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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1, 용평에서의 마지막 주 *sunny days 날씨 좋은 오후에 나간 산책- 겨울이면 사람들로 붐비게 될 아직은 지나치게 한가한 슬로프 아래를 평화롭게 걷고 있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하고.. 손님이 없어서 주말에만 문을 열었던 투썸에 와서 책 보기 이미 쉰다고 콘도에 와있는데도 카페에 오면 다른 잡다한 일들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몇 시간을 책만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렇게 편하게 지내는데도 벗어나면 홀가분한 잡다한 일이라는 건 존재하는 구나. 이런 걸 보면 아무리 좋은 커피 머신을 갖다놔도 가끔씩 카페에 나오는 일이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 바람이 몹시도 불던 날-대관령 하늘 목장을 가는 좋지 않은 선택을 했다. 내 키만한 바퀴가 달린 트랙터를 타고 2~30분 정도 천천히 산길을 오르니 하늘 공원에 도착했다. 이.. 더보기
20160409, 너무 잘 지내고 있는 중 *햇살 좋았던 날들 우리가 지내고 있는 B동그냥 봐도 이쁘지만 햇살 받으니 더 이쁘다. 우리끼리만 테라스에 나가는 게 못마땅했던 로엔조르다가 결국 테라스로 나오는 기회를 얻었다. 얼마만인지 바깥땅도 밟아봤다. 엄청 발버둥치면서 가보고 싶어했으면서 막상 땅에 내려놓으니까 겁나서 살금살금 걸어다니는 중. 자기 꼬리 보고 신기해하기도 하고 잘 놀다가 집에 와서는 목욕을 당했다.. 폭풍 그루밍으로 몇 시간만에 털을 말리고 다시 평화를 찾은 로엔. 로엔, 알았지? 밖에 나가면 대가가 따르는 법이야. 또 다른 햇살 좋았던 날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맞은편 산 중턱에 예쁘게 모여있는 버치 힐 콘도 그냥 시멘트 바닥에 인도도 따로 없는 찻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버치힐 경비실을 지나면 이렇게 잘 정돈된 길이 나온다. 이렇게.. 더보기
20160403, 모두 있었던 일일까? *모두 있었던 일일까? 용평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둘이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셨다. 오랜만에 몸도 마음도 편안히 커피를 즐긴다고 생각하면서. 이제 정리도 하고 책도 보고 번역도 하고..그래야지? 중국에서 엄마와 함께 보냈던 날부터 시작해서 한국에 다녀오고 다시 중국에 와서는 바로 다시 귀국 준비를 해야했던 약 한 달간의 시간. 이 기간 내내 루틴이 무너져있던 나는 하고 싶은 일들이 쌓여있어서 조금 초조하기까지 했다. 얼른 하고싶어! 빨리! 모든 걸! 이런 느낌. 여기서 보내는 이 시간을 규칙적으로 건강하게 잘 보내야겠다는 마음이 첫 날부터 뿜어져 나와 커피잔을 들고 테라스의 나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논문 번역을 시작했다. chan은 뭘 오자마자 번역을 하냐고 핀잔을 줬다. 본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