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더니
양팔에 닭살이 올라오는 게 느껴지면서 입에서 '쌀쌀해'란 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오늘 아침엔 자연스럽게 따듯한 커피를 내려서 컴퓨터 앞에 앉았네.
사실 계절의 변화는 쇼핑몰에 가면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다.
벌써 가을느낌 충만한 이케아-
올해 여름은 정말 이렇게 가는 것인가
잔뜩 겁나게 했던 예보에 비하면 제대로 힘도 못 쓰고 가버리는 거 같다.
폭염이다 싶은 날들은 열흘 정도였을까?
*
여름을 지나며
로엔 덕분에(?) 새로 산 컴퓨터가 와서
뇌이식중...
외꾸눈 맥북이 마지막까지 열심히 일해주어서 다시 나의 작업 환경은 쾌적해졌다. 널 7년이나 썼구나. 그동안 고마웠어.
계속 사자고 했던 서재방 책장도 사고
거실 책장도 사왔다.
**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걸 매우 어려워하는 나의 아이폰8+
너도 끝까지 열일해주렴...가을쯤 놓아줄게...
책을 꽂고 뒤에 패브릭을 대서 책꽂이 자체는 잘 보이지 않지만 무려 2만5천원짜리 가구였다. 이래서 이케아를 못 끊지...
들어오는 이들이 있는만큼
떠나는 이들도 있었으니-
로봇청소기를 처음 들이고 신기하고 기특하고 감탄스러웠던 마음은 6개월짜리였지 뭔가.
6개월 뒤론...역시나 좀 부족한 흡입력과 너무 작은 먼지통과
언제부턴가 침대 오른쪽은 잘 가서 청소하는데 왼쪽 구석은 안 가놓고 청소 다 끝났다고 하는 너를 보며
왜이렇게 멍청하냐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하나둘 소모품 교체를 하며 역시 중국 가전은 이제 사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고
그렇게 점점 마음이 떠나갔다.
그래도 아직 작동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고 사다 놓은 소모품도 남아서
당근에 올려봤더니 다행히 잘 팔리더라.
chan은 몇 개월 공들여 진행했던 국제현상 프로젝트가 최종 2등으로 탈락을 하면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쉬워했다.
심사와 질의응답을 유튜브로 생중계해서 나도 집에서 손에 땀을 쥐며 보았던 XX미술관 설계공모-
다음에 다시 더 좋은 프로젝트로 당선까지 되길!
올림픽도 열심히 봤다.
중요한 게임은 거의 다 본듯.
축구 야구 다 있던 날
공중파 3사에선 모두 축구만 보여줬던 날
인터넷으로 여자배구 한일전을 실시간을 보았던 우리가 진정한 승자라며 금메달을 딴 듯이 기뻐했다.
우리는 야구 팬이 아니라
야구하는 날은 제일 재미없는 날...
태권도 유도 레슬링도 거의 안 봤고...
가끔 시간 빌 때 해주는 아티스틱 스위밍 엄청 재밌게 봤다
클라이밍도 의외로 재밌었는데 인기 종목이 아니라 중계를 하다가도 갑자기 뚝 끊기고 해서
인터넷으로 각종 방송사 인터넷 채널 대기해가며 찾아다니면서 봤다.
마지막날 마라톤까지 보고
이상한 대파모양 옷 입은 사람이 나와서 춤을 추던 폐막식까지 야무지게 다 봤던
롯데월드 퍼레이드가 더 볼만하다던 인터넷 글에 고개를 끄덕였던 역대급 폐막식을 장식한
2021년 여름에 본 2020 도쿄 올림픽
그렇게 여름이 지났다.
*
로엔
보이는데 보이지 않는 로엔
여름 내내 자주 가던 스팟 1
여름 내내 자주 가던 스팟 2
로봇 청소기 팔려고 박스를 꺼내왔으니
또 한번 들어가보는 것이 인지상정
이것이 나의 새 타겟인가...
아무튼 로엔은 잘 지낸다.
*
새로 시작한 운동
골프
내가 골프를 배우다니-
한 번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는 운동인데 동네 연습장에 등록을 하고 레슨을 받게 되었다.
chan이 나보다 3개월 정도 먼저 시작했고 나는 뒤따라 배우고 있는 중
며칠전 같이 연습하러 가서 같이 레슨을 받았다. (강사는 서로 다름)
내 뒤에서 chan이 먼저 레슨을 받는데 언뜻언뜻 들리는 강사의 말-
지금까지 잘못된 자세로 연습하셨는데요?
이렇게 하면 안 돼요.
이번주는 좀 자주 나오셔서 연습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네...
chan 레슨 끝나고 시작된 내 레슨
우리 강사님은 재밌는 캐릭터라 레슨 중에 같이 깔깔 웃는 일이 좀 있다. 그렇게 분위기 좋은 중 내가 들은 말
어이구 잘 치시네. 지난번에 배운 건 이제 더할 필요 없겠는데요?
구기 종목 배워본 적 없으세요? 그럼 이건 타고나신 건데.
오늘 배우신 거 다음 시간에 또 할 필요가 없네. 원래 이걸로 며칠 배우시는데.
다음 레슨은 길게 잡아주세요. 새로운 거 진도 나가야하니까.
수업 끝나고 chan이 질투하더라.
좋겠다 넌 칭찬들어서.
응. 좋아.
