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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60403, 모두 있었던 일일까? *모두 있었던 일일까? 용평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둘이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셨다. 오랜만에 몸도 마음도 편안히 커피를 즐긴다고 생각하면서. 이제 정리도 하고 책도 보고 번역도 하고..그래야지? 중국에서 엄마와 함께 보냈던 날부터 시작해서 한국에 다녀오고 다시 중국에 와서는 바로 다시 귀국 준비를 해야했던 약 한 달간의 시간. 이 기간 내내 루틴이 무너져있던 나는 하고 싶은 일들이 쌓여있어서 조금 초조하기까지 했다. 얼른 하고싶어! 빨리! 모든 걸! 이런 느낌. 여기서 보내는 이 시간을 규칙적으로 건강하게 잘 보내야겠다는 마음이 첫 날부터 뿜어져 나와 커피잔을 들고 테라스의 나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논문 번역을 시작했다. chan은 뭘 오자마자 번역을 하냐고 핀잔을 줬다. 본인.. 더보기
20160331, 용평은 푸르다 *북경 떠나기 전 마지막 외출 북경을 떠나기 전 마지막 주말. chan의 회사 후임으로 들어온 HS씨네 가족과 함께 만났다. HS씨는 chan보다 3주 정도 늦게 입사한 사원인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chan과 꽤 친하게 지냈다. HS씨의 부인도 '지영'이란 이름에다가 나와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라는 얘기를 듣고 정말 신기했었음. 이 부부는 우리보다 1~2살씩 어린데 벌써 9살짜리 딸이 있다는 건 더 신기한 이야기. 덴마크에서 유학을 한 HS씨는 지금 혼자 중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부인과 딸은 덴마크에서 지내고 있는 중 일주일 정도 중국에 놀러왔는데 먼저 만나자고 제안을 해주어 주말에 싼리툰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다행히 날씨도 공기도 좋았던 토요일- 이 곳이 싼리툰-대사관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 더보기
20160322, 한국에 다녀온 뒤 2월 말쯤 한국에서 친정 부모님이 오셨다. 엄마랑 거의 일주일 정도를 함께 보냈는데 그게 생각보다 참 힘들었다. 반갑고 좋은 것은 잠깐이고 내가 엄마집에 있는 것이 아닌, 엄마가 내 집에 있다는 사실. 엄마에겐 낯선 살림살이와 한국 TV도 없는 우리집에서 내가 혼자 책을 보거나 미드를 볼 수도 없고 거의 24시간을 함께 하니 정신적으로 참 지치더라. 엄마랑 얘기하고 엄마랑 요리하고 엄마랑 밥 먹고 엄마랑 청소하고 엄마랑 장 보고. 그리고 초등학생 때 이후로 엄마랑 한 침대에서 자는 것도 처음이라..이 부분도 힘들었다. 처음 이틀 정도는 어색하고 불편해서 뒤척이다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누군가와 24시간을 함께 해야만 하는 상황은 정말 힘든 것 같다. 그나마 친정 엄마이니까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었겠지.. 더보기
20160229, 지난 포스팅 이후, HOTPOTHOT, 한국에 다녀온 chan, 요즘 일쌍 *지난 포스팅 이후 거실에 놓을 작은 테이블도 살겸 밥도 먹을겸 IKEA에 놀러갔다. IKEA 스파게티랑 새우 튀김이랑 닭다리랑 티라미수는 진짜 언제 먹어도 후회없는 메뉴. 후식까지 야무지게 먹고 내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핸드폰으로 내 블로그 포스팅을 보던 chan.자신의 속마음을 들킨 것에 당황하여 얼굴이 시뻘개졌지 뭔가. 블로그 읽기 전평정심 읽은 후얼굴이 옷이랑 같은 색이 됐다. chan은 진짜로 단순한데 자기가 단순하다는 걸 모르나보다. 어떻게 알았냐며 정말로 신기해 하더라. *Tea time 런던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다시 북경으로 이고지고온 Wedgewood Teapot set. 혹시라도 깨질까봐 계속 쇼핑백에 넣어서 기내로만 가지고 다니며 정성스럽게 모셔온 물건이다. 런던에서의 마지.. 더보기
20160204, 북경와서 첫 나들이 - 798 예술구 *북경와서 첫 나들이 북경에 온지 1달이 지나고 나서야 chan과 둘이서 마트나 쇼핑몰에 뭘 사러가 아닌 그냥 놀러 나갔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798 예술구. 관광지로도 유명하고 예전 무한도전에서 강남 스타일 뮤직 비디오를 찍은 곳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알고보니 우리집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었다. **일요일에 날씨도 좋고 공기도 좋길래 chan이랑 가볍게 데이트나 하고올까 싶어 물어봤는데 chan은 주중에 계속된 야근과 일요일 오전 한 대청소로 지쳐있었다. '니가 가고 싶으면 가자.' 마지막 글자를 높고 짧게 끊으며 말하는 이 말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나는 정말로 귀찮고 피곤하고 별로 기대도 안 되는 거기를 니가 왜 기를쓰고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고 갔다오면 나는 분명히 미친듯이 피곤해져서 일.. 더보기
