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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연말엔 일하느라 바빴다.
그와중에 chan은 마감 하나를 했고 휴가를 받아 용평엘 다녀왔다. 돈 내고 용평에 숙소를 잡아 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 감회가 남달랐다. 우리의 추억이 한가득한 용평 콘도는 일반 숙박업소처럼 돈 내고 갈 수 있는 곳은 아니고 분양을 받은 사람만 갈 수 있어서...원래 주인이었던 wk가 다시 돈을 많이 벌어서 그 곳을 사거나....우리가...돈을 아주 많이 벌어서 사거나...아님 또 그곳을 갖고 있는 사람과 친해지지 않는 한 다시 가기는 힘든 곳이 되었다.
왠만해선 다시 가기 힘들게 되었지만...
이렇게 다시 갈 수 없게될 줄 꿈에도 몰랐던 것처럼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니...
언젠가 또 이래저래해서 여길 다시 오게되었다! 라는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좋겠다.
아무튼,
4대보험 가입자인 chan은 휴가내내 푸욱 쉬었지만 일용직 종사자인 나는 아이맥을 이고지고 가서 콘도에서도 일을 했다. 뭐 예전 마카오에서도 그랬으니. 이젠 그러려니.
그래도 아침일찍 아무도 없는 슬로프를 걷는 산책은 무척 좋았고
정말 오래된 호텔 건물 1층에 있는 카페에서 먹는 아침도 좋았다.
뜬금없이 하와이 코나 커피를 팔고 있었는데 비쌌고 맛있었고 리필이 가능했다.
곤돌라를 타고 발왕산에도 올라갔고
우리가 기대했던 밥집 고향이야기에도 다녀왔다. 5년사이 건물을 새로 지으셨더라.
우리가 항상 먹는 메뉴는 곤드레밥에 오삼불고기.
하아...
여긴 정말 완벽한 곳이야...
밑반찬도 하나하나 다 맛있고 곤드레밥에 양념간장 쪼르륵 뿌려서 갓 구운 김에다가 싸먹으면 완벽하다.
곤드레밥이랑 오삼불고기는 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코로나를 견디고 계속 있어줘서 고마워요...
두번째로 우리가 기대하던 곳은 진태원.
5년 전에 여기서 탕수육을 먹고 너무 맛있어서 충격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갔을 땐
코로나라 포장만 가능하다고 하여...
고민 끝에 고사하고 말았다. 슬펐지만...포장을 해서 숙소에서 먹으면 기분도 안 나고...우리가 아는 그 맛이 아닐 것 같아서...
여행의 마무리는 공릉동에서 닭한마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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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즈음하여
로엔 캣타워를 주문했다.
뭐어...캣타워?
처음 몇 분은 좀 내외하더니 바로 가서 냄새 맡고 긁어보고 올라가더라.
그러더니 곧 아주 편안해짐
이젠 아주 자주 가는 스팟이 되었고 우린 이를 로엔 타워라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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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크리스마스마다 케이크를 사서 먹었는데
우리 둘이 먹기엔 너무 많아서
아무리 열심히 먹어도 1/3 정도는 버리게 되는 것이 아깝기도 했고
무슨 약속이나 한듯이
올해엔 여기저기서 '슈톨렌'이라는 걸 팔기에 한번 사봤다.
슈톨렌은 독일 크리스마스 빵으로 견과류랑 건과일이 들어간 달디단 케이크?라고 한다. 이게 상온에서 한달정도 보관이 가능한데
독일에선 보통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한달동안 매일 한조각씩 먹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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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보이는데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라고...영국에서 처음 접했을땐 낯설기 그지 없는 물건이 있었다. 12월만되면 모든 브랜드에서 나오는 물건이라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거였는데 이게 뭘 하는 거냐면, 12월 1일부터 하루하루 날짜를 뜯으면 그 안에 작은 선물이 들어있다. 보통은 캔디나 초콜렛. 이걸 하루하루 뜯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는 거다. 보통 아이들이 받으면 환장을 한다고...그렇겠지...
암튼 이걸 처음 접했을 때 이들이 얼마나 크리스마스에 진심인지 굉장히 놀랐었다.
근데 슈톨렌도 12월 내내 먹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니...도대체 크리스마스를 얼마나 기쁘게 기다리려고 이렇게 노력들을 하는지. 대단하다!
암튼 슈톨렌은 내 입맛엔 그저그랬단 것으로 ㅋㅋ
담엔 그냥 생크림 딸기 케이크를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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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 회사 사람들 몇에게 줄 선물
미리미리 좀 살걸 ㅋㅋㅋ
연말에 가서야 부랴부랴 무슨 선물을 살지 고르고 돌아다니느라 애를 좀 먹었다.
원랜 무난하게 손수건을 사드릴까 싶어 아울렛을 전전했는데
의외로 손수건이 몇개 없더라.
점점 포멀수트의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손수건도 설자리를 잃고있는 것인가 싶었다.
그리하여 손수건 말고 무엇을 사드리면 좋을지 머리를 굴려보다가
아울렛에서 무심코 들어갔던 화장품 가게에서 팔고있던 향수에 힌트를 얻었다.
선물을 드리려는 건 대표님, 사장님, 부사장님이었는데(모두 chan이 아플때 도와주셨던)
모두 개인 사무실도 있고 영업용으로도 쓰이는 차가 있어서 룸스프레이를 선택했다. 향수보다 저렴하기도 했고...
덕분에 Aesop 포인트를 왕창 쌓으며
오랜만에 카멜커피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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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마지막으로 한 일
바로
필라테스다.
골프는 3개월 했는데 내가 곧 필드에 나갈 일도 별로 없을 것같고...
적당히 재미는 있지만 요가만큼 재밌지도 않았고
게다가 골프는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이라기보단 재밌게 게임으로 즐기는 운동이라
내가 추구하는 운동관과는 맞지 않았다.
다시 요가를 할까 하다가
기구 필라테스가 늘 궁금하기도 했고
1:1 개인수업으로 집중해서 내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싶단 생각을 한지 좀 되었기에
과감히!
동네 필라테스 학원에 등록을 했다. 개인+그룹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는 과정인데 지금까진 아주 만족스럽다.
특히 개인수업이 확실이 도움이 된다.
내 손목이 꺾여있는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있는지 바로바로 다 알려주고 고쳐주니까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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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에는
만두를 빚으며 보냈다.
좀 싱겁게 되긴 했지만 집만두 맛을 따라갈 냉동만두는 없기에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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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다이어리
스벅 프리퀀시로 받은 다이어리를 몇년째 쓰다가
슬슬 질리기도 하고
디자인도 내 취향에서 점점 멀어져서
오랜만에 베이직한 위클리 다이어리를 주문했다.
11월 말에 주문했는데 1월 5일에서야 도착한...
영국에서 출발하여 스웨덴을 거쳐온 것으로 보이는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이고
무사히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도착한 나의 새 다이어리.
다이어리가 늦게 오는 바람에
보통 연말에 하는
한해 정산과 새해 계획 및 각종 기념일을 적는 행사가 1월 첫주 주말로 미뤄졌다.
연희동의 한 티룸에서 진행된 우리의 연간 행사-
별거 아니라고 느꼈던 일인데
이걸 연말에 못하고 지나가니까 엄청 찝찝하더라.
예쁜 찻잔에 맛있는 티 마시면서
제대로 짚고 넘어가니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들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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