*
100m 달리기
뭐때문인지 100m 달리기 얘기가 나왔는데
내가 고등학교때 100m 18초대 나왔던 거 같다니까 그렇게 빠르냐며...
자기는 20초대 나왔다고...했던 대화가 시작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던 남자들 중 10대 시절 100m가 20초를 넘어가는 사람은 처음이라 몇 번이나 다시 물었다. 정말이냐고...
몇 번을 물어도 정말이라고...
믿기지가 않아서
다시 한 번 100m 달려보자고.
그렇게 우린 주말에 마포구민 체육센터에 가서 100m 표시도 안 되어있는 운동장에서
대충 100m 거리를 잡고 달렸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내가 이김.
20초대가 정말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같은 남잔 처음이야.
*
먹은 것
우리 동네 맛집 마포옥-
언제 가도 아주 만족스럽게 먹고 오는 곳인데
얼마 전엔 여기서 최불암씨를 봤다.
마스크까지 쓰고 있는데다 너무 수수한 차림이라 못알아봤는데
암만 봐도 최불암 할아버지가 맞더라.
당산역 보쌈집
엄청 오래된 집이더라. 내가 목동 살 때도 분명 있었을텐데 그 땐 모르고 이제서야 가봤다.
고기 너무 맛있고 보쌈 정식 시키면 나오는 청국장이 보너스처럼 맛있는 곳.
가끔 딤섬 생각나면 가는 몽중헌-
이 날은 청채교, 짜장면, 깐풍기 이렇게 시켜서 다 먹었네. 청채교랑 짜장면이 역시 너무 맛있었어.
올해 냉면집 한 번을 안 가다가
넷플에 냉면랩소디 보고선 이거 이러다 큰일 나겠다고. 올 여름에 냉면 한 번 못먹고 지나가겠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찾아갔던 우래옥.
평일 점심에 갔는데 약 40분 기다렸다 들어갔다.
맛있는데 또 이렇게 복잡한 곳에 대기까지 하면서 올까 싶다.
한남동에서 유명해진 피자집이라는 잭슨피자. 같이 주는 랜치 소스를 찍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고 듣고 시켜봤다.
맛있긴 했는데...
피자헛 갈릭디핑에 너무 익숙해진 걸까 ㅋㅋㅋ 막 당분간 피자는 이거다! 싶을만큼 혁신적이진 않았음
또 피자 시키면 피자헛이나 파파존스 계속 시킬 거 같다.
처음으로 사본 코슷코 연어-
너무 큰 크기라
보관이 무서워서 맨날 망설이다 지나쳤는데 이번에 큰맘 먹고 사봤다.
이틀 연속 연어 샐러드로 해먹고
나머지는 스테이크용으로 잘라서 냉동실에 보관 중-
손질하고 소분하는 데 1시간이나 걸리긴 했지만
아무때나 연어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으니 든든하긴 하네.
고기남자 유튜브 보고(구독자는 아님...그냥 알고리즘에 걸려있어서 봤는데 맛있어 보이길래 따라한 거임...(왜 변명하지?))
무려 1시간가량 정성으로 구운 통삼겹살과 김치구이.
세상에...
너무 맛있네...
1시간이나 서서 생고생하며 정성스럽게 구워야하지만 날 쌀쌀해지면 또 한 번 구워야겠단 생각이 들만큼 맛있었다.
이건 호박죽같아 보이지만
토마토스프임
나의 소울푸드-
토마토수프도 이 버전 저 버전 참 많이 해봤는데 이 레시피(https://blog.naver.com/hyeripak/222259409839)로 정착했다.
딱 내가 원했던 그 토마토스프 맛.
아침에 프렌치롤이랑 같이 한 뚝배기 하면 세상 행복하다.
요즘 주말 아침으로 많이 해먹었던 팬케이크-
최근에 산 버얼리 그릇에 담은 오일 파스타-
오일 파스타엔 오일 듬뿍 넣고 볶다가 마지막에도 오일을 듬뿍 뿌려줘야 맛.
근데 버얼리 그릇 사용할수록 만족도가 너무 높다.
샐러드를 담아도 되고 파스타를 담아도 되고 브런치를 담아도 되는 내가 딱 원했던 크기에
직사각형 모양이라 식세기에도 잘 들어가고...
뭘 담아도 이뻐.
올 여름 시원하게 참 잘 마셨던 아이스티-
*
하늘
올 여름엔 미세먼지 안 좋았던 날이 손에 꼽는다.
산책을 가도
차를 타고 달려도
하늘 보는 맛이 있었던 이번 여름-
여기는 무슨 대교였을까. 맞추는 사람 50원.
이른 아침에 갔던 평화의 공원
피쓰파크
정말이지 평화롭네
천지창조 생각나는 구름
망원 한강뷰
하늘 공원 뒤로 노을이 예뻤던 날
뭐 날씨야 더워도 추워도 좋으니 미세먼지 없이 계속 이런 하늘이었으면 좋겠다.
쓰고 보니 이번 여름도 차암 알차게 보냈구나.
가을엔 골프 진도를 chan보다 빨리 빼는 것이 목표고
요가는 좀 소홀했는데 혼자라도 다시 좀 열심히 해봐야겠고
산책도 다시 시작해야겠고
사다놓은 책도 좀 읽고
시간을 조금 더 쪼개서 쓰면 좋을 것 같고
바라는 것도 많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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