 안 샀을텐데. 아쉽..)
그리고 최근 반지의 제왕 감독판 1~2편을 약 3일에 몰아서 봤는데 3일간 약 6시간에 걸친 정교하게 설계된 배경의 판타지 세상을 모험하다보니 정말로 며칠간 계속 그 풍경도 떠오르고 판타지속 종족들도 생각나고.
아직 책으로 읽지는 않았지만 대작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해리포터와 함께 내 인생 최고의 판타지로 등극했다.
상상력 속에서 이렇게나 실제와 가까운 세상을 만들어내고 그 안의 여러 개의 사회, 문화, 철학, 그리고 개개인의 캐릭터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얼마나 오랜시간 집중하고 끈질기게 생각해내고 다시 정리하여 글로 풀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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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판타지일뿐
반지의 제왕을 새벽까지 보고 다음 날 일어나서 허기짐을 느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아무리 정교하고 현실같이 만든 세상이라도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이다. 그 세상은 지금 내 허기짐이 갖는 리얼함에 비교할 수 없다. 당연한거지? 당연한거다.
-> 새삼 깨닫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은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들이다.
-> 당연한 것도 일상속에서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새삼 깨달으며 살지 않으면, 당연한 것도 잊고 살게 된다.
-> 당연한 것도 너무 쉽게 잊으며 잊었다는 것 조차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인간이란 나약하고 어리석다.
-> 인간이 나약하다는 건 생각해보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전혀 새롭지 않은 당연한 얘기다.
-> 무한 반 복
포인트는 재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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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살아오며 쌓인 물건들 정리
원래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2~3년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도 혹시 모른다며 챙겨둔다. 누가 버리자고 하면 그 때 집에서 한 번 입어보고 '아직 괜찮잖아? 언젠가 입을지도 몰라' 하면서 입는게 다다.
신발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각종 잡동사니도 다 그렇다.
그동안 몇 번의 이사와 결혼 때문에 짐 정리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도 많이 버려내지는 않았다.
근데 이번에 영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면서
더이상 엄마집에 마냥 둘 수도 없고 들고갈 짐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고..해서
옷도 신발도 책도 정말로 많이 버렸다.
나도 놀라울 정도로 더이상 미련없이 싹싹 버려냈다.
한 1/3 정도는 버린 거 같다.
조금 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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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도 불편하다-
짧지만 결혼해서 따로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한 10일 정도를 친정에서 지내려는데 마냥 편하지는 않다.
이상하다.
훨씬 더 오랫동안 그래도 내가 제일 편안해 했던 곳인데.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내가 이 곳에서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는 반증같아서.
이제는 확실히 chan과 둘이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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