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비가 많이 온다는 런던-
확실이 우리가 도착했을 때 보다 쌀쌀해진 요즘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졌다.
비내리는 날 차이나 타운
Wong Kei 라는 곳에서 북경 오리랑 새콤달콤 돼지고기 튀김 덮밥이랑 뜨끈한 면 스프를 먹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푸짐하게 시켜 먹었던 외식이었지. 지난 번에 차이나 타운 왔을 때 딤섬 먹으러 갔던 곳은 자스민 티가 유료였는데 여기는 기본으로 줘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역시 중국 음식은 자스민 티가 있어야 맛있어. 비록 동그란 테이블에 모르는 사람끼리 꽉꽉 낑겨 앉게 하고 다 먹으면 바로 휙휙 치워 버리긴 했지만. ㅎㅎ
비오는 월요일 아침-
학교에 가는 chan을 바래다 주고 마트에 들러서 장보고 왔다.
오늘 혼자 장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조금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한 달 지났는데.
햇살 좋았던 홍대 근처 골목길, 구로동 아파트에서 산책하던 길, 목동 1단지에서 현대백화점까지 파리공원을 거쳐 걷던 길들이 가끔씩 문득 정말 내가 하고 있는 일 - 장보고 돌아오는 길, 이력서 업데이트, 취업 사이트 뒤지기, WOW - 과 아무런 연관성 없이 갑작스럽게 머리속을 가득 매운다.
그리워하게 될 거라고..각오하고 있었고. 이 곳을 떠나고 싶을 정도로 날 괴롭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이 그리움을 심지어 즐기고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짙고 깊은 그리움이다. 그리워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특별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떤 것일지 궁금하기도 했었기에. 아, 내 마음 속에 홍대에 대한 이미지는 이런 거였군, 하고 웃는다.
다시 한 번, 삶의 기반을 바꾼다는 것은 참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사는 동네 공원
작은(?) 호수가 있는데 백조랑 오리가 그림같이 떠다니고 이따금씩 노를 저으며 작은 배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그림같은 풍경.
(참고로 배 타는 건 8 파운드 ㅎㅎ)
공원에 쓰러진 나무에서 신나게 노는 꼬맹이들
chan이 진짜 나무를 탄 것 처럼 보이도록 사진을 이렇게 기울여 달라고 해서 해봤는데..
그냥 바보같다.
Harry Potter 2권 Chamber of Secrets 사러 갔던 서점 - Waterstones
하루키씨는 영국에서도 핫한 작가시더라.
관세 환불 받을라고 Border Force 라는 곳에 편지 보냄.
영국와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아직 아날로그적인 것이 참 많다는 것.
이런 관세 환불 요청도 반드시 우편으로 보내야 하고 은행 계좌를 트면 3~5일 내로 우편으로 내 PIN 번호(비밀번호 같은 것) 정보랑 체크 카드가 온다. 그리고 따로 통장이 없고 한 달에 한 번씩 집으로 사용 내역을 우편으로 보내준다. 따라서 영국에서 은행 계좌를 트는데 가장 중요한 건 내 집 주소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다.
*
조깅은 계속 하고 있다. 뭐가 늘긴 느느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근데 날씨 추워지고 비도 많이 내리기 시작하면서..의지가 많이 꺾였..
뜨개질도 좀 하다가..진짜 재미있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이 생겼는데 생각보다 실값이 너무 비싸서..조금 시들해 졌다.
결국 일을 구하는 게 제일 중요한 시점이 왔다.
지난 주부터 조금 본격적으로 취업 사이트 돌아다니면서 이력서 뿌리고는 있는데..아직까지 답변 온 곳은 하나도 없..
예전 직장에서 플젝 같이 했던 영국 지사의 린지한테도 메일 보내봤는데 그냥 펜팔 수준으로 몇 번 메일만 주고 받다가 끝났다. 린지, 너는 플젝할 때부터...도움이 안 되는구나..했다는 ㅎㅎ
어쨌든 뭐라도 어떤 일이라도 구해야할 텐데. 걱정이다.
*
이제 이사까지 딱 일주일 남았다.
휴..정말 그동안 집 없는 설움이란..
서울에서 구로동 집 뺀게 8월 중순이었으니까 약 2달이나..집 없이 떠돌은 셈이다. ㅠㅠ 아 다시는 겪고싶지 않아..
로엔도 22일이면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 그동안 너무 보고 싶었어 ㅠㅠ
그래도 고양이 호텔에서 매일매일 사진을 올려주어서 참 좋았다. 걱정도 덜 되고 매일매일 뭐했는지,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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