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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61019, 10월이 되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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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되어버렸네


마지막 포스팅인 8월인데..

이렇게 오랫동안 블로그를 방치한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9월 초


chan이 갑자기 가고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갔던 아웃백. 

세트 메뉴 시켜서 배터지게 먹었다. 맛있었어..





배도 너무 부르고 날씨도 적당해서 긴 산책을 하고 싶었기에 찾은 Y대 캠퍼스.

뭘 그렇게 맨날 공사를 해대더니 정문부터 차도를 없애고 중앙로를 널찍하고 쾌적하게 잘 만들었더라. 그리고 캠퍼스 밑에 지하주차장을 만들었음...진짜 그렇게 오랫동안 공사할만 하긴 했다.


먹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쳤다 숨었다를 반복하는 오묘한 날씨였다.







아래 사진의 왼쪽에 아주 작게 신랑신부가 웨딩 촬영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렇게 예쁜 대학 캠퍼스에서 웨딩 촬영 하는 것도 진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둘이 이 학교 출신이면 더 의미도 있을테고. 아니어도 뭐 서울에 이렇게 예쁜 곳 찾는 것도 힘들테니..좋을 듯. 웨딩 촬영 문화는 점점 발전하는구나..우린 찍지도 않았는데..





오묘한 날씨는 결국 비를 뿌리면서 동시에 햇빛과 만나 쌍무지개를 띄워주었다.

쌍무지개라니- 

이 날 인스타에 쌍무지개 사진 엄청 올라오더라. 아무튼 무지개는 기분 좋은 거다. 특히나 쌍무지개는..네잎 클로바보다 훨씬 더 희귀하게 발견되는 것.





추석 연휴도 있고..강사도 10일 정도 휴가를 간다고 하기에..9월에는 수영을 쉬었다.

그러다보니까 정말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냈다.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집에서만 생활할 수 있는지를 잘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 
나 예전보다 더 심한 집순이가 될 것 같아. 더 심하게 내향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

하지만 Farfetch일을 그만 두게 되면서 스트레스와 함께 무기력증이 심화된 상태이기도 했다. 그 와중에 명절 쇠는 것도 너무 큰 정신적 스트레스였고. chan이랑도 몇 번 싸웠고. 
이번 9월은 이래저래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집 앞에 마트 빼고는 가끔 안양천으로 산책을 갔다오는 것이 유일한 외출이었던 9월.




10월 초


동네 바보형이랑 데이트.

합정역에서 김치 삼겹살 먹고 걷다가 리치몬드에 와서 차와 디저트. 아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 밥을 먹고 또 이렇게 푸짐하게 훌륭한 디저트를 먹는 시간을 갖는 건 생각보다 자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졌다. 삶의 여유가 느껴지면서 행복함이 밀려오는 맛있는 빵과 홍차랑 조용하고 예쁜 공간.

바보형은 이제 임신 5개월차로 접어드는데 벌써 배가 제법 나왔다. 밥도 어마어마하게 먹고. 

아 이 날의 포인트는 둘이 서로 파김치와 고추 장아찌를 교환했다는 것. 파김치는 내가 만들었고 고추 장아찌는 바보형이 만들었다.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봐도 나는 이게 너무 이상했다. 밥 한 번 안 해본 교복입은 고딩이었던 우리가 서로 김치와 장아찌를 교환하는 아줌마 친구로 성장하다니. 







chan의 친구에게 얻은 송이버섯.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송이버섯을 먹어봤다. 첫 날은 버터에 구워 먹고 둘째 날은 불고기에 넣어서 먹었음. 향이 진짜 진하고 맛있더라. 향이 너무 쌔서 난 불고기에 넣어서 같이 먹는 게 더 좋긴 했다. 뭔가 향긋한 인삼같은 향이었음.

생긴 건.. 네..크고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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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트레이더스


처음으로 한 번 가봤는데 어머!

이거 내가 영국에서 사온 아기 엉덩이 크림인데. 이제 여기서도 파네.

그 때는 한국에서는 안 파는 물건이었고 또 아는 사람들은 엄청 좋아한다고 해서 7-8개 정도 사가지고 와서 임신한 친구랑 이제 막 아기 낳은 친구들한테 뿌리고 다녔는데. 

이젠 마음 먹으면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구나. 참 세상 빠르게 변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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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나들이


chan이 가보고 싶다고 해서 날씨 좋은 주말에 갔던 길상사. 

차를 빌릴 일이 있어서 그 김에 다녀왔다. 확실히 차 없이는 가기 힘든 곳인듯. 

삼청동에서 꼬불꼬불한 산길을 타고 10-15분 정도를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다.

내부가 정말 예뻤다.

원래 요정으로 쓰였던 곳이라고 들었는데..자그마한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어 조용한 작은 숲속 마을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공기도 정말 좋고. 단풍들고 찾아가면 또 엄청 이쁠듯..



















길상사 뿐만 아니라 그 주변도 정말 볼만하다.

영사 대사들의 사택도 많고 정말 예쁘게 지어놓은 집들이 양 옆으로 줄줄이 이어진다. 다들 높은 담벼락을 둘러치고 있어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집들이라는 거는 충분히 눈에 보인다.

정말 신세계였음. 


처음에는 '우와 진짜 예쁘다!!' 하다가 점점 갈수록

'여긴 진짜 비싸겠지? 이렇게 윗 동네에 사시는 분들은 아랫동네것들이 집값이 어쩌네 층간소음이 어쩌네 하는 게 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무슨 신선들이 살고 있는 곳인가. 참나..' 라고 어쩐지 화가 조금 났었음..;











다 보고 내려오는 길에 '성북동 면옥집' 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갈비탕, 비빔냉면, 만두를 먹었는데. 

와..

진짜 맛있었다.

차가 없으면 갈 방법이 없는 장소라는 것이 약간 단점이지만.

(좁은 2차선 도로 길가에 있고 주변에 버스 정류장이나 뭐..대중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차를 갖고만 갈 수 있는 곳. 때문에 발렛을 안 해주면 엄청 혼잡스럽고 사고가 날 수 있는 장소.)

길상사로 올라가는 길에도 차들이 끊이지 않고 드나들길래 맛집인가 싶어서 가본 곳인데.

오오...맛있어! 

아 다 맛있었지만 특히나 갈비탕이 대박. (비빔냉면은 chan 앞에 놓고 먹어서 그랬는지 사진 찍는 것도 잊었다..)

저 뼈에 붙어있는 고기가 진짜 맛있었다.

나에게 갈비탕 최고집은 항상 신촌 형제갈비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순위가 바뀜. 

친구들 껴서 3-4명이서 가서 갈비찜도 먹어보고 싶더라.










아무튼 이제 조금씩 침체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날씨의 영향도 큰 것 같고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수영을 다시 할 지는 고민 중이다.

날이 추워지기도 했고...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