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90505, 일요일 * 미세먼지 좋지 않은 어린이날 chan은 학원에 갔고 나는 로엔과 집에 오전 내내 있었다. 로엔은 베란다 박스에서 햇빛을 받으며 나른한 표정으로 누워있다가 나를 보더니 냐앙 소리를 내며 옆에 와서 잠시 머무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 이불 위에서 제대로 자고싶은 마음이 든 것 같다. 나는 가끔 로엔을 물끄러미 보면서 로엔이 가는 곳, 하는 행동을 보고 그 마음을 점치길 좋아한다. 그래봤자 대부분은 이런 거다. 아 더 편하고 싶어서? 지금도 누워있는데? 막 더 편해지고 싶었어? 근데 그러다 나 보니까 또 놀고싶어? 앞발로 슬쩍슬쩍? 아 이제 배고픈거 같아? 아니 방금 밥 먹었는데 다시 먹어야할 거 같아? 내가 이 소파에 있는 꼴이 보기 싫어? 놀아줘? 놀아달라고 그 끈 앞에 정자세로 앉은 거야? 아까까.. 더보기 그냥 아무것도 아닌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33살, 내 감정의 원인 기분이 나쁘다. 불편하다. 언짢다. chan에게 화가난다. 며칠 전 이런 기분이 되었을 때 분석에 들어갔다.내가 내 마음을 파고들어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원인은 내 선택이 바로 엄마아빠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아...진짜...굉장히 자존심이 상했다. 33살을 먹었고 결혼을 했고 이제 내 삶을 내가 책임지며 꾸려 나가고 있는데엄마아빠가 내 선택을 자랑스러워 해주지 않고 좋게 인정해 주지 않음을 느껴서 절망했고 기분이 상했고 그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친 chan에게 화가났다. 분명히 알고 있다.10대 시절의 나부터 지금의 나까지.내가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그들은 자세히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다. 때로는 열심히 대화를 해보기도 했고 때로는 치열하게 싸워보기도 .. 더보기 chan과 나 8년차 2014년. 우리가 사귄 시간 시간까지 합해서 우리가 함께한지 8년차다. 우리 이제 정말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했구나.. chan이랑 내가 함께한 시간이 흐르면서 늘 가는 밥집, 늘 가는 카페, 늘 가는 휴가지가 조금씩 생겼다는 걸 깨닫고 한 번 옛날 사진이랑 같이 보고 싶어져서 생각나는 것만 정리해봤다. 목동 스시노미찌 2008년 7월사귄지 1주년이라고 룸 예약해서 갔었다. 생각해보면 둘 다 학생이었던 그 때 정말 무리했구나..싶다. 그나저나 나 정말 좀 어리네. 이건 최근 어느 주말에-뭔가...격변의 느낌이다. 속초 켄싱턴 호텔 2011년 9월 2014년 4월 용평 2012년 12월 용평에 가면 늘 가는 음식집-고향이야기chan이 조금 웃기게 나왔지만 내가 잘 나왔으니까. 2013년 6월 2013년.. 더보기 지적 허영심 취향의 변화 예전에는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너머에 반드시 있는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그걸 설명하려는 이론에 마음을 빼앗겼었다. 예외를 가장 적게 하나의 이론으로 가장 많은 것을 설명하는 가장 경제적인 이론이라는 것에 마음 설렜었고 하나의 개념이 여러 분야를 아울러 넓은 뜻으로 하지만 일맥상통하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멋졌다. 뜬구름 잡는 얘기도 좋아했고, 논리적으로 치열하게 집중해서 생각하고 그렇게 이론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물론 그만큼 고통도 수반되었지만. 내 능력을 떠나서 내 취향은 그랬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영화를 만들었던 김감독과 그 친구들과 학교 앞 허름한 골목길의 술집에 앉아 술취에 언젠가는 우리가 피스타치오과를 만들.. 더보기 반인반괴 베르세르크였는지, 아니면 다른 만화나 영화, 그리고 내 상상이 다 합쳐진 건지 잘 모르겠다. 판타지이긴 한데 중세 암흑기를 모티브로 한 듯한 배경이다. 마녀 사냥, 종교 고문, 감정 없이 텅빈 눈동자에 무력한 시민들로 넘쳐나던 사회. 그리고 마치 어둡고 냄새나는 지하 벽에서 생성된 듯한 반인반괴들이 사회 곳곳에서 나탄다. 처음에는 인간의 형상을 유지하며 아무도 보지 않을 때만 요괴의 모습으로 변하는데 이게 사회 전체가 타락할수록 평상시에도 굳이 요괴의 모습을 숨기지 않는다. 반은 인간 반은 요괴의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다니는 거다. 지금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요괴들이 더이상 굳이 모습을 감추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보기 회사가기 싫은 생각 회사가기 너무 싫다.이제 내일이면 회사 가야하는 게 너무너무 싫다.내일 모레면 중요한 회의도 있고, 그 회의 전 후로 할 일도 많을텐데 그런거 생각하면 진짜 가기 싫다. 동시에 휴일에 이런 생각을 한 순간이라도 하고 있는 게 아깝다. 지난 번에도 한 번 말했듯이 이 정도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그렇게 나쁜 회사는 아니다. 최근에 야근을 좀 하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4달 정도 다니면서 야근 안 한 날이 훨씬훨씬 많았고 같은 사무실에 있는 사람한테 받는 스트레스도 많지 않다. 대부분은 고객한테 받는 스트레스다. 최근에 이런저런 사건들이 생기면서 압박스러운 일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주변 사람들과 비교해 봤을 때 분명 나쁘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도! 너무너무 가기가 싫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더 .. 더보기 연발 폭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가끔 그리운 것들 뜨겁게 연애하고 그러다 헤어지고그리고 오래도록 그립고 가슴 아린 10대에만 할 수 있는 사랑, 20대에만 할 수 있는 사랑을 온 마음으로 했고 이별을 온 몸으로 견뎌냈었다. 17살부터 거의 10년간 적지 않은 이별을 했다. 늘 사랑은 아니었지만, 늘 진심이었고 그래서 이별은 늘 너무 아팠었다. 이제는 30대가 되어버렸고 결혼까지 했다.지금 chan과의 사랑은 내가 연애 시절 했던 사랑과는 분명히 다르다.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지만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고 이제 우리는 연인임과 동시에 가족이고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기 때문에 연애 시절의 사랑과는 다른 형태의 사랑으로 변하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라 해야겠지만..그리고 기본적으로 chan과 나는 서로를 정말 깊이 사랑하고 있음에도..그리고 그렇게 세상이.. 더보기 나 분석 2. 며칠 전에 썼듯이, 최근 언어학 책을 다시 꺼내 보고 있는데..뭐...아직까지도 1장 개요 부분이지만..이게 너무너무 재밌는 거다. 예전에 내가 박사 과정까지 할 생각이 없었던 것은, 일단, 석사 하면서 공부가 너무 힘들었고, 두 번째로는 뭘 공부해야할 지 확신이 서는 분야가 없었다. 당연하게도 언어학 내에서도 너무 다양한 분야가 있다. 의미/화용론에서 부터 형태/통사론 까지. 게다가 요즘엔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연구들이 많아서 심리/사회 언어학부터 인지 언어학까지 엄청나게 다양하다. 전공자에게 이건 음악/미술과 경제/경영의 차이 수준으로 다른 느낌이다. 게다가 박사를 굳이 언어학으로 할 필요도 없다. 언어학과 연계되는 심리학도 있고, 나 개인적으로는 철학, 미학, 문학에도 관심이 많았어서 만약 박사를 ..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