20160126, 일상적인 풍경 *제일 자주 보는 풍경 가끔씩 문득문득 떠오르는 예전 내가 살았던 동네들을 보면 대부분은 내가 매일같이 다니던 길목이었다. 어떤 특별한 날에 갔던 특별한 장소도 물론 생각난다. 근데 거기는 원래 그렇게 나중에 떠올리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 느낌이다. 매년 기념일이 되면 '우리 작년 기념일엔 뭐했지?' '몇 년 전 니 생일에는 뭘 했지?' '그 날 어느 레스토랑에 갔었지?' 하며 끊임없이 잊혀지지 않는 주제로 남아있다. 특별한 기억에 대한 것은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 반면 일상적인 것은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기지 못한다는 느낌을 간혹 받기 때문에 더 소중히 여기고 싶어지는. 나 혼자 집에 있을 때. 혼자 집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일을 하다가 아무 맥락 없이 불규칙하게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 더보기
20160124, 로에니를 데려오던 날 *로에니를 데려오던 날 전날 밤 북경 공항에서 로에니를 넘겨주고 받은 서류에 적힌 주소를 애플 맵으로 찾아봤는데 다행히 집 근처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1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나오긴 했는데 이 건물의 정확한 위치는 잘 검색이 되지 않아서 버스에서 내려서부터는 좀 헤매일 것이 분명하니 1시간 반 정도를 예상했다. 참..긍정적인 예상이었다는. 아침 9:30~11:30 사이에 오라고 해서 출근하는 chan보다도 먼저 집을 나섰다. 언제 어느때 인터넷이 안 될지 모르기 때문에 노선도 일일이 다 스크린샷으로 찍어놓고 집에 올 때는 택시를 타야할 것 같은데 기사가 우리집 주소를 잘 모를 경우를 대비해서 좌회전/우회전/직진 이것도 검색해서 스크린샷으로 준비했다. 중국와서 버스도 처음 타보고낯선 동네에서 위.. 더보기
20160118, 다 사람 사는 곳인데도 다 달라 *다 사람 사는 곳인데도 다 달라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말. 어떤 맥락에서 하는 말인 줄 알 것 같지만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다. 동의하지도 않는다. 그 정도 거리감을 두고 살아간다면 '사람은 누구나 다 똑같다'와 같은 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 북경에 오면서 더더욱 나는 '사람 다는 곳 다 똑같다'는 자세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나에게 서울과 런던은 너무 달랐고 런던과 북경은 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르다. 예를 들자면, 1. 북경 사람들은 촌스럽고 퉁명스럽고 지저분하다. 지난 번에 인터넷 기사가 집으로 왔는데 몸에서도 냄새가 나고 말을 하자 입냄새도 났다. 동네 마트를 가도 특유의 콤콤한 냄새가 나고 택시를 타도 그렇다. 나는 .. 더보기
20160110, 북경 3주차 먹은 것들 오랜만에 올리는 먹은 것들 사진 *사먹은 것들 호텔에서 사다 먹은 도미노 피자수요일/목요일 무슨 할인이라 라지 두 판 시켰는데 120위안정도 나왔던 거 같음..120위안이면 약 12파운드면..약 2만원..(요즘 우리의 계산법..위안에서 0 하나를 빼면 파운드랑 얼추 비슷해진다.) 가격이 나쁘지는 않으나..이게 라지 한 판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었고내가 결정장애를 일으켜서 시키게된 4가지 맛(콰트로 어쩌고..하는 메뉴) 피자에 저 조개살 들어간 건 진짜 실패였다는 점. 자하하디드 아줌마가 설계한 Soho이 건물들 어딘가 2층에 존재한다는 일식 돈까스집이 맛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 헤매였던 날-근데 여기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뭔가 좋은 냄새가 난다. chan이랑 중국이라면 건물 내부 전체에 향수를 뿌리는 것.. 더보기
20160103, 2016년을 북경에서 맞이할 줄은 정말 몰랐네. *2016년을 북경에서 맞이할 줄은 정말 몰랐네. 사실 한 해가 어찌 지나갔는지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같은 것을 생각해볼 마음의 여유 따위가 전혀 없는 연말 연시를 보냈다. 31일은 카페에서 일하다가 퇴근해서 온 chan을 만나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조금 헤맸더니 원래 가보고 싶었던 곳은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갔고 도미노 피자 배달을 시키려고 했는데 이것도 60분을 기다려야한다는 메시지에 포기했고 결국은 KFC에서 햄버거랑 치킨 포장해서 집에서 먹었다. 1월 1일은 chan이랑 IKEA에 가서 또 한보따리를 사가지고 이고지고 와서 조립하고 정리하고 청소하고. 하다보니 하루가 갔다. 아직까지 집안 셋팅 및 사야하는 물건들 등등으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는 북경 약 2주차- 그간.. 더보기